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를 버텨온 낡은 집, 노부부는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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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를 버텨온 낡은 집, 노부부는 고단하다
2016.09.13 16:49 by 조철희

기프트하우스 시즌2 재난위기가정 지원 사례②

─  경북 청송군 박호순 할머니 부부

“영감님 화장실 다니는 게 제일 불편치.”

 

박호순(가명‧79) 할머니에게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이냐고 여쭙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박 할머니는 경북 청송에서 남편인 최무진(가명‧90) 할아버지와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30년 째 살고 있는 집은 무려 4대 째 살고 있어 무척이나 낡았지요. 지난 세월에 정정했던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구순 노인이 되었습니다.

 

 

구순 할아버지에겐 너무 먼 화장실
“가다가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졌어요”

 

두 평이 조금 넘는 방 한 칸. “예전에는 여기서 여섯 식구가 얽혀서 살았다”는 할머니의 말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평생 남의 과수원이며 밭일을 해주며 살림을 꾸려온 박 할머니 부부. 지금은 기초생활수급자로, 40여만원의 정부생활보조금으로 한 달 생계를 이어갑니다. 슬하에 4남이 있지만 부모님을 부양할 여유도 없습니다. 할머니는 가난을 물려준 것 같아 되려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올해 아흔에 접어든 남편 최무진 할아버지는 노환으로 청각장애(5급)가 왔습니다. 의사소통도 겨우겨우 할뿐더러, 거동도 불편해져 지팡이를 짚지 않고는 걷기조차 힘든 실정입니다. 이런 할아버지에게 오래된 집 구석구석은 위험 천지입니다.

  

 지팡이를 짚고 빨랫줄을 잡고… 화장실로 향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마루며 문턱을 넘나들 때면 불안불안 하지요. 두어 달 전에는 할아버지가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갈비뼈가 부러져 얼마나 고생했다고.”

 

아직도 할아버지는 그날의 부상에서 회복 중입니다. 화장실에 갈 때를 빼곤 종일 누워있는 이유입니다.

  

 

 

바람만 불면 지붕 소리가 ‘덜컹덜컹’
‘언제 무너질까…’ 만성적인 수면장애로 고통 받는 할머니

 

4대 째 내려온 집은 성한 곳이 없습니다. 나무 기둥에 흙벽,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집은 곳곳에 구멍이 뚫려 비가 새고 바람이 드나듭니다. 가장 불안한 것은 이미 한참 기울어버린 한쪽 벽면. 지붕과의 틈새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흙벽은 갈라지고 무너져 외풍이 그대로 드나듭니다. 들뜬 지붕에는 비닐 뭉치를 끼워 넣기도 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파손‧붕괴 위험으로 새로운 집으로의 이주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바람만 불면 지붕칸이 덜컹덜컹 한다고요. 밤중에 그럴 때면 잠도 제대로 못 자요. 언제 무너질까 싶어서….”

 

박호순 할머니도 당뇨, 관절질환 등으로 몸이 불편합니다. 실제로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성적인 수면장애 탓에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습니다.

  

 

어김없이 돌아올 겨울은 박 할머니 부부에겐 큰 골칫거리입니다. 아궁이에 지필 땔감을 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고령의 노부부가 산에서 나무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지요. 다행히 최근 2년간은 청송읍사무소에서 땔감 지원을 해 줘 걱정을 덜었지만, 그 전에는 종이 박스를 모아서 하루 밤을 났다고 합니다. 이 집에서 살아온 수 십 년을 따뜻한 겨울은 꿈도 못 꾸고 살았습니다.

  

 사진 왼쪽은 박 할머니 댁의 부엌 전경으로, 천장 쪽은 그을음으로 새까맣게 변했고, 한쪽 벽에는 구멍도 뻥 뚫린 모습입니다. 사진 오른쪽의 아궁이에는 밤으로 부는 찬바람에 벌써부터 불을 땐 흔적이 엿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상자,
‘기프트하우스’가 시즌2로 돌아옵니다

 

지난해 희망브리지는 충북 음성의 독거어르신 4분께 새 집을 선물해드렸습니다. 바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한 ‘6평의 기적, 기프트하우스’ 프로젝트를 통해서입니다. 모두 박호순 할머니 부부와 같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집에서 불편하고 불안한 삶을 이어왔던, 자력으로 주거 여건을 개선하기 어려운 우리 이웃들이었습니다.

 

기프트하우스는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지원하는 모듈러주택인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이 집은 6평형 공간에 주방, 수납공간, 화장실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넓지는 않지만 음식을 조리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 더 이상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지요. 이중창이 시공될 정도로 두꺼운 벽체와 이중 지붕으로 견고함과 단열성능을 고루 갖춰 한겨울 추위에도 끄떡없습니다.

 

 지난해 설치된 기프트하우스 내‧외부 모습. 단열 성능을 극대화한 구조로, 내부에는 생활가전이 완비돼 있습니다.
 

시즌2를 맞은 기프트하우스는 한 층 업그레이드된 지원 규모로 찾아옵니다. 지난해 1개 지역(충북 음성) 4세대에 지원했던 것에서, 올해는 4개 지역(경북 청송, 전북 진안, 경기 포천, 전남 장흥) 총 6가구에 기프트하우스를 선물해드릴 예정입니다. 붕괴 위험이 있는 기존의 집은 추석이 지난 후 철거, 한 달가량의 시공 기간을 거친 후 10월 중 새 집 입주가 진행됩니다.

 

6평, 작은 공간의 기적이 박호순 할머니 부부의 삶에 어떠한 위로를 가져다줄까요. 재난위기가정을 위한 기프트하우스 시즌2, 감동적인 입주식 현장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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