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끈질긴 낙지

 

처음으로 산낙지를 먹었던 날을 기억한다. 어른들은 나에게 산낙지를 먹을줄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당연히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어른들은 산낙지 정도는 먹어야 어른이 된다고 했고, 어떤 분은 낙지를 젓가락에 둘둘 말아서 통째로 입에 집어 넣으시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나도 호기심에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 들었다. 그 촉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입 안에 들어오자 낙지들은 더 꿈틀거렸고, 몇 개의 빨판들은 입안에 붙었다. 입안 가득 꾸물거리는 불쾌감을 목구멍으로 넘겼다가는 사단이 날 것 같았다. 나는 결국 낙지를 삼키지 못했다. 그 뒤로 한참은 낙지를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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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은 낙지를 즐겨 먹는다. 누군가가 산낙지를 먹어보라며 내어준 음식 한 접시를 먹어본 이후 였다. 비록 이번에도 낙지들은 살아서 꾸물거리고 있었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면 모두 토막토막 잘라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토막난 낙지들은 제 아무리 꾸물거려도 쉬이 씹어 삼킬 수 있었고, 빨판이 들러 붙는다 한들 금새 떼어낼 수 있었다. 음식의 이름은 ‘낙지 탕탕이’라고 했다. 그 날 나는 그 자리에서 낙지를 통으로 먹어야 어른이 된다는 예전의 말씀들을 떠올려 보았다. 가끔 세상에는 과단하게 칼을 들어 토막내야 할 것들이 있다.

 

 

혼자 먹기 : 낙지

 

  1. 낙지는 신선할 수록 좋다. 그렇다고 무조건 살아있는 것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손질에 거부감이 있다면 죽은 것도 좋다.
  2. 낙지는 뻘에서 살기 때문에 빨판에 이물질이 있기가 쉽다.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밀가루를 뿌려 빨래를 빨듯이 바락바락 씻는 것이 좋다.
    밀가루를 뿌려 빨래를 빨듯이 바락바락 씻는 것이 좋다.
  3. 낙지는 오래 익힐 수록 심히 질겨진다. 익혀 먹는 경우에는 데치듯이 짧은 시간 익히는 편이 좋다.

 

낙지 레시피 : 낙지 탕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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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낙지 3 마리

참기름 한 큰 술 ~ 한 큰 술 반

대파 한 줄기 (혹은 쪽파 서너줄기)

통깨 한 큰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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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1. 낙지는 밀가루로 바락바락 씻어 준비하고, 머리는 뒤집어 내장을 제거한다.
  2.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잘라준다.
  3. 파는 다지고, 깨는 손으로 살짝 으깨어서 참기름과 함께 잘라진 낙지에 넣는다.
  4. 소금 반 작은 술 정도로 간을 한다.
  5. 계란 노른자를 얹어 내어도 좋고, 청양고추를 다져 넣어도 좋다.

 

/사진: 이지응

 

 

혼자서 먹고사는 일기 시즌2 혼자 살며 밥 해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더군다나 요리엔 어느 정도 밑천도 필요할진데, 혼자 사는 마당에 밑천 갖추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참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도,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주방을 가꿀 수 있었다. 이 일기들은 그런 경험과 기억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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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프리랜서 사진 작가. 26세. 사진과 영화, 음식을 사랑하며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사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해서 자유를 찾기 위한 방법 모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