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방문, 일주일간의 기록(후편)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방문, 일주일간의 기록(후편)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방문, 일주일간의 기록(후편)
2016.10.18 12:00 by 김상욱

* 이 이야기는 지난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이뤄졌던,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 방문기를 이만수 전 감독의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8월 26일, 한국 방문 넷째 날

한국에는 라오스에 없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다와 기차, 그리고 터널인데요. 터널이 없다 보니 한 시간이면 갈 거리를 산을 넘고 또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어제는 바다를 처음 본 선수들이 해운대 바닷가에서 한바탕 수영을 하며 즐기기도 했지요.

라오스엔 제대로 된 놀이공원이 없습니다. 그래서 넷째 날엔 함께 놀이공원을 찾았습니다.

또 라오스에는 제대로 된 놀이동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을 가기로 했는데요. 라오스에 기차가 없기에 기차를 체험하게 해 줄 겸 기차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부산에서 수원, 그리고 다시 용인으로 가기에는 여러 가지로 복잡해 그냥 부산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가기로 했습니다. 라오스에는 우리나라처럼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가 없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체험하게 해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니 선수들이 신기했던지 창가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군요. 거기다가 오늘 놀이동산을 간다고 했더니 선수들이 어제저녁부터 신이 나서 잠을 설쳤다고 합니다. 평생 처음 보는 놀이공원을 경험하는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이 흥분이 되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다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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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의 놀이공원에서 하루 해가 다 가는 줄도 모르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침에 부산에서 출발해 놀이 공원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30분이 됐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저녁 9시까지 놀았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갔습니다. 저 또한 선수들과 같이 동심의 세계로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8월 27일, 한국 방문 다섯 째 날

부산을 떠나 용인, 그리고 오늘은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이 인천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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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라오스에서 열렸던 한국-라오스 국제 야구대회에 참가해 라오 J 브라더스에게 창단 첫 승의 제물이 돼주셨던 그레이스 램즈 야구단과 인천 선학야구장에서 친선 경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1월 라오스에서 열린 친선대회 때는 1승 1패였는데요. 7개월이 지나 다시 대결한 오늘 경기에선 11대 8로 라오 브라더스가 승리를 거뒀습니다.

반 년만의 재회!
안타~~~!? 아니, 파울이군요!
있는 힘껏 뿌려라!
오늘도 좋은 경기였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함께 해주시는 ‘포에버 22’ 회원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고 후원도 해주셨습니다. 너무 든든하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경기 후,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은 인천 시내 투어를 했고 그레이스 램즈 야구단 여러분에게 많은 후원과 격려,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선수 중에는 한국에서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아서 아쉽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곁에서 보며 제 마음이 아파서 혼났습니다. 오늘과 내일 동안 선수들은 그레이스 램즈 야구단의 각 가정에 2명씩 홈스테이를 하며 한국 가정의 문화와 생활을 체험하게 될 예정입니다. 한 가족 당 2명씩 흩어져서 가는 모습을 보니 얼굴에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친구들이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안고 라오스로 돌아갈지 궁금합니다. 야구만 배우고 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소중히 여겨지고 사랑받는 경험을 함으로써 아이들의 인생이 바뀌고 라오스의 미래까지 바뀌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인천 시내 투어와 이틀 간의 홈스테이까지 책임져준 그레이스 램즈 선수단과 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내일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입니다.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라오 J 브라더스가 시구, 시타를 하러 갑니다. 저 역시 시포를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8월 28일, 한국 방문 마지막 날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 방문 마지막 날이 저물었습니다. 어제 저녁 홈스테이를 경험한 선수들은 한결 표정이 밝아지고 즐거워 보였는데요. 오늘도 그레이스 램즈 선수들과 함께 인천 송도 유원지를 방문해 센트럴파크를 둘러보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는 곳마다 많은 관심과 환대를 받으니 선수들이 정말 행복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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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SK와 한화 간 경기가 열리는 인천 문학야구장을 찾았습니다. SK구단 측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야구장 곳곳을 투어 시켜줬고,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SK 선수들과 캐치볼을 해 보는 기회뿐 아니라 입장 때 SK선수들과 함께 각 포지션에 서 보는 이벤트까지 마련해주었습니다. 시구는 라오 J 브라더스 투수 ‘투유’가, 시타는 라오 J 브라더스 주장인 ‘뻐’가, 시포는 제가 했습니다.

2년 만에 찾은 문학야구장. 감회가 새롭습니다.
라오 J 브라더스를 위해 구단 측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주었습니다.
이렇게 큰 전광판에 또 다시 비춰지는 날이 오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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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구와 시타, 시포를 라오 J 브라더스와 제가 함께 장식했습니다.

2년 만에 인천 문학구장을 다시 찾으니 감개무량했고 SK구단 측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습니다.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은 오늘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을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장식했는데요. 야구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소감을 물어보니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순간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라오스의 국가대표로서 한국 팀과 친선 야구 경기를 하게 됐을 때의 벅찬 자부심, 처음 경험해본 바다에서의 물놀이와 놀이동산, 따뜻한 한국 사람들…. 이 모든 것을 평생 잊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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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은 오늘 밤도 홈스테이 가정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요. 내일 오전 10시 비행기로 떠날 예정입니다. 후원과 협찬, 격려 보내주시고 여러모로 마음 써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일주일간 꿈만 같은 경험을 한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 더 큰 꿈을 품고 자라서 머지않은 미래에 라오스에도 아름다운 야구의 정신이 새겨지고, 새로운 역사가 쓰이길 기원합니다. 저 역시 너무 즐겁고 보람된 한 주였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이 모든 것을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라오 J 브라더스 한국방문에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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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 일정 마지막 날, SK 인천 문학구장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 선수가 열심히 수첩에 무언가 적으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게 보였습니다. 뭘 하는 것인지 통역을 통해 물었는데 정말 뭉클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 선수는 이번 일정에 함께하고 도와준 모든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국말로 옮겨 수첩에 적고 중얼거리며 외우고 있던 거였습니다.

‘한국 너무 좋아요. 한국 사람들 너무 좋아요. 라오스 돌아가기 싫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번 한국 방문이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짧은 방문이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꿈과 희망이 생겨났기를 소망하고, 라오스로 돌아가 그 땅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사진: 김상욱

‘헐크’ 이만수의 꿈 “야구로 받은 사랑, 야구로 갚겠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했던 이만수 前감독(SK 와이번스)이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펼치는 유소년 육성기. 라오스 판 ‘엘 시스테마’의 기적을 만들어가는 현장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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