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쫄깃한 당면

 

당면은 참 맛있는 재료다. 다른 면발들이 그렇듯이 후루룩 빨아먹는 맛이 있는데다 적당히 탄력있고 쫄깃쫄깃 씹는 맛도 좋다. 쫄면이나 냉면처럼 질긴 것은 아니면서, 또 그렇다고 소면처럼 밍숭맹숭하지도 않다. 하지만 당면은 언제나 찬밥 취급이다. 순대며 만두며 그 어느 면보다 다양한 곳에 들어가지만, 그저 부재료일 뿐이다. 부대찌개에도, 찜닭에도 언제나 ‘사리’일 뿐 메인으로 우뚝 서는 요리는 잘 없다. 심지어 잡채에도 처음에는 양을 불리기 위해 들어갔다니… 들러리로만 살아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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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당면도 가끔은 메인에 선다. 부산의 국제 시장에서 만난 비빔당면은 그런 의미에서 반가웠다. 심심한 멸치국물에 별 볼일 없는 고명들이었지만 어찌되었든 당면이 메인이라는 사실이 반가웠다. 당면에게 이것보다 나은 자리도 분명 있겠지만 어쨌든 처음으로 당면이 주연인 음식을 만났으니까. 당면 같은 나의 친구들을 생각해본다. 면면히 빛나는 친구들이지만 어딜가든 아직은 들러리인 친구들. 분명히 어느 무대에서건 그 친구들이 기다려지지만 이름은 한켠에 자그마하게 실리는 친구들. 분명 그들에게도 그들이 주인공이 되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

 

 

혼자 먹기 : 당면

  1. 당면은 생각보다 잘 익지 않으므로 익히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끓는 물 안에서 조금 퍼져보이더라도 막상 먹어보면 속이 아직 덜 익은 경우가 있으니 더 푹 삶아주도록 하자.

    사리로 사용할 경우에 물에 한 시간 정도 불렸다가 사용하면 당면이 익는 동안 나머지 재료들이 지나치게 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리로 사용할 경우에 물에 한 시간 정도 불렸다가 사용하면 당면이 익는 동안 나머지 재료들이 지나치게 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 당면을 끓는 물에서 건진 후에 찬물에 헹구어 쓰면 쉽게 불지 않는다.
  3. 당면은 투명한 생김새와는 다르게 칼로리가 높은 편이고, 소화가 빨리되는 편이니 다이어트를 한다면 피해야한다.

 

당면 레시피 : 마의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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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당면 한 줌

두반장 한 큰 술

간장 반 큰 술

참기름 반 큰 술

마늘 다섯 쪽

베트남 고추 6-7 개

다진 돼지고기 2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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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1. 당면을 끓는 물에 삶아준다.
  2. 돼지고기는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3. 마늘과 대파는 다져서 식용유에 넣고 센 불에 볶아준다.
  4. 마늘과 대파가 볶아져 향이 올라오면 돼지고기를 같이 볶아준다.
  5. 돼지고기의 핏기가 가시고, 겉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은 후 두반장과 간장을 넣고 볶아준다.
  6. 재료가 모두 골고루 섞이면 면을 삶던 물을 세 큰 술 넣어주고, 당면을 건져 찬 물에 한 번 헹군 뒤 넣어 볶아준다.
  7. 면과 재료가 모두 잘 섞이면 그릇에 담아 낸다.
    TIP 마의상수는 ‘개미가 나무를 올라간다’는 뜻으로, 당면에 다진 고기가 다닥다닥 붙은 모습에 착안하여 붙은 이름이다.

 

/사진: 이지응

 

 

혼자서 먹고사는 일기 시즌2 혼자 살며 밥 해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더군다나 요리엔 어느 정도 밑천도 필요할진데, 혼자 사는 마당에 밑천 갖추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참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도,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주방을 가꿀 수 있었다. 이 일기들은 그런 경험과 기억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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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요리와 사진을 좋아하는 24세.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하며, 자유를 찾기 위해 방법 모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