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몸으로, 무너져가는 집 지탱하며 살았어요”
“무너져가는 몸으로, 무너져가는 집 지탱하며 살았어요”
“무너져가는 몸으로, 무너져가는 집 지탱하며 살았어요”
2016.09.12 16:11 by 조철희

기프트하우스 시즌2 재난위기가정 사례①

─ 경북 청송군 정명옥 할머니

 

 

“우리 딸은 키가 하도 커서 바로 누워 자지도 못했어요.”

 

경북 청송군에 거주하는 정명옥(가명‧80) 할머니는 따님 이야기부터 꺼내들었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이사와 딸과 단 둘이 살기 시작했던 4평 남짓한 좁은 집. 다리조차 쭉 뻗지 못하고 잠들었던 딸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이미 지난 세월들이죠. 집은 이제 더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낡아버렸고, 할머니의 마음은 그보다 한참 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연락이 끊겨 돌아오지 않는 딸과 함께요.

 

 

연락이 닿지 않는 딸,
그저 없이 산 세월이 한스럽지요

 

정명옥 할머니에게 지금의 집은 딸을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26년 전부터 이곳에 살며 10여 년을 함께 지낸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딸과의 연락이 끊긴 것은 10년 전,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안 돼서부터입니다.

 

“속병이 나서 밤에 잠이 안 와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직도 뉴스에서 어디 사고라도 났다 하면 우리 딸 이야기 아닌가 싶어 속이 끓는다고요.”

 

당신을 버리고 떠난 것만 같아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화장실이며 씻을 곳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 집이 얼마나 야속했을지 생각하면 그저 없이 산 세월이 한스럽습니다.

 

 

 

무릎 수술한 할머니에겐 너무도 불친절한 집
“방 앞에 칸막이도 없이 용변 의자를 두고 썼지요”

 

4평 남짓한 공간은 안방과 주방, 다락방으로 비좁게 나뉘어 있습니다. 주방은 안방보다 1미터 이상 낮아 나무 계단을 통해 이동해야 합니다. 2년 전 양쪽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할머니에겐 이마저도 고욕입니다. 안정적인 재활과 완치를 위해서는 침대 생활을 해야하지만 침대를 사 넣을 여유도, 공간도 없었습니다.

 

“쭈그려 앉지를 못하니 화장실도 못 써요. 볼일도 여기서 이렇게 하고 본다니까.”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아 재래식 화장실은 사용할 수 없는 할머니. 이렇게 칸막이도 없는 방 앞에 용변 의자를 두고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0미터 이상 걸어서 이동해야하는 집 밖의 공용 화장실은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할머니는 무릎 수술 이후 마루 한켠에 용변 의자를 뒀습니다. 칸막이도 없어 볼일을 볼 때 나무판으로 대충 가리는 게 전부지요.

 

“조금씩 선선해지니 겨울이 또 걱정이야. 기름을 한 드럼만 넣어도 20만원이 드니 어떻게 하루 종일 불을 때요. 밤에만 조금씩 틀어놓고 낮에는 끄고 그러면서 살았는데….”

 

할머니는 여름이 지나자마자 곧 돌아올 겨울이 걱정입니다. 집 밖의 화장실이며 씻을 공간, 난방이 안 되는 주방… 노후한 주택은 겨울의 추위를 막아주기엔 역부족입니다. 얇은 흙벽 틈새로 몰아치는 외풍에 한기가 그칠 날이 없습니다.

  

 턱이 높은 다락은 활용도가 낮고, 좁은 문으로 연결된 주방은 1미터 가량 내려가야 해 비효율적인 구조였습니다.

 

 

손수 무거운 돌을 옮기며 축대까지 쌓았지만
개‧보수로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아버린 집

 

벽지가 헤진 곳곳에는 흙이며 덧대 놓은 시멘트가 그대로 바스러지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기울어 가고 있는 한쪽 벽입니다.

 

“집이 기운지는 한참 됐어. 벽이 바깥쪽으로 넘어가려고 해서 사방에 돌을 주워다가 축을 얼마나 쌓았다고요. 그래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는데, 근처에서 공사를 하길래 남는 시멘트좀 갖다 부어달라고까지 했었지.”

  

 주방 한 쪽 벽에는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 바람이 그대로 드나듭니다. 오른쪽 사진은 집 밖에서 바라본 정 할머니 댁의 모습. 하단의 축대를 할머니가 직접 쌓았다고 합니다.

 

정명옥 할머니는 길가에 위치한 외벽에 축을 쌓다가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보수공사 정도로 해결될 수준이 아닙니다. 청송읍사무소의 현정희 사회복지사는 “전반적으로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평소에도 정명옥 할머니 댁을 더욱 자주 찾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상자,
‘기프트하우스’가 시즌2로 돌아옵니다

 

지난해 희망브리지는 충북 음성의 독거어르신 4분께 새 집을 선물해드렸습니다. 바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한 ‘6평의 기적, 기프트하우스’ 프로젝트를 통해서입니다. 모두 정명옥 할머니와 같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집에서 불편하고 불안한 삶을 이어왔던, 자력으로 주거 여건을 개선하기 어려운 우리 이웃들이었습니다.

 

기프트하우스는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지원하는 모듈러주택인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이 집은 6평형 공간에 주방, 수납공간, 화장실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넓지는 않지만 음식을 조리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 더 이상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지요. 이중창이 시공될 정도로 두꺼운 벽체와 이중 지붕으로 견고함과 단열성능을 고루 갖춰 한겨울 추위에도 끄떡없습니다.

  

 지난해 설치된 기프트하우스 내‧외부 모습. 단열 성능을 극대화한 구조로, 내부에는 생활가전이 완비돼 있습니다.
 

시즌2를 맞은 기프트하우스는 한 층 업그레이드된 지원 규모로 찾아옵니다. 지난해 1개 지역(충북 음성) 4세대에 지원했던 것에서, 올해는 4개 지역(경북 청송, 전북 진안, 경기 포천, 전남 장흥) 총 6가구에 기프트하우스를 선물해드릴 예정입니다. 붕괴 위험이 있는 기존의 집은 추석이 지난 후 철거, 한 달가량의 시공 기간을 거친 후 10월 중 새 집 입주가 진행됩니다.

 

6평, 작은 공간의 기적이 정명옥 할머니의 삶에 어떠한 위로를 가져다줄까요. 재난위기가정을 위한 기프트하우스 시즌2, 감동의 입주식 현장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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