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길의 '맛'을 맞이하라
달맞이길의 '맛'을 맞이하라
2016.07.08 03:08 by 이한나

달맞이 고개는 이미 해운대를 넘어, 부산 전체의 '명소'다. 해마다 관광객들이 붐비고 그곳에서 살고 싶어 하는 부산 사람들도 많다. 자타가 인정하는 '소문난 잔치' 판인 이곳에 '먹을 것’은 얼마나 있을까? 멋진 속담을 남겨주신 선조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적어도 달맞이 고개에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은 얼토당토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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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달맞이길’ 자체가 꽤 짧은 편이라 가게 수가 그리 많은 건 아니다. 그러나 굳이 청사포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식사와 디저트를 만끽하기엔 충분하다. (청사포는 다음 화에서 함께 가보기로 하자). 미식가들이 더 사랑하는 달맞이 고개에서 달도 맞이하고, 배도 기분 좋게 채워 보자.

오늘 소개할 '잇 플레이스',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갑니다~"

 

| 모르모르(MOR MOR): 우리가 카페에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

소위 ‘잘 나간다’고 일컫는 대부분의 지역처럼, 달맞이길의 가게들 역시 사라지고 새로 지어지기를 반복한다. ‘프렌치 카페 & 베이커리’를 표방한 '모르모르'는 이제 생긴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신생 카페다. 그러나 출범과 동시에 단골들을 확보한, 잘 나가는 카페이기도 하다.

일단 풍채부터가 무척 당당하다.

건물 외관부터가 딱 봐도 눈에 띈다. 안은 더 놀랍다. 그냥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의자들이 가득하고, 전반적인 인테리어 콘셉트 역시 외관에 어울리는 품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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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신을 알라"가 아니다. "네 커피를 알라". 괜히 뜨끔.

카페가 지녀야 할 덕목들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이미 합격. 가격이 조금 비싼 게 흠이지만, 안팎에서 풍기는 이미지로 이미 각오했던바. 개인적으로는 으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메리카노: 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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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커피가 제대로다. 다른 곳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아메리카노나 라떼 류도 좋았지만, ‘샤르망 데미타세’는 뭔가 특별했다. 매우 진한 이탈리아식 커피인 샤르망 데미타세는 데미타세(demitasse)라고 불리는 에스프레소 전용 잔에 에스프레소와 우유 거품, 슈가 파우더를 더해 만든다. 평소 에스프레소를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에스프레소와 친해질 수 있다. 가격은 6천 원.

맛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친구와 나누는 이런저런 이야기마저 맛있게 느껴진다. 카페를 갈 때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충족되는 기분.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마음 같아선 밤새 앉아있고 싶을 정도.

 

| 더트리(The Tree): 가성비 최고의 파스타와 분위기

대로변도 아닌 데다, 주변은 이미 화려한 프랜차이즈 카페들로 북적거리는 곳. 그래서인지 너무 늦게 발견한 곳이지만, 늦게나마 '더트리'의 존재를 깨달은 건 감사한 일이다. 큰길에서 갈라져 위쪽으로 올라간 곳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다.

메뉴판 맨 앞에 늠름하게 쓰여 있는 더트리의 기업 이념.

우선 가격이 착하다. 파스타 한 그릇의 가격은 19,800원. 2인 기준의 양이라 1인당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경치도 참 좋다. 발코니석에 앉으면 한눈에 해운대와 달맞이, 청사포를 조망할 수 있다. 테이블 별로 은은히 켜져 있는 초 덕분인지 분위기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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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안개가 많이 끼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청사포 전체가 보인다.

슬슬 맛이 궁금해진다. 아니,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든다. 가격 좋고, 분위기 좋은데, 맛이 부실하면...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한 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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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걱정이었다. 함께 간 친구와 필자 모두에게 양과 맛 무엇도 빠지지 않는 만족감을 선사했다. 필자는 운전대를 잡아야 했기에 포기했지만, 와인 등 술도 종류별로 취급하고 있는 만큼 분위기를 내야 하는 커플들에게도 제격일 듯싶다. 메뉴별 가격이 궁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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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로 수제 버거를 만드는 곳이라 가게 근처만 가도 고기 익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뭇 산책객의 발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할 정도로. 필자 역시 그 향기에 이끌려 (못 이기는 척) 한우 오리지널 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여담이지만, 수제버거는 참 점잖게 먹기 힘든 음식이다. 역시나 여기저기 흘리고 묻히며 한참을 고생했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노릇노릇 갓 구운 빵과 잘 익힌 한우가 만나며 자아내는 감칠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달맞이길을 지나며 가볍게, 하지만 든든히 속을 채우고 싶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이다. 아, 아직 서로 간보는 중인 남녀라면 각오가 필요할 듯. 가격은 9,900원부터 13.000까지. 

이 밖에도 달맞이길엔 소개하고 싶은 곳들은 많다. 스타 셰프 '레이먼 킴'이 운영하는 ‘테이블 온 더 문’, 부산에 몇 안 되는 ‘스타벅스 리저브’, 다양한 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달타이’, 유기농 로스터리 & 베이커리 카페 'FAVOR EAT'까지… 직접 먹어보고 소개해야 하는 까닭에 모두 싣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나머지 몫은 독자분들에게 넘기겠다. 취향 따라 기호 따라 적절한 곳을 선택하여, 소문난 잔치를 즐겨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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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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