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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다이나믹 코리아군요!” 외국인 집회 참가자 천태만상

 

“2년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집회가 떠오릅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200만명이 한 자리에 모였었죠. 매우 폭력적이었습니다. 경찰은 마구 총을 발사했고, 많은 학생들이 죽었죠.”

 

지난달 12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집회(이하 집회)에 참석한 아나스타샤(20)와 다리냐(21)씨의 말이다. 우크라이나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는 그들은 “(한국인)친구에게 왜 사람들이 모였는지 들었다”며 “생각보다 질서정연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집회가 진행되는 것에 크게 놀랐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엠나(25), 샤피카(22)는 벌써 두 번째 참여다. 엠나씨는 “지난주에는 얼떨결에 참여했지만 오늘은 작정하고 나왔다”고 강조했다. 샤피카씨는 “어린 학생들이 많은 게 인상적”이라며 “언젠간 그들이 이끌어갈 세상은 더 희망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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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있는 한국인 친구에게 집회의 분위기를 전해주고자 현장에 나오게 되었다는 아나스타샤(왼쪽)와 다리냐(오른쪽)씨

 

2016년 11월 12일, 전 세계의 시선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쏠렸다. 시민 100만명이 모인, 대규모 촛불집회가 진행됐던 것. ‘1987년 6월항쟁’ 이후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한 기록을 세운 집회의 정식 명칭은 ‘3차 민중총궐기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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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광화문 일대의 풍경

 

세계의 명망 있는 외신들도 이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영국 BBC는 “서울의 집회,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를 표적의 대상으로 삼다”라는 헤드라인을 걸었고, 로이터 통신은 “이번 집회에 학생, 가족, 젊은 커플, 휠체어에 탄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이전의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에 의해 주도된 집회와는 대조적이다”라고 전했다. 프랑스의 AFP의 한 기자는 광화문집회 현장을 “촛불이 흐르는 강”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웃나라의 관심도 컸다. 중국의 CCTV는 이번 집회를 “북한은 못하는 것, 중국 또한 못하는 것”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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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CCTV
프랑스 AFP
프랑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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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NN (사진: 각 사 방송 캡쳐)

 

이 날 현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집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오후 2시경부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시위 행렬에서 볼 수 있었다. 집회를 일으킨 원인이나 현재 정세와는 별개로, 집회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이런 집회 문화를 가진 대한민국이 부럽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으로서 이러한 상황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직접 와보니 매우 젠틀한 분위기에 축제 같은 집회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네요”

 

집회가 열린 시청역 근처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대학원생 리카(32)씨의 말이다. 딸아이와 함께 단풍나들이를 나왔다가 우연히 집회장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는 리카씨는 “본인의 나라를 포함한 주변국가는 한국의 이러한 집회문화를 부러워하고 배우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오키나와에 거주하고 있다는 미국인 아담(40)씨는 휴가를 이용해 한국에 방문했다가 집회현장을 접했다고 한다. 그는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집회는 매우 현명한 방법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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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세종문화회관 인근 풍경

 

국내 현안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실제 한국인 집회 참가자 틈에 앉아 피켓을 들고 있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저를 포함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은 지금 일어나는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고, 이 집회가 한국사회에 좋은 결과로 보답되길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크고 작은 다른 집회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미국인 J씨는 현재 한국에서 6년째 근무 중이다. 본인은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관찰자의 시선으로 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하지만, 그의 표정과 말투에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군 신분으로 한국에서 2년간 근무했고, 현재 한국인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다는 리처드 베일리(25)씨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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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회가 한국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네덜란드의 엠나와 샤피카 씨

 

 

/취재·작성: 김영효(스타트업캠퍼스 1기, Social Innovation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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