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자리 그 남자, 뭐가 그리 잘났어?
쌍둥이자리 그 남자, 뭐가 그리 잘났어?
쌍둥이자리 그 남자, 뭐가 그리 잘났어?
2016.02.10 19:28 by 미미

여기, 한 여자가 있습니다.
9월 12일 생으로, 처녀자리죠. ‘별자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메말라가는 인간관계…. 그녀는 갈수록 사회생활이 지겹고 힘든, 평범한 직장인 중 하나죠.
왜 이러고 사나 싶을 때쯤, 그녀의 삶에, 다양한 별자리의 운명을 타고 난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나밖에 몰랐던 개인주의자 처녀자리 여성이 다른 별자리를 만나며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 들어보시겠어요?

본격 우주 대통합 사랑이야기의 서막. 처녀자리 태생 미미 에디터가 여러분께 보내는 편지와 인물 소개를 확인하세요!

밤...(NikitaRoytman Photography/shutterstock.com 제공)

오늘도 별을 헤아려본다. 언제나 새카만 하늘이지만, 그래도 어디엔가 나를 향한 별이 빛나고 있을 거란 마음으로.
가만히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매일 마주하는 화면이지만, 오늘은 나를 향한 메시지가 반짝이지 않는다.

그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설마 했지만, 혹여나 그럴까 싶어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만남이 됐던 그날. 그는 참 덜 떨어져보였다. 그는 내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이 맞았을까. 용기 내어 내 살을 보여줬던 사람이 정말 맞았을까. 셀 수 없이 나를 탓하게 될 정도로 그날의 그는 한참이나 모자랐다.

오늘 밤까지 마감해야 하는데. 눈동자를 돌려 하얀 화면 위에 껌뻑이는 커서를 바라본다. 오늘은 내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검은 커서가 별 같다고 생각한다.

(사진 : AstroStar/shutterstock.com)

지금은 일요일 밤 22시. 월요일 0시가 되면 이번 주 별자리 운세가 <연예다반사>에 게재된다. 별자리 운세 담당인 나는 23시 59분 59초까지 홈페이지에 주간 별자리 운세를 업로드해야 한다. 천체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켜놓고 날짜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입력한다. 한 주간 행성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보고, 행성별 특징도 고려하며 각 별자리가 어떤 개성을 가지는지도 떠올리면서 다음 주 운세를 점쳐본다.

하지만 매주 운세를 쓸 때마다 나를 가장 움직이는 것은 해당 별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별자리 운세 코너를 맡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함부로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매체에 글을 쓴다고 해서 은하수처럼 수없이 많은 삶이 이렇게 될 것이다, 저렇게 될 것이다,라고 재단하고 싶지 않다. 솔직히 내가 운세에 쓴 내용이 모두 들어맞겠는가? 그렇다면 난 지금보다 훨씬 부자가 됐을 것이며 그 사람이 날 떠나지도 않았을…, 젠장.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는 어느 날, 아름다운 백조 한 마리와 마주친다. 눈부신 깃털을 몸에 감싼 모습에 반한 레다. 하지만 백조는 신들의 왕 제우스가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변신한 모습이었고, 레다는 커다란 알 두 개를 낳는다. 하나는 스파르타의 왕이자 레다의 남편인 틴타레우스의 아이 카스토르, 다른 하나는 신 제우스의 아이 폴룩스였다. 인간과 신이라는 차이가 있었지만 두 형제는 서로를 무척 아꼈다. 형 카스토르가 전장에서 죽자 동생 폴룩스는 형의 죽음을 매우 슬퍼했다. 제우스는 그런 폴룩스를 안타깝게 여겨 천상의 신으로 만들고자 했지만 폴룩스는 혼자서는 싫다며 반대했다. 결국 제우스는 폴룩스와 카스토르를 모두 하늘의 별로 만들었다 — 이것이 쌍둥이자리의 신화적 배경이다. 황도12궁에서는 보통 5월 22일에서 6월 21일에 태어난 사람들의 탄생 별자리를 쌍둥이자리라고 한다.

쌍둥이자리(사진 : Marc Ward/shutterstock.com 제공)

마음속에 다섯 살배기 아이 둘이 들어간 것 같은 활달한 모습이 좋았다. 그는 언제나 소년처럼 어렸고 생기가 넘쳤다. 함께 있으면 나도 젊어지는 것 같았고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내가 감당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그의 넘쳐흐르는 매력이 좋았다. 내가 가지지 못한 그 생동감이 부러웠다. 그와 사랑하면 밑바닥에 흐르는 내 우울함이 사라질 것 같았다. 바람처럼 날려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가까이서 만난 그는 달랐다. 두 사람이랑 연애하는 것처럼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다. 피터팬 같았던 순수함은 때로는 무책임했다. 항상 세련되고자 하는 노력은 허한 내면을 감추기 위한 수단처럼 보였다. 약속을 하면 취소하기 일쑤였고, 데이트를 시작할 때 속삭인 사랑은 집에 갈 때는 헤어지잔 말로 바뀌었다. 박학다식하면서도 정작 근거는 밝히지 못했다. 나와 함께 있으면서도 그의 휴대전화에는 만나자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울렸다. 그는 나를 모욕하면서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몰랐다. 나를 볼 때는 항상 웃는 낯이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처럼.

23시 30분. 그는 쌍둥이 자리고 나는 처녀자리라서 잘 맞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했다. 별자리라도 끌어오지 않으면 도저히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나 자신도 가끔은 힘들 정도로, 나는 타인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했다. 어렵게 시작한 사랑을 끝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23시 50분. 사랑이 뭐라고 함께 했던 시간이 뭐라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며 매달리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 내가 당신한테 어떻게 했는데. 내가 당신 때문에 얼마나 참았는데. 나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 어떻게 한 마디 말도 없이 내 존재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어?

23시 59분. 그 여자랑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볼게. 내가 당한 그대로 당신 앞날도 똑같이 만들어 줄테니까.

<연예다반사> 이번 주 별자리 운세
...

황소자리(4/20~5/21) - 열심히 일한 후의 휴식처럼 달콤한 게 있을까요. 이번 주는 평온한 한 주가 될 것입니다. 당신을 남몰래 좋아하던 사람이 있네요. 그가 고백해온다면 못 이기는 척 받아주세요. 최고의 휴식이 될 테니까요.

쌍둥이자리(5/21~6/21) - 글쎄요, 이번 주에 쌍둥이자리는 몸을 사려야 할 것 같네요. 가급적 외출은 삼가고 집에만 계시기를 권합니다. 이번 주부터 그동안 쌍둥이자리의 언행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설 것 같네요.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보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그간 대책 없이 벌인 일들을 수습할 궁리나 하시지요. 애정운도 아주 안 좋습니다. 이번 주에 결혼을 하시는 분이라면, 하늘의 별자리가 배우자와 얼마 못 살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네요.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한다면 본인 눈에는 피눈물이 흐르는 법입니다. 어디 얼마나 잘 사나 지켜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밤길 조심하시는 게 좋겠네요. 쌍둥이자리는 정말 비호감들입니다. 다 싫어요, 다.

게자리(6/21~7/22) - 이번 주는 게자리 인생의 최고의 날이 되겠군요! 새롭게 다가올 상승의 기회를 맞이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행동, 표정 하나 하나에 기뻐하겠네요.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세요. 이제 시작입니다.

사자자리(7/23~8/22) - 사자자리에게 축복을! 이번 주야말로 당신이 주인공이 됩니다. 새로운 연인을 만날 수도 있겠군요…….

‘<연예다반사> 별자리 운세’가 업로드되었습니다.

- 별자리 이야기 -

황도12궁

황도12궁(사진 : oriwiki.net 제공)

1년 동안 태양이 지나가는 길, 즉 황도(黃道)를 12개의 별자리로 나눈 것입니다. 점성학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관점입니다. 지금은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요. 하지만 오래전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공전한다고 생각했고 점성학 역시 관측자가 있는 ‘지구’, 즉 ‘나’가 중심이 됩니다.

다음 이야기 이른바 ‘별자리 운세 악담’ 사건으로 곤란에 처한 미미 에디터. 설상가상으로 회사에는 정리해고 바람이 불어오고 새 편집장이 온다는 소문이 돈다. 그런데 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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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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