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을 부르는 하모니', 미르숲 블룸블룸 음악회를 가다
'힐링을 부르는 하모니', 미르숲 블룸블룸 음악회를 가다
'힐링을 부르는 하모니', 미르숲 블룸블룸 음악회를 가다
2016.05.27 17:51 by 전근혜

“그림 같은 풍경에 멋진 음악이라… 내게만 허락된 특권을 누리는 느낌이에요.”

미르숲 야외음악당에서 만난 김광선(27·충북 진천군)씨의 말입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이곳을 찾았다는 김씨는 “처음보다 관람객이 훨씬 많아졌는데, 이런 북적북적한 분위기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온 박경록(34)씨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음악회)정보를 보고 왔다”며 “이전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라고 평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주최하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가 주관하는  미르숲 음악회 ‘블룸블룸(bloombloom)’ 이 지난 5월 14일, ‘숲에서 온 편지’를 테마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지난해 총 6번의 무대(5월 14일~10월 24일)를 통해 지역사회의 높은 만족도를 확인한 만큼, 올해 역시 여정을 이어갈 계획인데요. 지난 4월 23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총 8번의 무대가 문화예술에 목말라있던 지역민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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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조화를 꿈꾸는 미르숲  

블룸블룸 음악회의 무대 ‘미르숲’(용의 순우리말인 ‘미르’와 ‘숲’의 합성어)은 현대모비스와 진천군청, 자연환경국민신탁이 함께 조성하고 있는 숲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며 사람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천 년의 역사를 지닌 농다리를 건너 야외 음악당에 도착하면 잔잔한 초평호와 푸른 산, 맑은 하늘에 압도되어 한참을 말없이 머물게 되는데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의 마음에 청량감을 주는 곳이지요. 거기에 음악까지 더해지니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듭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농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초평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미르숲

또한 미르숲은 6개의 특화된 숲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숲 거닐기’, ‘습지 노롯’, ‘새들의 한 해 살이’, ‘가족생태교실’ 등 다양하고 특색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홍숙희(37·주부)씨는 “아이들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음악회를 보러 왔다”며 “경치 좋은 곳에서 좋은 공연까지 볼 수 있어 벌써 세 번째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음악회…
음악과 문학이 꽃피우는 어울림 

5월 14일 미르숲 음악회의 오프닝 공연은 6명의 직장인으로 구성된 ‘그린나래(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밴드가 장식했습니다. 2012년에 창단한 ‘그린나래’는 불우한 청소년이나 독거노인들을 위해 공연 수익을 기탁하는 등 음악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진천의 지역 뮤지션입니다. 이들은 ‘박하사탕’, ‘빗속에서’, ‘종이학’ 등 세 곡을 열창하며 관객들과의 호흡이 돋보이는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의 참여로 미르숲 공간이 더 빛나는 순간이었지요. 

직장인 밴드 그린나래의 공연
관객의 마음을 두드리는 장필순씨의 무대 

이어 여성 포크계에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로 손꼽히는 장필순(53)씨가 바통을 이어받았는데요.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다”며 “노래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순식간에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올해 미르숲 음악회는 특별히 음악과 문학이 함께하는 시간으로 마련됐습니다. 뮤지션이 즐겨 읽는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던 이유도 그래서인데요. 장필순씨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내 손에 책을 받아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책과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면서 제주도 생활 11년 동안 함께 했던 책을 추천해주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의 <여기에 사는 즐거움>이란 책이에요. 자연을 벗 삼아 사는 모습이 담겨 있어서 큰 공감을 느꼈죠.” (장필순씨)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담담하게 책 소개가 이어지자 관객들의 얼굴에서도 여유로움이 엿보였습니다. 노래와 책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죠. 

이날 행사를 함께 했던 박경록씨는 “사실 진천군 자체가 특별히 문화적으로 즐길 것이 없는 문화의 사각지대였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다소나마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사연이 가득 담긴 ‘숲에서 온 편지’ 

이날 음악회에선 주제(‘숲에서 온 편지’)에 걸맞게 관객들의 특별한 사연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노래자랑 예심을 볼 것인가, 가족들과 함께할 것인가 사이에서 고민하다 과감히 노래자랑 예심을 포기하고 미르숲에 달려 왔습니다. 산, 들, 저수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름들을 오늘 다시 배웠습니다. 참 좋은 날이네요.”(박경환씨) 

“생기 가득한 미르숲에 와서 장필순 님의 노래를 들으니 자연스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인 ‘노르웨이의 숲’이 떠오르네요.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펼쳐보는 책입니다. 어제까지는 연약한 ‘나오코’였는데요, 오늘의 저는 초록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미도리’가 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한주형씨) 

주황빛이 감도는 ‘미르숲 우편함’에서 꺼낸 사연들입니다. 미르숲 우편함은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주최 측에서 마련해 놓은 것인데요. 덕분에 그저 보고 듣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숲과 공연을 방문한 사람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귀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숲에 마련된 우편함
 숲에서 온 편지를 읽어주는 사회자

준비한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이후에도, 관람객들은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습니다. 사회자는 “다음 공연에서 만날 ‘좋아서 하는 밴드’와 ‘하찌와 TJ’의 음악도 우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선사했습니다. 올해 3번째 블룸블룸 음악회는 오는 5월 28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다음 무대는 어떤 ‘힐링’을 선물해 줄까요?  

미르숲 음악회 bloombloom 2016 라인업

일정뮤지션

4/23

이한철 

5/14

장필순

5/28

좋아서 하는 밴드, 하찌와 TJ

6/18

바버렛츠

9/10

재주소년

9/24

최고은

10/8

동물원

10/22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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