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비켜라, 비키니 나가신다!
다 비켜라, 비키니 나가신다!
2016.08.11 10:00 by 정원우

‘역대급’ 폭염이란 기사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몸이 먼저 느낀다. 지치고 짜증나는 무더위 말이다. 다 팽개치고 시원한 바닷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시퍼러 둥둥한 바닷 속에 둥둥 떠 있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사진:Alena Ozerova/shutterstock.com)

물놀이도 좋지만, 사실 진짜 시원한 건 바닷가의 옷차림새다. 상상만으로도 흐뭇하지만, 막상 직접 마주하면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른다.(선글라스가 해변의 필수템인 건 그래서 일수도) 그 중에서도 비치룩의 꽃은 단연 ‘비키니’다.

(사진:lazyllama/Shutterstock.com)

“결혼 반지 사이로 빼낼 수 없으면 진짜 비키니가 아니다.”

비키니를 최초로 발명한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루이 레아드가 한 말이다. 그만큼 단출한 천 쪼가리로 만들어졌단 얘기. 비키니가 만들어진지 7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파격적인’ 의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파란 원피스 수영복만 고집하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도 1957년 개최 이래 58년이 지나서야, 최초로 비키니 심사를 감행했다.(2014년)

사실 비키니를 볼 때면, 여성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속옷과 똑같아 보이는데…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물론, 여성들이 남자들 보라고 입는 건 아닐 거다. 남자들은 모를 여러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눈길이 가는 걸 붙잡긴 힘들다. 여성들도 이를 애써 부인하진 않을 것이고.

(사진:Yeko Photo Studio/Shutterstock.com)

처음 비키니가 만들어졌을 땐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꽤나 ‘쇼크’였을 거다. 실제로 1946년 당시에는 영화에서 여성의 배꼽만 나와도 외설적이라며 금지되던 시기였다. 그런데 중요 부위만 가리고 온 몸을 드러낸 비키니라니…

루이 레아드는 그의 작품을 입으려는 모델이 없어, 드 파리 클럽의 누드댄서 미셸 베르나르디니를 설득한 끝에 간신히 비키니를 입히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1946년 7월 5일 파리에서 비키니를 발표할 수 있었고, 이는 곧 ‘핵폭탄’급 이슈가 되었다.

그런데 실제 ‘비키니’라는 이름은 핵폭탄과 관련이 있다. 비키니가 발표되기 나흘 전인 1946년 7월 1일, 미국은 태평양의 한 섬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다. 2차 대전이 끝난 지 1년 후라, 이 핵실험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핵실험을 강행한 섬이 바로 서태평양 마샬 군도에 위치한 ‘비키니(Bikini)’섬이다.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이 실험은 파격적인 수영복의 이름을 ‘비키니’로 짓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루이 레아드는 자신의 작품이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을 알았고, 그에 적합한 이름이 찾다가 핵실험으로 떠들썩했던 비키니 섬의 존재를 발견했던 것이다.

1946년 비키니 섬의 핵실험(사진:Everett Historical/Shutterstock.com)

그런데 비키니는 그 쇼킹함에 비해선, 그다지 사랑을 받지 못했다. 당시 보수적인 사회적 관념 탓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국가는 비키니 입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거의 10년 간 패션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외면 받던 비키니가 대중적으로 퍼지게 된 것은 60년대부터다. 1960년 브라이언 하일랜드가 비키니를 주제로 부른 노래가 히트를 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비키니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Itsy bitsy teenie weenie yellow polka-dot bikini’라는 제목의 노래로, 비키니를 생전 처음 입은 아가씨가 부끄러워서 탈의실에서 나가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사진:Hasselnott/Shutterstock.com)

처음 비키니가 나왔을 때, 제조업자들은 “미국 여성들은 지나치게 별난 저런 옷은 절대 입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마르고 뚱뚱하고를 떠나, 임산부까지 입는 세상이 됐다.

(사진:jamesteohart/Shutterstock.com)

다들 편히 입는 시대가 됐다지만, 사실 아직 마음 놓고 쳐다보진 못한다. 물론 나만 그런 거일 수도 있다. 만약 나만 그런 것이라면 꼭 말해줬으면 좋겠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니까, 나도 변해보련다.

(사진:918/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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