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안전, 생명의 소중함…“체험 통해 느끼고 배워요”
재난, 안전, 생명의 소중함…“체험 통해 느끼고 배워요”
재난, 안전, 생명의 소중함…“체험 통해 느끼고 배워요”
2015.12.01 08:23 by 조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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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여기 뭐 하러 왔어요?” “안! 전! 체! 험!”   지난 11월 17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희망브리지 재해구호물류센터. 2층 교육장이 떠나갈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재해구호물류센터는 재난 발생 시 피해이웃에게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각종 재해구호세트와 구호물품을 비축해두고 있는 곳인데요. 이날은 특별한 손님을 맞았습니다. 바로 파주 금촌초등학교 2학년 74명의 어린이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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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브리지는 기후변화로 매년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재난‧재해 상황을 인지하고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어린이 재난안전 현장체험학습’을 개최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후원으로 진행된 본 프로그램은 참가 아동들의 집중력과 흥미를 고려해 재해구호물류센터 견학 및 구호키트 제작, 재난 예방 인형극 관람, 응급처치 교육 등 체험활동 위주로 구성했습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 달간, 경기 북부지역 8개 초등학교 570여명의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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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해구호물품의 출동기지! 구석구석 둘러본 파주재해구호물류센터

  대지면적 1만여평, 건축물 연면적 1600여평에 달하는 재해구호물류센터에는 안팎으로 재난‧재해 시 전달될 구호물품 및 시설물이 비축되어 있습니다. 참가 아동들은 박현민 파주재해구호물류센터 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물품들이 각각의 재난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체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고사리손을 마주 잡고 들어가 봤던 임시주거시설은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2013년 울산 산불, 2014년 부산 기장군 수해 당시 지원됐던 시설입니다. 이 외에도 물류센터 내에 높이 쌓여 있는 각종 구호품 상자들이 친구들을 맞았습니다.  

| 희망브리지의 임시주거시설(사진 윗줄)과 세탁구호차량(사진 아랫줄)을 둘러보는 금촌초등학교 2학년 친구들

“하나, 둘, 셋, 넷…. 우와, 차 안에 세탁기가 엄청 많이 들었어!”   특히 아이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세탁구호차량이었습니다. 세탁구호차량은 7.5t 차량 내부에 20kg급 세탁기와 건조기 3대씩을 장착하고 있는 거대한 이동식 세탁소인데요. 특히 수해현장에서 흙탕물에 오염된 이불 등 부피가 큰 빨래를 신속히 처리하는 특기를 가졌지요. 차량 내부를 둘러보며 무엇이 세탁기고 건조기인지 서로 옥신각신 하는가 하면, “우리집 것보다 훨씬 커!”라며 신기해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 ‘구호물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지?’ 희망브리지의 구호키트 구성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물류센터 견학은 단지 보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구호키트를 직접 제작해보며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어떤 물품들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더 슬퍼지겠죠?” 박현민 소장의 말에 진지하게 키트 제작에 임하는 친구들입니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줄지어 늘어서서는 박스 안에 담요, 활동복, 우비, 세면도구 등 구호물품을 정성스레 담았는데요. 작업이 어려운 친구들을 서로 돕는 건 기본. 자기 덩치만한 구호키트를 씩씩하게 옮기는 아이들도 있는가 하면, 친구들이 만든 상자가 차곡차곡 쌓일 수 있도록 정리하는 모습을 보인 친구도 있었습니다. 겉옷까지 벗어던지고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안성빈군은 “하나도 안 힘들고, 뿌듯했어요!”라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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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감 넘치는 모의 화재상황, “긴장됐지만 다음엔 잘 할 수 있어요!”

 한편, 물류센터 밖에서는 이동 재난체험차량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재난체험차량은 5톤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화재 예방 및 화재 시 대피방법을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어두운 차량 내부, 미끄럼틀‧장난감공과 같은 장애물, 후각을 자극하는 연기 등의 장치가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이 교육은 경기도 의정부소방서의 협조를 받아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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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험차량 밖으로까지 연기가 새어나오는 통에 줄 서서 대기하는 아이들은 하나 둘 긴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손을 맞잡고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고, 벌써부터 한쪽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준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2인 1조로 진행한 체험 교육의 소요시간은 대략 1분 남짓. 대부분 잘 빠져나왔지만, 안에서 3분이나 헤맸던 이재빈군은 무사히 나와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지그재그로 돼 있는데 앞이 안 보여서 긴장됐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만약에 진짜로 불이 나면 옷이나 수건을 물에 적셔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제법 씩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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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으로 안전수칙 배워요” ‘구리’와 함께 떠난 안전여행

  오전 체험학습의 마지막 시간은 인형극 관람으로 꾸며졌습니다. 인형극의 제목은 ‘구리의 안전여행’. 어린이 재해예방 창작인형극입니다. 올해 봄부터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등 전국의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문화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이날 극단 ‘동화가 꽃피는 나무’ 단원들이 사실감 넘치는 인형극으로 금촌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 ‘구리의 안전여행’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재해예방 창작인형극입니다.

  동물 너구리를 차용한 캐릭터인 주인공 ‘구리’가 상상 속에서 괴물 ‘물괴’, 히어로 ‘부기맨’ 등의 캐릭터와 함께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쓰레기로부터 힘을 얻는 물괴는 홍수, 태풍, 폭염 등 다양한 재난상황을 연출하는 극복의 대상입니다.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각종 자연재해의 위력을 더욱 강력하게 하는 현실과 대응됩니다. 태풍이 오면 집 안에서 뉴스를 청취하고, 비상시를 대비해 안전배낭을 챙기고, 화재가 났을 때는 바닥에 엎드려 연기를 마시지 않고…. 극 중 캐릭터들의 연기를 보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은 재난 발생 시 행동요령을 자연스레 익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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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조그만 손, 이다음엔 사람을 살리는 손으로… 뜨거운 열기 가득했던 응급처치교육 

  어린이 재난안전 현장체험학습의 마지막 순서는 응급처치교육이었습니다. 파주소방서의 이길운 소방관이 직접 교육에 나섰는데요. 각종 시청각자료와 심폐소생술용 상반신인형 ‘애니 및 제세동기’ 등을 활용한 강의와 실습에 친구들은 이날 중 가장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습니다.   응급처치교육은 초등학교 2학년인 대상자의 연령대를 고려해,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영상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내용이 언급되었는데, 이길운 소방관이 가장 강조한 것은 “119에 신고할 때, 지금 어디에 있는지 주소나 위치를 반드시 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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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를 활용한 심폐소생술교육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다 “저요, 저요!”를 외치며 직접 실습해보길 희망했습니다. 결국 70여 명의 아동모두가 가슴압박 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아직 신체적 발달이 덜해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직접 실시하는 것은 힘든 일이겠지요. 하지만 어릴 적부터 심폐소생술의 개념과 올바른 실시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김하섬 군은 벌써부터 “엄마랑 아빠가 아프면 내가 살릴 수 있어요!”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오늘의 경험으로, 이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남의 생명을 살리는 ‘안전짱 친구들’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 아직은 서툰 손길이지만,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한 학생들입니다.

  “연기 나는 차는 무서웠지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선물상자에 수염 깎는 거랑 덮는 거랑 까는 거, 비옷 넣는 거도 재미있었고 세탁기 차도 재밌었어요!”   김이빈양은 이날 했던 모든 게 재밌었다고 하는데요. 돌아가는 길에 재해구호물류센터 곳곳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전교육에 추억까지 한 아름 선사한 어린이 재난안전 현장체험학습. 금촌초등학교 윤미순 선생님은 “현장체험학습의 진정한 의미를 살린 교육이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심폐소생술 교육에 아이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설 줄 몰랐어요. 재난교육을 흥미롭게 재구성한 인형극도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재해구호물품을 직접 접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했는데, 어렴풋하게나마 ‘이런 것들이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구나’하고 느꼈을 것 같아요. 그런 남을 돕는 마음, 그리고 여기서 배운 안전에 대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잊지 않고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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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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