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만큼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게 대부분의 마음이다. 그 사람이 좋아할만한 일, 필요로 하는 것, 하고 싶어 하는 것 가리지 않고 말이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행동까지 해보았는가?
오늘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랑의 힘에 대해 소개해볼까 한다. 하늘에 별도 따다주고 싶을 정도인데, 그 사람을 위해서 세상에 없던 물건 하나 만들어내는 것도 못해줄까? 사랑의 힘은 그렇게 대단하다. 여기 넘쳐나는 사랑덕분에 탄생한 것이 있다. 바로 일회용 밴드다.
실제로 일회용 밴드를 개발한 회사는 지금도 유명한 존슨&존슨 회사이다. 하지만 이는 회사의 성과가 아니라 회사 구성원 중 한 개인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존슨&존슨사의 부사장 자리까지 역임했던 얼 딕슨(Earle Dickson)의 까마득한 사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0년, 얼 딕슨은 아내 조세핀 딕슨(Josephine Dickson)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걱정거리가 있었다. 지극히도 사랑하는 아내는 덜렁거리는 성격 탓에 집안 살림을 하면서 다치기 부지기수였다. 특히 자주 손을 베였고, 그 때마다 얼 딕슨이 아내의 상처에 거즈와 테이프를 붙여서 치료해주었다.
얼은 능숙하게 상처에 테이핑을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직장에 출근하고 아내가 혼자 있을 때였다. 손을 다친 상태에서 혼자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쓸쓸하게 거즈를 붙이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얼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걱정으로 가득했다. 아내가 혼자서도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 일회용 밴드의 시초다. 얼이 외과용 테이프에 거즈를 접어 붙여 놓은 것. 그러나 한 번 붙여놓으면 보관과 접착력의 유지가 문제였다. 얼은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고, 크리놀린이라는 매끈한 섬유를 소독해 접착면에 붙여놓으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내를 향한 애정이 듬뿍 담긴 발명품인 셈. 얼의 아내 조세핀은 밴드를 볼 때마다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존슨&존슨의 회장은 얼 딕슨을 설득했다. 얼의 발명품을 회사의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길 원한 것이다. 얼은 상품화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망설였지만, 결국 승낙했고 ‘밴드 에이드’라는 상품으로 출시되었다.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고, 존슨&존슨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얼 딕슨이 회사 부사장의 자리까지 간 게 이 밴드 에이드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일회용 밴드가 처음 들어온 것은 이로부터 42년 후의 일이다. 1962년 밴드 에이드를 카피해 ‘대일밴드’가 시중에 나왔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들 일회용 밴드를 대일밴드라고 부르게 되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그 필요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생겨나겠지만,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만큼이나 아름다운 발명이 또 있을까. 얼은 천국에서도 이렇게 외칠 것 같다. 사랑이야 말로 발명의 어머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