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인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
HOME > > >
이타적인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
이타적인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
2015.12.29 17:10 by 황유영

치열한 세상이다. 부대끼며 살다 보면 한 번씩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된다. ‘이게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이 물음에 응답한 사람들의 스토리다. 누군가는 창업을 했고, 어떤 이는 공방을 열었다. 무작정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고 갈 길은 멀다. 제대로 구조를 갖추지 못해 고군분투하기 일쑤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이들 모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는 점이다. ‘언더 스탠드 에비뉴(Under Stand Avenue)’는 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공간이다. 롯데면세점이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성동구청과 함께 꾸려가는 사회공헌 창조공간으로,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혁신기업가‧예술가‧비영리기획자 등이 함께한다. 더퍼스트는 이들의 도전이 활짝 꽃피우는 그날을 기대하며 ‘변화를 만나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사회적기업의 영상은 어딘가 다르다
'이타적 영상'

바야흐로 영상시대다. 누구나 손 안에서 쉽게 영상을 즐기고, 영상 없이는 흥미도 반감된다. 그런 시대라면 사회공헌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면 사회도 보다 빠르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기업들이 있다. 그들이 만드는 영상은 어딘가 달라도 다르다.

인디씨에프
돈 되는 광고? 이야기하는 광고!

유명 대기업에서 알만한 광고를 만들었다. 돈도 많이 벌었고, 세상 사람들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젊은 광고기획자는 돈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모두가 말릴 때 회사를 뛰어나와 돈도 없고, 매체도 없는데, 광고주까지 없는 독립 광고 회사를 만들겠다는 철없는 꿈을 꿨다. 2012년 그 꿈이 현실이 됐다. 박정화 대표와 인디씨에프 이야기다.

인디씨에프의 파리로(Pariro) 튜토리얼 영상

박 대표가 광고 작업을 끝내고 쉬는 동안 심심풀이로 만들었다는 파리로는 제21회 대한민국 멀티미디어 기술대상에서 사장상을 수상했다. 지난 6월에는 파리로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전문 CF 제작용 무료 어플 ‘후릴(hooreel)’을 공개했다. 30초 광고영상 제작을 지원한 파리로의 확장 버전이다. 수천 개의 전문 광고 기획이 제공되고 CG와 배경음악을 손쉽게 넣어 몇 분 만에 무료로 영상 광고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후릴 비디오 피드에서 방송까지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인디씨에프는 지난 10월,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와 실리콘벨리 투자회사 ‘Sazze Partners’로부터 동시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인디씨에프가 말하는 광고의 가치는 투자금이나 톱스타의 이름값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이를 보는 소비자들의 공감대다.

시리얼컴퍼니의
진짜를 바라보는 시선

윤한득 대표가 이끄는 시리얼컴퍼니는 착한 영상 프로덕션을 표방한다. 단순히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뿐 아니라 다양한 공익 캠페인을 기획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움직임을 이끄는 것이 시리얼이다. 사명인 시리얼은 ‘내면에 있는 진짜 가치를 본다(See Real)’는 뜻을 담고 있다. 여러 단체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비영리 단체들이다. 비영리 단체들은 재정과 인력이 넉넉지 않아 활동을 알리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 시리얼컴퍼니를 통해 영상을 세상에 선보이면 대중과의 소통 창구를 마련할 수 있다.

시리얼컴퍼니의 부천FC 홍보영상

시리얼컴퍼니가 제작한 부천FC 홍보 영상은 이런 미션이 잘 드러난다. 멋있게 공을 차거나 훈련하는 장면을 편집한 기존의 홍보 영상에서 벗어나 유소년축구단 아이들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끌어냈다. 부모님 초청 행사를 마련, 아이들과 부모님이 속내를 털어놓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영상에 담은 것. 이 같은 캠페인을 진행한 후 실제로 가족 관객수가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그 밖에도 시리얼컴퍼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상제작비의 10%를 적립하는 10%모션을 통해 착한 영상과 공익 캠페인을 제작하고, 일정 금액 이상 제작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단체나 기업의 영상을 무료로 제작하는 1+1 영상기부도 수행한다. 할머니들에게 사회적기업에서 제작하는 거울, 화장품, 구급용 키트를 선물해 화사한 미소와 감동을 선사한 ‘할머니 봄선물 프로젝트’ 역시 시리얼만의 신선한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