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꿈꾸는 평생 업(業)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전 세계를 휘어잡을 날이 오길 바랍니다.”
지난 25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1기 입학식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말이다. 남경필 도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경기도가 만든 공유경제 플랫폼과 스타트업의 다양한 콜라보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제부터 우리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를 휩쓸 준비 됐습니까"
스타트업캠퍼스는 경기도가 판교 테크노밸리 내에 5만4075m²(약 1만6300평) 규모로 조성한 국내 최대 스타트업 전문 교육기관이다. 이날 입학식 행사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스타트업캠퍼스 총장), 허인정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이사장(스타트업캠퍼스 대표), 남경순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박근철 경기도의원, 곽재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남경필 지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청춘들을 격려하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 지사는 “외국 정치 리더들을 만나면 항상 스타트업캠퍼스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아시아의 훌륭한 젊은이들과 우리 선수들의 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무도 가르치지 않지만 모두가 가르침을 얻는 곳"
스타트업캠퍼스 초대총장을 맡게 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4차 산업혁명 움직임이 일고, 인간과 기계가 경쟁하는 시대가 됐지만 우리 교육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있다”며 현 시대의 교육시스템을 지적했다.
김 의장은 “세상을 움직이는 게임의 룰이 바뀌었으면 젊은이들이 업을 찾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배우려는 자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스타트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이들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식 전달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교육 이념은 캠퍼스 곳곳에 배어 있다. 이곳에는 학생과 선생이라는 호칭이 없다. 학생 대신에 선수, 선생 대신에 코치로 일컬어진다. 학생들이 직접 운동장을 뛰는 플레이어(Player)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관계는 호칭에서도 드러난다. 선수들은 코치의 이름 대신 닉네임을 부른다. ‘김범수 총장님’ 대신 ‘브라이언’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16주 동안 진행되는 커리큘럼 역시 주입식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이 프로젝트 위주의 실습 교육이다. 공통역량 과정은 ▲비즈니스 ▲마인드업 ▲인사이트 ▲저널리즘투어 ▲소셜미션 등으로 구성돼 있고, 심화과정은 ▲사회문제에 대한 다각적 이해로 사회에서 원하는 직업을 찾는 ‘소셜 이노베이션 랩’ ▲문화 관련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크리에이터스 이노베이션 랩’ ▲푸드 창업 이론과 실습으로 구성된 ‘라이프 이노베이션 랩’ ▲IT기술과 협업을 통해 흥미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인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 등 4개 분야 나뉘어 진행된다.
이날 입학식도 평범하지 않았다. 특히 남경필 지사가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해 선수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카톡 콘서트’는 입학식의 하이라이트. 선수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즉석으로 남 지사에게 질문을 던지고 무대에서 대답하는 식인데, ‘인생을 바꾼 선택이 무엇이었나?’, ‘정책 반대편에 있는 분을 어떻게 설득하나’ 등 다채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남 지사는 “정책 반대파를 어떻게 설득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반대편의 목표를 알고, 목표에 맞도록 권력을 나누면 되는 일”이라고 말해 선수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입학식에 참석한 최범근 선수(디지털 랩)는 “정치인은 딱딱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편견이 깨졌다”면서 “오늘 남 지사님이 소통하는 걸 보면서, 전혀 다른 방식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순형 선수(라이프 랩)는 “조금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캠퍼스에 들어왔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경기도의 비전과 방향성을 들으면서 ‘정말 잘 왔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스타트업캠퍼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