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춤추게 한 건 관심이었다
고래를 춤추게 한 건 관심이었다
2017.05.31 16:20 by 스타트業캠퍼스
(출처: shutterstock.com/Suchkova Anna)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이 있다. 잘하는 부분을 인정해주면 그가 가진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연 칭찬만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어릴 적 오락실에서 연승을 이어가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그런데 만약 아무도 없는 오락실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기록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오락실에서 느꼈던 기쁨의 근본은 점수에 대한 성취감이었을까, 내 게임을 봐주는 사람들의 관심이었을까?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도 칭찬 그 자체라기보다는 '칭찬했던 이의 관심’은 아니었나. 관심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우리의 삶을 흔드는 것일까?

d2

‘관심’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마음이 끌린다'는 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는 요즘 사용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우리는 더 근본적인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단국대학교 심리상담센터 류다혜 전임상담원을 찾았다.

“관심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구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서로를 더 친밀하게 느끼게 해주는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류다혜 상담원은 “관심은 마음이 끌린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는 윤활유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관심을 갖고, 또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 류다혜 상담원은 “각자가 갖고 있는 삶의 방식과 경험이 그 모습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환경에 따라 그 관심을 드러내는 방식과 형식이 달라진다는 것.

종종 그 욕구가 잘못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폭력성, 자학성, 노출 등으로 관심을 갈구하는 행위가 그 예다. 류다혜 상담원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벌어지는 틈을 더 강한 자극으로 풀어내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하는데요. 내가 바라는 이상향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너무 큰데,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자극성을 이용한다고 봅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결핍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 고통은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씬 큰 것이죠.”(류다혜 상담원)

류다혜 상담원(오른쪽)은 관심은 관계를 이어주는 윤활유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어떤 원인 때문에 잘못된 관심을 추구하는 것일까. 물론 개인마다 다른 배경을 갖고 있겠지만, 전문가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로 ‘가족 간에 대물림되는 문화적 형질’. 자신의 아버지가 술을 먹고 자식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면 자식 역시 똑같은 폭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타인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줬던 순간을 기억하고 그것을 점점 강화해나가는 경우’. 양치기 소년이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외칠 때, 사람들이 취했던 반응이 재미있어 더 심하고 치밀하게 거짓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은 ‘자신의 존재를 계속해서 증명받고 싶어 하는 욕구’다. 자신이 남들에 비해 못났다고 느껴질 때, 개인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자 남들이 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잘못된 방법으로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모종의 아픔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관심의 근본적인 목적은 사회에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감을 강조하고,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데에 있다.

관심에 대한 욕구는 주로 극단적인 상황들로 비치기 때문에 아주 특별한 상황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사실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류다혜 상담원은 자신이 직접 상담했던 사례를 들려주었다.

“친구들 앞에서 습관적으로 옷을 벗는 초등학생과 상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옷을 벗으니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쳐다봐주고 웃으며 놀렸다고 이야기했어요. 이런 부정적인 시선조차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라고 느낀다는 거죠.”

현대 사회는 점점 개인이 중심이 되는, 타인과의 교류가 적어지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타인으로부터 받는 관심이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되는 필수적 요소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적절한 방식으로 관심을 받고, 표현하는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가정에서 자존감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그리고 각 교육기관이 정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사회에 부족한 긍정적인 관심 에너지를 채워줄 장치가 필요한 시대다.

 

/글: 윤정원·차원식·최지인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주목할만한 초기 스타트업을 꼽는 '혁신의숲 어워즈'가 17일 대장정을 시작했다. 어워즈의 1차 후보 스타트업 30개 사를 전격 공개한 것. ‘혁신의숲 어워즈’...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