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눔의 씨앗이 맺은 결실, '페이백장학금'
작은 나눔의 씨앗이 맺은 결실, '페이백장학금'
2016.08.03 18:36 by 조철희

“선발된다면 직접 보여드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2011년 7월, 제8회 비전장학금 면접심사에서 장원종 사회복지사(한국사회복지공제회)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가 들은 질문은 “대학원에서의 배움을 통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비전장학금에 함께 선발된 사회복지사들과의 네트워크는 어떻게 가져가고 싶은가”였다고 하는데요.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당시의 약속이이 다시 한 번 결실을 맺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페이백장학금’ 수여식입니다.

지난 7월 1일 중부재단은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바로 ‘2016 비전파티’, 제13회 비전장학금과 함께 2013년에 이은 두 번째 페이백장학금 수여식을 위해서였지요.

나눔이 낳은 또 다른 나눔, 페이백장학금

비전장학금은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중부재단이 전개하고 있는 장학사업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와 많은 업무 등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전문성을 확충하고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복지실무자들을 위해 마련됐지요. 13회째를 맞은 올해로 누적 장학생도 100명을 기록해 의미를 더했는데요.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중부재단과 비전장학생들은 남다른 동료애와 유대감으로 똘똘 뭉치고 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페이백장학금’입니다.

2011년 제8회 비전장학금 장학증서 수여식에서의 모습. 페이백 장학금은 8기 비전장학생들이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페이백장학금은 기존의 비전장학생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조성된 기금으로 지원되는 장학금입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그간 자신이 받았던 혜택을 조금씩이라도 나누어보고자 하는 취지로, 이러한 움직임은 5년 전 8기 비전장학생들로부터 시작되었지요. 일회성 기부든, 매달 소액 기부든, 시기와 금액에 상관없이 이뤄진 기부 릴레이에 8기 10명을 비롯해 총 35명의 비전장학금 수혜자들이 동참했습니다.

“우리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자, 단돈 만원의 기부로 당장 뭔가를 할 순 없겠지만 일단 그것부터 시작해보자고 함께 뜻을 모은 것이었지요. 이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킹이 일어날 수 있다, 그 안에서 분명 작은 변화가 비롯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요.” (장원종 사회복지사)

장원종 사회복지사가 2016 비전파티에서 페이백장학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3년 2명에 이어 올해 3명의 페이백장학생이 추가 배출됐습니다. 졸업 시까지 지원되는 비전장학금과는 달리 장학금 지급은 1회에 그치지만, 기금 조성에 동참한 비전장학생들이 직접 선발하고 장학증서를 수여해 그만큼 의미도 컸지요. 중부재단도 모여진 기금만큼 매칭펀드하여 사회복지사들의 아름다운 행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 발을 내디딘지 올해로 딱 10년입니다. 조직에서도 중간관리자로 올라서게 되면서, 조직에서의 나의 역할이랄까요. 어떤 ‘비전’을 찾고 싶었던 것이죠. 자연스레 공부에 대한 욕심이 났어요.”

올해 페이백장학금 수혜자에 선정된 류성원 사회복지사의 말입니다. 그는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교육팀장으로 근무하며 사회복지사들의 연간 법정 보수교육을 기획하고 총괄 진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올해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한 늦깎이 대학원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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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원 사회복지사는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근무하며 관내 사회복지사들의 보수교육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사진: 류성원 사회복지사)

그가 중부재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비전스쿨’을 통해서였는데요. 비전스쿨은 중부재단이 사회복지사 중관관리자의 역량강화를 위해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류 사회복지사는 “비전스쿨이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셋, 다섯 식구의 가장인 그가 대학원에 진학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뒤따랐습니다. 일을 하면서 가정을 돌보기에도 바빠 시간적 여유도 넉넉지 않았고, 외벌이를 하는 상황 속에서 가계에 끼치는 부담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 2회 야간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어쩌다 생기는 야근에 수업 준비까지… 일주일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 먹는 시간이 하루 있을까 말까였죠.” 올해 첫 학기를 다니면서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부족해 고민은 계속됐습니다. 결국 2학기는 등록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상황이었습니다. 기대를 품고 지원했던 제13회 비전장학금 지원 대상에서도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 때 날아든 한 통의 메일, ‘페이백장학금에 선정되었으니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지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 이런 것일까요? 페이백장학금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 기분이 딱 그랬습니다. 지금 당장 힘든 시기에 주어진 물 한모금의 소중함 같은 것이요.”

류성원 사회복지사가 2016 비전파티에서 페이백장학금에 선정된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류성원 사회복지사는 페이백장학금을 ‘오아시스’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도움을 받아 정말 반가웠다”면서 “선배 사회복지사들이 직접 뽑은  페이백장학생에 자신이 이름을 올려 더욱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난 7월 1일 열린 2016 비전파티에서는 비전장학금과 페이백장학금 수여식을 통해 총 8명의 새로운 장학생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혜원 이사장을 비롯한 중부재단 이사진 및 기존의 비전장학생 등 총 40여명이 모여 화기애애한 네트워킹의 장을 열었지요. 사회복지사라는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의 동료애와 우리 사회를 위하는 마음이 계속해서 어떠한 결실을 맺어나갈지 기대됩니다.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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