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길쭉한 콩나물

 

어렸을 적에는 가리는 음식이 왕왕 있었다. ‘입에도 안 댄다’며 노골적인 땡깡을 부리진 않았지만, 다 먹은 밥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음식이 꽤 되었던 것이다. 콩나물도 그 중에 하나였다. 싫은 것 보단 굳이 골라 먹지 않는달까. 국물이 바닥난 콩나물국 그릇엔 언제나 콩나물만 수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콩나물을 남기지 않기 시작했다. 콩나물 국은 물론이오,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 무침도 싹싹 긁어먹었다. 콩나물을 먹으면 키가 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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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콩나물과 키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속았다는 배신감, 그리고  ‘길쭉하니까 먹으면 키가 큰다’는 거짓말에 속절없이 속아넘어간 나의 멍청함을 통감하는 사이, 나는 콩나물에 맛을 들여 버렸다. 나는 여전히 왕왕 속고 살고 있다. 그런 날이면 가끔은 술을 마셨고, 차가 끊겼다가 다시 다닐 때 까지 술을 부어 속이 쓰린 날이면 콩나물국 생각이 났다.

 

 

혼자 먹기 : 콩나물

 

1. 공장에서 포장되어 나오는 콩나물과 매대에서 직접 길러파는 콩나물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콩의 국산 여부 등은 포장 콩나물 쪽이 알기 편하다.

 

2. 오래 끓이는 요리를 할 때에는 질겨지기 쉬운 꼬리를 떼어내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3. 볶음 등 여러번 휘저어야 하는 요리를 할 때에는 머리가 떨어져 지저분 해질 수 있으므로 제거하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4. 콩나물을 삶을 때에는 뚜껑을 덮지 않고 조리하거나, 뚜껑을 한 번 덮으면 열지 않고 물이 끓어올라 콩나물이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비리지 않다.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면 투명뚜껑을 쓰는 것도 좋다. 어렴풋이나마 끓는 물이 보인다.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면 투명뚜껑을 쓰는 것도 좋다. 어렴풋이나마 끓는 물이 보인다.

 

콩나물 레시피 : 콩나물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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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콩나물 200 g

국물용 멸치 10마리

다시마 손바닥 크기 한 장

마늘 3~4알 (혹은 다진 마늘 1 큰 술)

물 1 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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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1. 찬 물에 손질한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인다.
  2. 15분 끓인 후, 다시마를 건져내고 콩나물을 넣는다.
    TIP 뚜껑을 덮는다면 콩나물이 익을 때까지 절대 뚜껑을 열면 안된다. 
  3. 물이 다시 끓어오른 후 7분 정도 지나면 마늘을 다져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2분 정도 더 끓인다. 
  4. 입맛에 따라 고춧가루를 풀거나, 쪽파를 넣어 낸다. 

 

/사진: 이지응

 

 

혼자서 먹고사는 일기 시즌2 혼자 살며 밥 해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더군다나 요리엔 어느 정도 밑천도 필요할진데, 혼자 사는 마당에 밑천 갖추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참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도,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주방을 가꿀 수 있었다. 이 일기들은 그런 경험과 기억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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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프리랜서 사진 작가. 26세. 사진과 영화, 음식을 사랑하며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해서 자유를 찾기 위한 방법 모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