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죠? 오늘 집에서 한잔
괜찮죠? 오늘 집에서 한잔
2017.03.07 09:35 by 쉬운 남자

지난 주, 기린맥주의 이치방 치보리에 이어, 이번엔 일본의 대표 맥주 아사히의 광고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사히하면 역시 최고의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하는 ‘슈퍼 드라이’죠.

하지만 이는 너무 많이 알려진 내용이라, 조금 생소한 클리어 아사히를 살펴볼까 합니다.

클리어 아사히는 ‘제3맥주’라 불리우지만, 실제로는 맥(麥)이 함유되지 않아 맥주가 아니다. (사진: 아사히 맥주 일본 홈페이지)

일본 맥주는 크게 본다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맥아의 비율이 75%가 넘는 일반 맥주, 75% 미만인 발포주, 그리고 맥아와 보리가 아닌 다른 재료로 만든 제 3 맥주(신장르) 등입니다.

이러한 분류는 차별적인 세율로 인해 분화된 카테고리로서 오랜 기간을 거쳐 일본 시장에서 자리잡아 왔습니다. 오늘 살펴볼 클리어 아사히는 이 분류에서 제 3맥주에 속하는 주류로서, 쉽게 표현하자면 ‘덜 쓴 맥주’입니다.

귀소본능을 자극하는 클리어 아사히

2017년 카피 ‘괜찮죠 집에서 한잔’ (좌), 2016년 카피 ‘오늘은 클리어가 기다린다’ (우) (사진: 아사히 맥주 일본 유튜브)

이번 2017년 클리어 아사히의 카피는 ‘괜찮죠 집에서 한잔’입니다. 바로 이전의 카피는  ‘오늘은 클리어가 기다린다’였고요. 이전에 다뤘던 기린 맥주의 이치방 치보리와는 또 다른 접근법으로서 아사히만의 색깔을 보여줍니다. 맥주에 ‘휴식’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하려 다분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엔 국내에서도 혼밥혼술의 트렌드가 점차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이런 스타일의 맥주 광고들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맥주는 거들뿐…

 

 

만두광고일까… 맥주 광고일까...

한국과 일본은 사회, 문화, 경제 구조 등의 유사성으로 인해, 트렌드에 있어서도 유사한 모습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 중 하나로 먹방, 쿡방 등의 유행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심야식당>, <고독한 미식가>등의 드라마가 주목을 받아온 것처럼, 한국에서도 tvN<수요미식회>, JTBC<냉장고를 부탁해> 등 음식, 요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가 큰 인기를 끌었죠. 이에 대한 반영으로 맥주 광고에서도 음식이 나오는 장면들이 점점 많아지고, 표현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죠. 이쯤 되면 맥주가 먹고 싶어서 안주를 먹는지, 안주가 먹고 싶어 맥주를 먹는지 헷갈릴 지경입니다만, 결국 맥주를 먹는다는 건 똑같죠.

맥주는 진정한 어른의 음료이니라

 

 

아사히 맥주의 제 3맥주 대표 광고 모델들을 모아놓고 보니 진짜 어른들만 있는 것 같다.

클리어 아사히의 광고의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광고에 등장하는 4가지 캐릭터가 모두 직장인과 주부 등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이죠. 한 명쯤은 대학생으로 설정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과감하게 대학생층을 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20여년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아사히 슈퍼 드라이가 이미 20대 초반 연령층에게 충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 그리고 20대 초반 연령층은 제 3맥주보다는 하이볼(칵테일류) 혹은 츄하이(과일소주류) 쪽으로 수요가 집중되어 있다는 분석 등입니다.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광고주 입장에서 볼 땐 꽤 과감한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모녀에서 딸의 역할을 맡은 츠바사 혼다는 이전 광고에서는 직장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클리어 아사히의 광고 중 베스트를 뽑으라면 이 광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의 맥주 광고는 계절에 따라 광고를 다르게 내보내며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오고 있습니다. 위의 영상은 2016년 겨울에 공개된 광고로 가장 ‘클리어 아사히’스럽게 겨울을 표현해냈습니다.

사무이(춥다: さむい), 아츠이(あつい:뜨겁다)만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겨울이라는 계절에 뜨거움을 통한 시원함을 꽤 근사하게 전달합니다. 기린맥주의 이치방 시보리가 배우를 잘 활용하는 매력이 있었다면, 클리어 아사히는 맥주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표현력을 가졌습니다. 오늘 저녁은 왠지 맥주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심히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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