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옵니다. 꽃샘추위와 황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사막과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나 황토, 먼지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날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미세 먼지가 신체 내에 들어오면 각종 질병을 낳는 무서운 재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봄이 찾아오기도 전에 황사가 먼저 한반도를 덮쳤습니다. 2월22일 올해 처음으로 황사주의보가 발령됐고 같은 날 오후에는 한 단계 격상된 황사경보가 발령됐습니다. 겨울에 황사특보가 발효된 것은 2010년 12월 이후 무려 4년 2개월만의 일입니다. 이날 황사로 인해 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단위㎍/㎥)가 백령도는 948㎍에 달했으며, 강화 285㎍, 천안 199㎍, 군산 183㎍, 서울 173㎍이었습니다.
짙은 황사의 원인은 발원 지역의 고온 건조한 기후 때문입니다. 지난 겨울 주요 황사발원지인 몽골 및 중국북부지역의 눈 덮임이 평소보다 적었고 2월 고온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황사 발생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황사가 우리나라에 위치한 고기압 하강기류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정체되면서 짙은 황사가 나타나게 된 거지요.
지구 온난화로 더욱 빨라지는 황사 발생기상청에 따르면 올 봄 황사 발생일수는 5.2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주변으로 남동~남서기류가 나타나면서 황사가 유입되기 어려운 기류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황사 발생은 최근 불거진 문제는 아닙니다. 삼국사기에는 서기174년인 신라 아달라왕 21년 황사를 의미하는 우토(雨土)가 발생했다고 적혀있고, 이후에도 사우, 황사우 등의 표현으로 황사현상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사 관측을 살펴보면 특기할 만한 특징이 보이는데 황사 발생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평년(1981년~2010년) 기록에 따르면 3월 1.8일, 4월 2.4일, 5월 1.0일간 황사가 발생했으나, 최근 10년 기록인 2005년부터 2014년 관측 결과를 살펴보면 3월 2.3일, 4월 1.5일, 5월 1.5일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사 발생 시기가 앞당겨진 이유 중 하나로 지구 온난화가 꼽힙니다. 온난화로 인해 황사 주요 발원지인 몽골과 중국의 눈 녹는 시기가 빨라지고 사막화 지역이 넓어지면서 황사 발원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상청 역시 황사 유입이 어려운 기류 조건이 완성됐다고 예측하면서도 황사 발원지에서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고 고온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경우 북서풍을 타고 황사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황사가 위협적인 이유는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황사는 석영,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 납 등으로 구성된 흙먼지가 주성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10㎛ 정도 크기의 미세먼지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 미세먼지가 걸러지지 않고 기도나 폐로 직접 들어가면 가래나 염증을 일으키고, 기관지 벽을 헐게 하고 협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때문에 황사가 발생하면 일단 외출을 삼가야합니다. 기상청과 TV, 라디오 매체를 통해 황사발생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대비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 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챙겨야 합니다. 이때 일반 마스크가 아닌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황사방지용 마스크는 부직포가 여러 겹 겹쳐있어 미세먼지 차단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올해는 2월에 황사특보가 발령되면서 이미 황사 관련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태입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황사마스크의 판매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343% 증가했다고 합니다. 황사 관련 소형가전의 판매도 크게 늘었습니다. 필터식 공기청정기는 71%, 음이온식 제균기는 26%가 늘었습니다.
눈을 보호하려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에 가려움이 느껴질 때에는 손으로 비비지 말고 인공누액을 챙겨 점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는 창문을 닫고, 황사에 노출된 채소, 과일 등 농수산물은 충분히 세척 후 섭취해야 합니다. 조리 시에도 손 씻기 등 철저한 위생 관리로 2차 오염을 방지해야 합니다. 황사특보가 해제되면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고, 황사에 노출된 물품은 세척 후 사용해야 가족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양치질은 물론 손과 발, 코 등 곳곳을 세안하는데, 이때 지나치게 뜨거운 물보다는 따뜻한 물로 세안하고 보습제를 꼭 발라줘야 합니다. 물을 자주 마셔 미세먼지로 인한 중금속을 소변을 통해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녹차, 미나리, 마늘 등 해독작용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황사가 발생하면 외출을 자제하느라 운동을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 몸은 운동량이 적어질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실내에서도 꾸준히 운동을 해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