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꾹 다문 조개

 

조개를 먹는 것은 대개 겨울이다. 도타운 외투를 꽁꽁 싸매고서 드럼통이 즐비한 포장마차에 들어가면 뜨거운 불에 이어 들통에 한 가득 조개가 나오고, 초록색 소주병 두엇도 딸려나온다. 바알간 불에 입을 꼭 다문 조개를 얹고, 말을 몇 마디 섞으며 첫 잔을 서로 따라준다. 곁들이로 나온 콘치즈 따위를 집어 먹으며 두어번 거푸 잔을 비우면 잔뜩 얼었던 손이 살살 녹고, 술기운에 살풋 얼굴이 발개지면서 열이 오른다. 속에서 오르는 열이 입으로 빠져 나와 더 많은 말이 되고, 말이 많아지면 공기는 한층 더 후끈 달아올라 외투가 답답해지고, 꽁꽁 여민 앞섶을 푸른다. 입이 열리고, 옷섶이 풀리는 딱 그즈음, 조개가 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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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조급하면 어거지로 입을 열려다가 뜨거운 육수에 손을 데기가 쉽다. 운좋게 손이 무사했더라도 비릿한 짠 내 말고는 얻을 것이 없다. 곁들이에 눈이 팔려 때를 놓쳐도 낭패이긴 마찬가지다. 질기고, 짜고, 심지어는 불쾌한 탄내가 난다. 때가 중요하다. 조급하지만 기다려야만 하고, 답답해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절차가 있고, 순서가 있다. 차근히 밟아가다보면 자연스레 껍질은 열려있고, 다디단 속살이 거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벌써부터 겨울을 기다린다. 언제나 때가 중요하다.

 

 

혼자 먹기 : 조개

 

  1. 조개별로 제철이 다른데, 대개 겨울에는 맛있는 편이다.
    TIP 모시조개는 7~8월 여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이고, 바지락은 늦겨울에서 봄까지가 제철이다. 
  2. 조개는 뻘에서 살기 때문에 흙을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꼭 해감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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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뻘이나 이물질을 뱉어내게 하기 위해 소금물에 담가 놓자.

    TIP 홍합의 경우 사는 환경이 달라 해감을 할 필요가 없다. 대신 수염을 깨끗이 손질하도록 한다.

  3. 가열하였을 때 입을 열지 않는 조개는 상한 것이니 먹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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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이 가해지면 알아서 입을 벌리게 되어있다.
    TIP 꼬막의 경우는 예외로, 일부러 뚜껑을 열기 직전까지 삶아서 도구로 까먹는다.

 

조개 레시피 : 봉골레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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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파스타(링귀니) 1 인분(100g)

모시조개 200g

방울토마토 6~7 개

마늘 4 알

페페론치노 2~3개

올리브유 1.5 큰 술

화이트와인 3큰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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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1. 조개는 해감한다.
  2. 냄비에 물 1 l, 소금 10 g을 넣고 끓인 뒤 면을 삶는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슬라이스하여 약불에서 볶는다.
  4. 마늘이 볶아지기 시작하면 페퍼론치노를 넣고 볶는다.
  5. 마늘이 살짝 노릇해지면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 넣고 볶는다.
    TIP 토마토는 절단면이 팬의 바닥으로 향하게 하여 익히다가 볶는다.
  6. 토마토에서 즙이 나와 물기가 조금 생기면 조개와 화이트와인을 넣고 한 번 섞어준다.
  7. 뚜껑을 덮고, 조개가 껍질을 벌리기를 기다린다.
  8. 조개가 껍질을 벌리면 뚜껑을 열고 불을 세게하여 국물을 졸여준다.
    TIP 졸여진 뒤 맛을 보아 간을 한다.
  9. 국물이 졸면 면을 삶던 물을 두 큰 술 넣어준 후, 면과 함께 볶는다.
  10. 파슬리등을 뿌려서 낸다.
 

/사진: 이지응

 

 

혼자서 먹고사는 일기 시즌2 혼자 살며 밥 해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더군다나 요리엔 어느 정도 밑천도 필요할진데, 혼자 사는 마당에 밑천 갖추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참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도,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주방을 가꿀 수 있었다. 이 일기들은 그런 경험과 기억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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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프리랜서 사진 작가. 26세. 사진과 영화, 음식을 사랑하며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해서 자유를 찾기 위한 방법 모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