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 주: ‘터지고 쓰러지고’ 리콜 전성시대
9월 둘째 주: ‘터지고 쓰러지고’ 리콜 전성시대
9월 둘째 주: ‘터지고 쓰러지고’ 리콜 전성시대
2016.09.05 13:29 by 써누

‘리콜’ 사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글로벌 가구 업체 ‘이케아’도 동참했다. 이케아가 판매하는 서랍장이 제멋대로 쓰러지면서, 북미에서만 41건의 안전사고를 일으켰고 그중 6명의 아동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게 근거다.

(사진: LEE SNIDER PHOTO IMAGES / Shutterstock.com)

해외에선 이미 몇 달 전부터 문제가 되는 제품의 리콜을 결정했지만, 한국에서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고집해왔다. 이에 많은 국내 네티즌들이 “한국 소비자는 호구냐” “왜 세계적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뒷전으로 생각하나”라며 불만 가득한 목소리를 냈다. 이케아 코리아 측은 뒤늦게 부랴부랴 해당 제품의 판매중지와 리콜을 선언했지만, 이미 성난 소비자들의 마음은 돌아선 지 오래. 옥시, 폭스바겐 등 세계적 기업들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케아의 리콜 사태까지 터지면서, 외국계 기업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다. 그렇다면 해외 네티즌들은 이번 리콜 사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스웨덴의 이케아는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사진:GongTo / Shutterstock.com)

이케아의 리콜 결정으로 인해 국제 뉴스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네티즌 간의 논쟁이 뜨거웠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문제가 된 제품에 벽에 걸 수 있는 ‘후크’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케아 측의 확인 결과, 사망한 아이들의 가정에 놓인 서랍장은 벽에 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고객의 부주의”라고 주장하는 이들과 “(벽걸이용 후크가 있다 하더라도) 제품에 하자가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대립했다.

먼저 이케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케아가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아이들이 다친 것은 제조업체가 아닌 부모의 책임이라는 의견이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서랍장을 벽에 거는 것과 아이가 서랍장 근처에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주장한다.

내가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조립 설명을 잘 준수하고 벽에 서랍장을 잘 걸어놓았다면 이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략)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아놓고, 서랍장이 쓰러졌다며 불만전화를 걸거나 매장에서 진상을 부리는 사람들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잘못되어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먼저 비극적인 사건 이후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제품을 리콜한 이케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제대로 된 부모라면 모든 서랍장과 가구들을 벽에 걸어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일로 회사에 리콜을 요구하는 것은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하지 않아놓고 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기업 탓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WW Point

 Kudos (to someone) : 찬사를 보내다, 칭찬하다. ‘영광, 명성’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누군가에게 박수를 보내거나 칭찬할 때 쓰이는 말.

예문) Kudos to a firefighter who saved 2 children from the burning house. (두 명의 어린아이를 불타는 집에서 구해낸 소방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반면에 이케아의 잘못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제품이 비정상적으로 잘 쓰러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제품 하자를 소비자의 부주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많은 가정이 가구를 벽에 걸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하는 네티즌들도 보였다.

몇 년 전에 나는 이케아에서 파는 서랍장을 구매했다. 조립을 마치고 잘 놓이나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빈 서랍장을 열자, 저절로 쓰러져 버렸다. (중략) 이 제품의 디자인에는 큰 문제가 있으며, 그저 빈 서랍을 여는 것만으로도 서랍장이 쓰러질 수 있다. 특히 벽에 서랍장을 걸지 않으면 문제는 더 심각할 것이다. 물론 나는 이러한 일을 겪고, 바로 서랍장을 벽에 걸었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가 있는 제품을 생산해놓고 소비자들에게 서랍장을 무조건 벽에 걸어야만 문제가 해결된다고 떠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케아의 가구에 벽걸이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세상에 그 누가 벽에 구멍을 뚫고 서랍장을 벽에 걸고 싶겠는가. 그리고 이케아의 벽걸이 도구를 보니 벽에 걸기 매우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다.
이케아의 가구들은 저렴해서 많은 세입자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케아의 제품들은 벽에 걸어야 안정성이 완벽한 경우가 많은데, 세입자로서 벽에 무언가를 거는 것은 불가능할 때가 많다. (해외의 경우 거주지 임대 시 벽에 못을 박거나 구멍을 뚫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음) 따라서 이번 사건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WW Point

1)    Tip over : 넘어지다, 뒤엎다. 직역하자면 ‘(물건의) 끝이 넘어가다’ 라는 뜻. 물건이 한쪽이 쏠려 넘어지거나 엎질러지는 것을 의미.

예문) Be careful not to tip over the cup of milk. (우유 잔을 엎지르지 않게 조심해라.)

2)     On Earth : 도대체,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나, 어이없는 상황 등에서 쓰이는 강조어.

예문) Why on Earth did you invite him to the party? (도대체 왜 쟤를 파티에 초대한거야?)

논쟁이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옷장이 쓰러진 건 단순한 사고일 뿐 그 누구 탓도 아니다”라고주장하는 네티즌도 보였다.

우리 집에서도 서랍장이 쓰러져 아이가 다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는 아이의 방을 꾸미고 있었고, 아이가 눈 깜짝할 새에 서랍장을 건드려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 아이는 많이 다치지 않았다. 이렇듯 사건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기치 않게 일어난다. 부모의 부주의나 회사의 불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눈 깜짝할 새 어딘가에 오르거나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2천 9백만 대나 되는 가구를 회수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의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많은 네티즌이 리콜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리콜을 위해 전화를 건 후, 1시간 반을 기다리고 나서야 한 여성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성상담원은 내 정보를 받아 적은 후,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고선 15분 뒤에 연결이 그대로 끊어져 버렸다. 일단 이케아 회수팀이 우리 집에 오기 원하는 날짜를 말하긴 했는데 제대로 올지 모르겠다.
어우, 이케아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수차례나 걸었는데 연결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대기자로 연결을 기다릴 수도 없게 해놓았다.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리콜에 대한 간략한 안내 메시지와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달라는 말 이후 전화가 끊길 뿐이다.

이번 리콜 사태를 계기로 이케아에 대한 여러 제품에 불만을 터뜨리는 네티즌들도 종종 있었다.

왜 사람들이 이케아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나는 항상 이케아의 가구들이 매우 조잡하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가구들은 품질에 비해 너무 비싸다.

: WW Review

Why on Earth do companies get kudos for recalling their defective products after tragic accident such as furniture tip-over?

(가구가 쓰러져 다치는 등 사고가 난 후에야 하자가 있는 제품을 리콜하는 기업들이, 도대체 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 건가?)

(일러스트:Sapunkele/shutterstock.com)

월드&워드 세상은 지금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하는가? 나라 밖 이슈와 그들의 반응을 갈무리한다. 외쿡에서 요긴히 써먹을 만한 실전 영어표현은 덤이다

필자소개
써누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바야흐로 초개인화의 시대다. 고객에게 꼭 맞는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더 오래, 보다 친밀하게 지속된다. 고객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초개인화의 완성도가 높...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

  •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주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와 업무협약 체결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주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와 업무협약 체결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공동 협력체계를 확립

  • “우리 시대의 마케팅은 인플루언서를 통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마케팅은 인플루언서를 통해야 한다!”

    인플루언서 광고 "계속 진행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