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치는 거랑 비슷한데 훨씬 쉽고 재미있어요!”
김규리(9·은빛초 3학년) 친구의 말입니다.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자 셔틀콕이 힘차게 네트 위를 날아갑니다. 두 명이 한 팀이 되어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마치 배드민턴 복식 경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10월 12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은빛초등학교에서는 특별한 체육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앞에는 네트와 셔틀콕, 그리고 탁구 라켓이 놓였는데요. 오늘 배울 운동은 뉴스포츠의 종목 중 하나인 ‘핸들러’입니다. 뉴 스포츠란 어린이, 노인, 장애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존의 종목을 안전하게 변형하거나 결합해 만든 스포츠를 말합니다.
핸들러은 탁구와 배드민턴을 결합한 뉴스포츠입니다. 규칙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배드민턴과 거의 똑같지만, 커다란 라켓 대신 작은 탁구 라켓을 사용하는 종목입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다치거나 빗나갈 걱정 없이 마음껏 상대방에게 ‘서브’를 합니다.
승패보다 ‘협력’ 중시하는 뉴스포츠 교육
‘뉴스킨 뉴스포츠스쿨’은 뉴스킨코리아의 ‘CREATING SMILES' 캠페인의 일환으로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주관하고 그린아워가 협력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수업은 9~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요. 한창 뛰어놀고 성장할 시기에 놓인 이들이 체육 시간을 더욱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지난 8월부터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4개 초등학교 선정, 주 1회 40분 씩 정규 수업 시간에 편성돼 뉴스포츠(핸들러, 협동 바운스, 플라잉 디스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체육관에 수업을 시작하는 종이 울리자 신나게 뛰어놀던 아이들이 두 선생님 앞으로 일사불란하게 모입니다. 오늘 배울 핸들러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을 듣기 위함입니다. 이어지는 팀 편성 시간, 대부분 같은 성별의 친구끼리 팀을 짜는 모습이지만 그중에 몇몇 혼성팀도 보입니다. 철없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어버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네요.
뉴스포츠는 승패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스포츠가 점수를 내는 것에 맞춰져 있다면, 뉴 스포츠는 아이들이 참여하고 협력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날 경기도 팀 당 여섯 명씩, 총 세 개 팀을 이루어 진행됐습니다. 두 팀이 경기하면 나머지 한 팀이 심판을 봐 주는 방식이었는데요. 한쪽에서는 아직 라켓이 손에 익지 않은 친구들이 선생님과 함께 셔틀콕을 다루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연달아 하늘 높이 셔틀콕을 쳐올리며 각종 기술을 연습합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까불대던 아이들이 사뭇 진지해집니다. 상대 팀에서 어느 방향으로 서브를 넣을지 기다리는 모습에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경기는 먼저 10점을 따내는 팀이 승리. 아이들은 선생님이 알려준 대로 서로 ‘콜’을 외치며 때론 앞에서, 때론 뒤에서 상대편 친구들의 공격을 받아냈습니다.
“상대편 아이들이 연습을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서브만 잘했으면 저희가 이길 수 있었을 거예요!”
3학년 여울반의 서효주(9) 친구는 상대 팀에게 5대 10으로 졌지만 그래도 즐거운 모습입니다. 그는 “배드민턴 치는 것과 비슷한데 훨씬 쉽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성별, 성장 정도에 관계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승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뉴스포츠도 ‘스포츠’인 만큼 승패는 갈립니다. 하지만 다른 종목들처럼 체격 조건이 좋은 쪽만이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성장기에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특히 적합한 체육교육인데요.
이날 수업을 진행한 천혜진(23) 선생님은 “보통의 구기 종목은 덩치 큰 남자아이들이 중심을 이루지만, 여기서는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이기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성별이나 성장 정도에 관계없이 모두 체육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뉴스포츠를 가르치는 이유입니다.
뉴스킨 뉴스포츠스쿨은 앞으로도 더욱 많은 학교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교육에 참여한 학교에는 교육이 끝난 후에도 아이들이 계속 뉴스포츠를 하나의 문화로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종목의 교구재가 기증됩니다. 많은 아이들이 앞으로도 즐겁게 뛰놀고 더욱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