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새우
억울한 새우
2016.07.20 14:16 by 이지응

새우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더랬다.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중국집에서는 탕수육보다는 칠리새우나 크림새우를, 돈부리 집에서는 무조건 에비동을 고르는 친구였다. 간만에 그 친구를 만났는데 좀 이상했다. 새우가 들어간 메뉴를 애써 피하며 손사래까지 친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새우를 못 먹겠다고 한다. 이야기인즉, 새우가 바퀴벌레의 사촌쯤 된다는 것이었다. 처음이었다. 이 친구와 새우가 아닌 것을 먹은 날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부터 뒤져봤다. 절지동물문 곤충강 바퀴목에 속하는 바퀴벌레와 절지동물문 갑각강 십각목 중 장미아목에 속하는 새우. 큰 틀에서 사촌지간은 맞다지만 그렇게 치면 소나 돼지도 바퀴벌레랑은 대충 육촌지간은 되는 셈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푸코는 그의 책 '말과 사물'의 서두에서 아르헨티나 소설가 보르헤스의 글에 인용된 '어떤 중국 백과사전'의 동물분류(계, 문, 강, 목 따위가 아니라 황제에게 속하는 것, 향기로운 것 등으로 분류되는 체계) 들먹이며, 우리의 사고가 문화적으로 구성되어온 것임을 지적한다. 비단 철학자의 말이나 소설 속의 백과사전을 가지고 오지 않더라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생물학적으론 아예 다른 식물인 참깨와 들깨도 우리는 작고 기름지고 향기로우니 모두 '깨'라고 부르지 않던가. 바퀴와 새우의 사촌설 역시 마찬가지. 결국 우리의 경험과 인식에 따라 갈린단 얘기다. 인터넷 조사를 하고나니 괜시리 새우가 더 먹고 싶어져 바로 다음날 새우를 한 무더기 들고와 구워먹었다. 이렇게나 토실하고 맛있는데 바퀴벌레 취급이라니, 새우가 조금은 억울하겠다.

 

| 혼자 먹기 : 새우

새우는 종류가 다양한 편이다. 가장 쉽게 접하는 것은 흰다리새우와 대하, 그리고 큼지막한 블랙 타이거 새우이다. 대하와 흰다리새우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TIP 흰다리새우가 뿔이 더 짧고, 색이 청회색이다.

새우를 손질할 때에는 껍질을 제거한 후 내장을 빼내야 한다. 제거하지 않으면 쓴맛이 도드라진다.

저 까맣고 긴 내장이 쓴 맛의 근원이다.
내장은 머리를 떼어낸 쪽으로 얇은 꼬쟁이를 넣은 후 등쪽을 갈라 빼내면 된다.

새우를 손질하면 껍질이 남는데 버리지 않고 육수를 내면 좋다. 양식에는 갑각류 껍질로 만드는 비스큐라는 소스가 있을 정도로 향이 진하고 맛이 좋다.

정 귀찮으면 한 번만 볶아서 라면에 넣어 먹어도 맛이 좋다. 저 많은 껍질이 아깝지 않은가.

 

| 새우 레시피 : 감바스 알 아히요

재료

새우 15~20마리

마늘 8알

페퍼론치노 2~4개

올리브유 한 컵

바게뜨 한 줄

레시피

1. 새우에는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마늘은 슬라이스 한다.

2. 작은 냄비에 올리브유를 넣고, 슬라이스한 마늘을 넣은 뒤 약불로 천천히 가열한다.
TIP 뚝배기처럼 열이 오래가는 냄비일 수록 좋다.

3. 기름이 끓고 마늘이 익기 시작하면 페퍼론치노를 넣어준다.

4. 마늘에 아주 미약하게 갈색이 돌기 시작하면 밑간한 새우를 넣고 익혀준다.
TIP 새우에 푸른기가 가시고 붉어지면 불을 끈다.

5. 추가적으로 간을 보고, 냄비 그대로 빵과 함께 낸다. 빵은 올리브유에 찍어먹으면 좋다.

 

/사진: 이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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