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평생에 첫 집들이, '기프트하우스' 입주식 현장
칠십 평생에 첫 집들이, '기프트하우스' 입주식 현장
칠십 평생에 첫 집들이, '기프트하우스' 입주식 현장
2016.01.04 19:33 by 조철희

01

“이제 본격적으로 제막식 행사를 진행하겠습니다. 앞에 나와 계신 분들께서는 구령에 맞춰 제막의 줄을 힘차게 잡아당겨주시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커다란 통천이 걷혔습니다. 따뜻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로 거듭날 기프트하우스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순간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한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 등 50여명의 박수와 탄성이 이어졌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어르신들의 삶도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02

지난 12월 22일, 대망의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1 집들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배우 정시연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총 4분의 수혜자들을 대표해 충북 음성군 음성읍 한벌2리에 위치한 박순표(가명‧68) 할아버지 댁에서 열렸습니다. 기프트하우스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지내는 재난위기가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모듈러 주택을 선물하는 사업으로,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이날 집들이 행사에 참여한 박순표 할아버지와 황숙희(가명‧78) 할머니를 포함, 음성군내 총 4분의 독거어르신이 새 집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현대 사회는 우리 행정에서 하는 복지서비스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며 “힘겹게 살아가셨던 어르신께서 앞으로 새로운 집에서 편안한 노후생활을 이어가시길 바란다”며 축하의 말을 전달했습니다.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1 집들이 행사에서 황숙희 할머니가 박영진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으로부터(사진 왼쪽), 박순표 할아버지가 박찬우 현대엔지니어링 상무로부터(사진 오른쪽) 열쇠를 전달받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안전한 보금자리, 기프트하우스

지난 7월, 희망브리지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업그레이드된 임시거주시설 ‘희망하우스’를 선보였습니다. 임시거주시설은 재난재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이 망가진 보금자리를 정비하는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것인데요. 그 활용 폭을 넓혀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희망브리지는 7월부터 지원 대상자 모집, 현장 실사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지금의 수혜가구 4세대를 선정했습니다.

수혜자들이 거주하던 기존 주택들의 모습.

기프트하우스가 현대엔지니어링 포천공장에서 출고된 것은 지난 12월 15일. 일주일 새 새로운 주인을 맞을 준비를 마칠 정도로 빨리 진행된 것은 ‘모듈러 주택’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듈러 주택이란 공장에서 미리 완성한 집을 공급하는 것으로, 땅을 다지는 작업이나 전기, 수도, 정화조 등 간단한 기초 작업을 진행한 후에 간단한 설치만으로 완공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날 공개된 기프트하우스의 면적은 6평 남짓(18.6㎡)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술 노하우가 결집된 이 작은 집은 거주자를 위한 배려로 가득했습니다. 지붕은 2중 구조를 적용해 빗물 등에 의한 소음을 줄이고 단열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이중창이 시공될 정도로 두꺼운 벽체는 내력벽(구조물의 하중을 견뎌 내기 위해 만든 벽)식 구조를 취하고 있어 견고합니다. 현관에는 원목데크를 설치해 빗물과 흙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했고, 심미성을 더했습니다.

05

일생에 첫 집들이,
“마음으로 뜨거운 감사 느껴요”

“집들이는 일생에 처음이죠. 감회가 정말 남다릅니다.”

박순표 할아버지의 말입니다. 박 할아버지는 5살 때 양쪽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으로, 150년도 넘은 집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셨습니다. 곳곳이 갈라지고 구멍이 뚫려 붕괴위험이 있었고,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집에서 하루하루를 전전긍긍하며 지내왔는데요. 그 집이 허물리고 그 자리에 기프트하우스가 들어섰습니다. 할아버지는 “다 마음에 들지만 특히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합니다.

지난 11월 9일 실사 당시 박순표 할아버지 댁의 모습(왼쪽)과 12월 22일 그 자리에 들어선 기프트하우스의 모습(오른쪽)

“겨울에는 설거지를 한다든지 빨래를 한다 치면 죽으러 가는 것처럼 무서웠어요. 한겨울에는 세탁기가 얼어 그걸 녹여서 빨래를 한다고 고생도 많았거든요. 지금 같으면 얼어 죽지 않을 것 같으니 안심이 되고, 마음으로 뜨거운 감사를 느껴요.”

집들이답게 이웃 주민 등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 축하의 인사를 건넸는데요. 그 중에는 기프트하우스 수혜자인 황숙희 할머니를 9년 넘게 돌봐 온 생활관리사 정창숙씨도 있었습니다. 한쪽 손에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선 할머니 곁으로 다가와 당사자보다도 더욱 기뻐했습니다. 그는 매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댁에 방문하며 집을 돌보고 은행일, 장보기 등을 도맡았는데요. 기프트하우스를 둘러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중풍 후유증으로 편마비증세가 있으세요. 그런데 집 밖에 재래식 화장실이 있어 그게 제일 걱정이었거든요. 가실 때마다 잘못해서 빠지시지는 않을까, 낡은 화장실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하고요. 이제 집 안에 화장실이 있으니 너무 안심이 돼요.”

08

“동네 경사 났죠”
동지 팥죽 나누며 마을 잔치 이어져

“아이고, 이게 뭔 일이래요. 나도 집 한 채 해달라고 해야겠네.”

기프트하우스를 둘러본 한 이웃 주민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들이 행사를 맞아 작은 농촌마을인 한벌2리도 들썩였습니다. 박 할아버지와 황 할머니 등 어렵게 살아온 주민 두 분께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기 때문이죠. 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습니다.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이 무사히 집들이 행사까지 가지게 된 데는 한벌2리 이장 김승진씨의 도움도 컸습니다. 그는 감회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네 경사 났죠. 예전에 어르신들 사시는 것 보면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거든요. 주방이며 화장실도 모두 재래식으로 돼 있어 많이도 불편하게 사셨지요.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이분들께서 자력으로 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이제 어르신들 생활도 무지하게 많이 바뀔 거예요. 동네 분위기도 한껏 밝아져 좋습니다.”

한벌2리 주민들도 기프트하우스 캠페인 시즌1 집들이 행사에 참석해 축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집들이 행사가 끝난 후에는 마을회관에서 한바탕 동네 잔치가 열렸습니다. 마을 부녀회에서 동지 팥죽이며 떡, 탕국, 전 등을 준비해 수혜자 어르신을 대신해 손님들을 대접했습니다. 하루 종일 이어진 나눔의 현장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음성군내 4세대에 각각 전달된 기프트하우스 안에는 세탁기, 냉장고,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과 이불, 주방용품 세트 등도 채워져 입주자를 반겼습니다. 모두 온라인 모금(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모인 정성과 음성읍의 지원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이날 집들이 행사에서 희망브리지의 박영진 사무총장은 “오늘 네 채를 기부해드리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 수요가 있는 많은 곳에서 이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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