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칭칭나네~
세미나 칭칭나네~
2017.02.24 13:21 by 시골교사

대학원의 꽃은 역시 ‘세미나(seminar)’. 하지만 참여가 생각보다 쉽진 않다. 신청에 조건이 붙는데다, 인기 있는 세미나의 경우는 경쟁도 심하다. 대부분의 세미나는 참여 전에 요구하는 이수 과목이 있다. 이 조건이 채워져야 신청을 할 수 있고, 신청을 했다 해도 참석여부는 미지수다. 경쟁률이 높은 세미나의 경우 1차 기준은 점수다. 이 때문에 어중간한 점수를 받은 유학생들에게 유명한 교수의 세미나는 ‘언감생심’이다.

(사진:garagestock/shutterstock.com)

 

| 세미나 수업의 진행 과정

신청은 인터넷으로 하는데, 교수가 세미나 계획서에 올려놓은 10여개의 소주제 중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학생 의사를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 주제에 몰리면 담당 조교가 인원을 조절한다. 그런 경우는 본인이 원치 않은 주제를 공부해야 한다.

세미나 참여 인원은 30명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보고서는 혼자 쓰는 게 일반적이다. 한 주제를 놓고 보통은 세 명이 각각 다른 관점에서 쓰다 보니, 다양한 관찰과 해석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세미나가 열리기 전까진 누가 무슨 주제로 쓰는지 알지 못한다.

주제가 주어지면 15장짜리 분량(참고문헌 제외)의 세미나 보고서를 정해진 기간 안에 써야한다. 통상 두 달 정도가 주어진다. 작성 후 교정까지 받아야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선 이 시간적 압박이 굉장한 스트레스다. 독일 학생들보다 최소 한 주 전에 쓰기를 마쳐야 교정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미나 진행은 지도교수와 박사과정의 조교가 함께 한다. 조교가 먼저 학생들에게 세미나 주제를 정해주고,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사전에 목차가 잘 세워졌는지, 발표 내용이 잘 정리 되었는지를 확인해 준다. 보다 알찬 세미나의 진행을 위해서다.

세미나 보고서 제출 후, 발표를 한 주 정도 앞두면 누가 나와 같은 주제를 갖고 썼는지 공개된다. 그러면 같은 주제를 가진 학생끼리 만나 발표할 분량을 나눈다. 세미나 참여 인원이 많으면 발표분량이 그만큼 쪼개지기 때문에 부담이 줄지만, 간혹 인원이 적은 세미나는 혼자 그 몫을 감당해야 한다. 통상 혼자 하게 되면 30분, 셋이 나눠하면 10분 정도의 분량으로 발표한다. 보통 하루에서 이틀 정도 진행하는데, 학교 부속리조트 같은 데서 1박2일로 치르는 경우도 있다.

식당에서도 세미나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사진:시골교사)

 

| 피해갈 수 없는 영어

세미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영어실력이다. 영어로 진행되는 세미나가 많은데다, 교재와 참고문헌 역시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교수는 보고서와 발표까지 영어로 요구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미나의 주제는 주로 국제 경제 학술지에 영어로 실린, 따끈따끈한 최신판 논문 내용을 분석하는 것이 많다. 모두 저명한 경제학 교수들이 쓴 것으로 본문만 15쪽 정도의 분량이다. 말이 15쪽이지, 전공에 대한 탄탄한 기본지식과 이론 없이는 그보다 몇 단계 발전된 새로운 연구 내용을 혼자 이해하고 분석해내기 쉽지 않다.

어렵다. 영어는(사진:TungCheung/shutterstock.com)

한국에서 대학 1학년 수준의 교양영어를 끝으로 영어공부를 덮어 버린 내게 영어라니. 이제 독일어에 익숙해졌다 싶었는데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또 영어라니…

실제로 영어사전 없이는 세미나 수업을 들을 수조차 없었다. 칠판에 쓰인 내용을 베끼면서 그 때 그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재빨리 영어 사전을 뒤적여야 했다. 그러다 한순간 주변이 조용해지는 것을 느껴 돌아보면, 사전 넘기는 소리에 짜증난 시선들이 일제히 나를 보고 있는 걸 발견한다. 그 때의 무안함이라니! 그러나 어쩌랴? 영어랑 다시 싸워야 살아남는 걸!

하지만 학점을 빨리 따야하는 내 입장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그 괴로운 영어를 다시 붙들고 싸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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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머리 질끈 동여 맨 여대생

개인적으로 화장을 잘 안하는 편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색조화장을 해본 적이 거의 없죠. 그런 쪽에 별 관심이 없었고, 쌩얼에 대한 자신감도 나름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젊을 땐 맨 얼굴로 나가도 ‘피부 좋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죠. 물론 지금은 “이젠 화장 좀 해야지?”라는 말이 솔솔 들려오긴 하지만.

 이런 내게 이곳 여대생들의 모습은 큰 동질감을 주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 여대생들과 비교해 놀라움 그 자체란 얘기죠. 대부분 생머리 질끈 동여맨 헤어스타일에 청바지 차림이 전부입니다. 화장도 하지 않죠. 학교 다니는 동안 색조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는 여학생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예쁜 얼굴에 좀 꾸미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죠. 파마하는 경우도 보기 어렵습니다. 무언가 인위적인 것을 머리든, 얼굴이든 갖다 대지 않습니다. 

독일대학생들의 일반적인 복장(사진:시골교사)

 복장은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100% 청바지 차림입니다. 책가방도 다양하지 않죠. 대부분 학생들이 비스무리한 백팩을 맵니다. 핸드백에 잔뜩 멋을 부리고 다니는 것은 대도시에서 온 중국 여학생들뿐이죠. 그런 화려한 차림은 이곳 학생들에게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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