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신은 죽었다’고 말하는 나라

 

‘종교의 자유’. 그 묵직한 의미에 비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자주 접해왔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 기본적이고 당연한 권리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문화, 예술, 정치, 경제 등 사회 모든 곳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종교를 탄압하는 것은 곧 사회 전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죠. 겉으론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말하는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 봤습니다. 

 

 

(사진 : leolintang/shutterstock.com)
(사진 : leolintang /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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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시선

 

국민의 정치적 자유 탄압과 유권자의 투표권 제한, 일당 독재 정치체제 유지, 집회 결사의 자유 제한, 국민의 거주 이전의 자유 제한, 언론 탄압…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정부의 탄압만이 탄압당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 ‘중국’.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하게 억제되는 것 중 하나가 ‘종교의 자유’입니다. 대표적 사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파룬궁’ 사건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파룬궁과 관련된 이들이라면 무자비하게 잡아들이고 폭행, 감금 등을 일삼아 왔죠.

 

파룬궁의 정체에 대해선 종교집단이라는 설과 단순한 수련 단체에 불과하다는 설의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들을 ‘종교 집단’이자 ‘이단’이라고 낙인찍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행위라면 그것이 정치성이 결여된, 단순한 집단적 움직임일지라도 탄압의 대상으로 삼죠. 중국의 현 상황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오는 25일 성탄절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전 세계 국가들의 ‘형님’ 나라로 군림하길 원하는 중국이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종교적 탄압을 정당화하고 지속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들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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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선

 

중국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거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법적으로는 가능하다지만, 사실상 집회 결사의 자유가 제한되어있는 탓에 의견 전달 방법으로는 거의 활용이 불가능한 ‘1인 시위’ 뿐입니다. 우리처럼 4~5년마다 돌아오는 총·대선을 통해 국민이 직접 심판할 수 없는 체제이죠. 

 

오직 ‘공산당’이 유일 독재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국민은 자신이 태어난 지역에서 할당하는 거주권(거류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주할 수 없는 곳이 바로 중국입니다. 이는 또 다른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는 북한의 주민들이 거주 이전을 극도로 제한받고 있는 상황과 매우 유사합니다.

 

중국 언론에서 묘사한 일부 종교 활동에 대한 만평. (출처 : 바이두 이미지 DB)
중국 언론에서 묘사한 일부 종교 활동에 대한 만평. (출처 : 바이두 이미지 DB)

 

물론, 중국에서도 자신이 태어난 거주 지역을 벗어나 자유로운 결혼, 취업 후 4대 보험 등의 혜택을 받으며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으로는 비록 농촌 지역에서 태어났으나 학업 성적이 매우 우수하여 대도시 소재의 대학에 입학하는 것입니다. 이는 소수의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경우로, 성적 우수 학생에게는 본인과 부모에 한하여 해당 대학이 소재한 도시의 거주권이 발부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매우 극소수의 행운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만일 국가의 이와 같은 정책에 반대하여 타 지역으로 무단 이주해 거주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의 취업과 4대 보험은 일절 제한되며, 혼인신고 시 해당 구청에서의 신고 제한, 결혼 후 출산한 자녀의 해당 지역 학교 입학 제한, 주택 구입 제한, 의료 서비스 혜택 제한 등 국민으로서 반드시 받아야 할 최소한의 사회 복지 서비스 대상자에서 제외됩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을 처음 알게 됐을 일부 독자들께서는 “그런 법이 대체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일지 모르지만, 중국에서는 이것이 마치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시정해야 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언론조차 국가에 의해 독점되어 운영되고 있는 탓에 중국 사회에서는 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중국 수백여 곳의 언론들은 정부가 독점한 정보를 보도 자료 형태로 받은 후, 어떠한 필터링 기능도 없이 원본 그대로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수준으로 운영됩니다. 이를 테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중요한 사안을 담은 뉴스는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 글자 하나 고치지 않고 마치 ‘ctrl+C, ctrl+V’를 하듯 쏟아내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사이비’로 낙인찍은 ‘파룬궁’과 관련한 서적 일체가 몰수된 장면. (출처 : 바이두 이미지 DB)
중국 정부가 ‘사이비’로 낙인찍은 ‘파룬궁’과 관련한 서적 일체가 몰수된 장면. (출처 : 바이두 이미지 DB)

 

비록 과거 수십여 년 전과 비교하면, 중국 언론의 자유로운 발언이 보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여전히 금기시 되는 부분은 중국 정부의 종교 탄압에 대한 언급입니다. 이 문제를 언급하기에 앞서 필자는 무신론자라는 것, 그리고 종교 탄압은 곧 인권 탄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언론인으로서 불쾌감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소신’임을 밝힙니다.

 

중국 정부에 의해 자행되는 종교 탄압, 그리고 신앙인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는 현재 중국의 주류 언론들 중 어느 한 곳에서도 조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앞으로도 한동안 이와 같은 분야를 다루는 언론 보도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론이 정부에 의해 운영되는 현재 중국의 상황에서는 취재와 보도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현지에서 종교 탄압과 종교인들에 대한 처벌 수위 등을 조사하는 것은 ‘풍문’으로 전해 듣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필자가 현지에서 거주하고 있기에, 직접 목격한 수준의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글을 적습니다.

 

먼저 중국에서는 법적, 외관적으로는 분명하게 불교(B.C.2), 도교(2세기경), 천주교, 이슬람교(7세기경), 기독교(19세기경) 등 5대 종교에 대한 신앙생활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법규가 중국 헌법 제36조에 규정된,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민은 종교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 어떠한 국가기관, 사화단체 또는 개인이라도 중국 공민의 종교 생활에 대하여 강제할 수 없으며 종교로 인한 차별을 해서도 안 된다. 국가는 정상적인 종교 활동을 보장한다’는 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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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의해 파룬궁 관련자들이 일제히 포박당한 모습 (출처 : 바이두 이미지 DB)

 

다만, 이 경우 ‘누구라도 종교를 이용하여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민의 건강을 해치고, 국가 교육제도에 반하는 활동을 해서는 안 되며, 종교 단체 및 관련 업무는 외국세력의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명시돼 있죠.

 

원한다면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그것이 ‘공민의 자유를 해칠 경우’라고 판단될 경우 정부는 이를 탄압해도 된다는 규정을 법규화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포괄적이며 불분명한 규정으로, 어느 때라도 변칙적인 방법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규정을 명문화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종교 탄압은 그 역사가 매우 길고도 깊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종교의 영향력 약화 정책을 실시해왔습니다. 특히 종교시설에 대한 기관의 소유권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종교기관의 경제력을 제한해왔습니다. 지난 1949년 토지개혁운동을 통해 종교기관의 모든 토지를 완전히 몰수하고, 이에 저항하는 세력은 모두 추방하거나 잡아들이는 강경책을 펼쳤습니다.

 

이후 기존의 종교 관할 기관에 정부 소속의 공무원을 파견시킨 후, 대리인으로 활동하도록 강요하여 모든 종교와 신앙인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무렵이 지난 1950~1960년대입니다. 당시 정부 정책에 찬성한 종교인들이 현재 (표면상) 중국의 종교적 자유를 서방 세계에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에서 파견한 이들에 의해 운영되는 교회에 근무하는 이들(목사, 장로 등 모든 관련인 포함)은 중국 정부의 ‘공무원’이라고 지칭될 정도로 친정부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당시 정부의 종교 탄압과 장악에 반대했던 세력은 일명 ‘지하교회’로 불리며, 신앙인이 몇 명인지조차 정확히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 사회 깊숙한 곳에서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록 지하로 숨어든 그들의 규모를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려우나, 중국 정부는 3~500만 명의 인원이 지하교회에 몸담고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는 한국인 교회 관계자의 수가 상당한데, 필자가 알고 지내는 지인들 중에도 대부분 지하교회에 소속돼있거나 관련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상당수는 중국 정부에 의해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고, 포교 및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형태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지하교회’ 세력이라고 말하기를 꺼리며(폭력, 폭압 등 다양한 형태로 자행될 정부 탄압이 두려운 탓), 이미 중국 정부에 의해 주요 관리 감독 대상자로 지목돼 있습니다. 만약 이들 중 일부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진행한다면, 모두가 해외 추방 대상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중국에서의 포교는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그리고 소수이지만, 자국으로 추방된 외국인 포교자들은 현재 중국으로 다시 입국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로 전락한 이들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사진 : Lightspring / shutterstock.com)
(사진 : Lightspring / shutterstock.com)

 

이와 같이 종교와 관련된 경제적, 정치적 탄압이 정당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마르크스 사회주의정책’ 노선에 따른 중국의 정치 형태에서 기인합니다. 마르크스 사관에서 종교란 ‘인민의 아편’으로, 지배 계급이 인민을 착취하는 도구로, 권력자의 권력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는 사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정치적 목적과 공산당의 노선은 ‘부르주아 계급을 타파하고 만인이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종교란, 혁파해야 할 대상을 옹호하는 ‘지나간 유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와 본격 등장한 ‘파룬궁’ 사건 역시 중국 공산당의 종교 정책을 짐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앞서 말했듯 중국 정부에 의해 ‘사교’로 규정된 ‘파룬궁’은 순수한 기공단체라는 시각과 교리를 내포하고 있는 반정부 세력이라는 두 가지 시각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엇이 진실이든 ‘파룬궁’에 대한 예찬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언론은 현재 중국 내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이와 관련된 서적을 출판할 수 있는 자유도 100% 탄압되고 있다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비교적 인권 및 정치적 발언의 자유가 보장되는 홍콩에 기반한 ‘인민민주운동정보중심’에 따르면, 이 시기 중국 정부는 파룬궁 내 600여명의 지도자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조치했으며, 3~5만 명의 수련자를 구치소에 수감해 최대 18년 형에 처했다고 보고한 바 있죠.

 

이와 같은 사례들을 보았을 때, 중국 정부의 대외적인 입장이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든 아니든, 실제로 중국 국민 가운데 신앙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재 중국의 신앙 행태는 중국 사회가 어느 정도 개방된 사회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며, 전 세계인의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해보입니다.

 

 

중국에 대한 101가지 오해 언론에 의해 비춰지는 중국은 여전히 낡고, 누추하며, 일면 더럽다. 하지만 낡고 더러운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중국은 그 역사만큼 깊고, 땅 덩어리만큼 넓으며, 사람 수 만큼 다양하다. 꿈을 찾아 베이징의 정착한 전직 기자가 전하는 3년여의 기록을 통해, 진짜 중국을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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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개

중국에 대한 101가지 오해

언론에 의해 비춰지는 중국은 여전히 낡고, 누추하며, 일면 더럽다. 하지만 낡고 더러운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중국은 그 역사만큼 깊고, 땅 덩어리만큼 넓으며, 사람 수 만큼 다양하다. 꿈을 찾아 베이징의 정착한 전직 기자가 전하는 3년여의 기록을 통해, 진짜 중국을 조명해본다.

필자 소개

서울에서 중앙일간지 정치부 국회출입기자로 4년 여간 활동, 서른을 한 해 앞둔 무렵, 아무 연고도 없는 베이징으로 무작정 건너와 현재는 프리랜서 통·번역, 여행 칼럼을 쓰며 자유로운 삶을 만끽 중이다.

  • Namoo So

    중국에 거주 이동의 자유가 없단 걸 알게되어 놀랍습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