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를 빚는 데는 손이 많이 간다. 일일이 재료를 다지고 데치고 으깬 후에 물기를 짜내야 하고, 만두피가 터지지 않도록 곱게 빚기를 수 십 번 하고 나서야 겨우 맛볼 수 있는 것이 만두다. 그래서 만두는 가족의 음식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소를 비비고, 만두피를 떼고, 만두를 빚고, 큰 솥에 쪄서 먹는 그런 음식. 그래서 이맘때면 만둣국이 그립다. 학업에 혹은 생활에 치여서 홀로 남은 사람, 심지어는 집이 싫어 혼자 남은 사람이더라도 만둣국은 괜히 그리운 음식이다.
그래서 비록 좁고 번잡하더라도 원룸방에 모여 만두를 빚는 일은 특별한 일이다. 한 집에서 나고 자란 가족은 아니지만, 각각의 사연을 달고 모여 만두를 빚는다. 어떤 만두는 동글동글 마냥 곱고, 어떤 만두는 시골집 할머니 만두처럼 투박하다. 물론 어색한 손놀림에 터져버린 만두도 있지만, 어차피 한 솥에 삶아서 나눠먹으면 그만이다. 그렇게 만둣국을 나눠먹으며 서로를 달래는 이들은 잠깐이나마 가족이 된다. 한 집에서 나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아니 어쩌면 함께 나고 자라지 않았기에 그들은 더 애틋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재료
(만두 8-9인분 기준)
간 돼지고기 한 근
두부 한 모
말린 표고버섯 4개
숙주나물 500g
부추 한 줌
당면 한 줌
마늘 네 알
생강 1/3 알
만두피 800g
레시피
1.두부는 칼등으로 으깬 뒤, 면보에 싸서 물기를 짜놓는다.
TIP 재료에 물기가 많으면 소가 질어져서 만두를 만들기 힘들어진다.
2. 숙주나물은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 뒤, 면보에 싸서 물기를 짜낸 후 다져놓는다.
3. 부추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썰어놓는다.
4. 당면은 물에 30분 정도 불렸다가 끓는 물에 2분 정도 삶고, 찬 물에 헹궈 식힌 후 면보에 싸서 물기를 빼고 다져놓는다.
5. 말린 표고버섯은 물에 불렸다가 다진 후 면보에 싸서 물기를 짜낸다.
6. 마늘과 생강은 강판에 곱게 간다.재료들을 돼지고기와 함께 큰 그릇에 넣고 고루 섞어준다.
7. 간장 두 큰술, 소금과 후추 약간, 그리고 참기름 약간으로 간을 한 뒤 소를 잘 섞어준다.
TIP 생고기가 들어가 간을 보기 어려울 때에는 소를 조금 덜어 후라이팬에 지져서 맛을 본다.
8. 만두피에 소를 한 큰술씩 얹어서 만두모양을 만든다.
TIP 만두피를 반으로 접어 반달모양을 만든 뒤, 양 끝을 잡고 반달의 평평한 쪽으로 잡아당겨 붙이면 아기모자 모양의 만두가 완성된다.
9. 찜기에 15분 정도 쪄낸 후, 양념간장과 함께 내거나 만둣국으로 낸다.
TIP 양념간장은 진간장에 식초, 고추가루, 설탕을 넣어 만들면 간편하고 좋다.
TIP 만둣국으로 낼 때에는 사골육수 혹은 멸치육수에 낸다. 고명으로 계란지단이나 대파 썬 것을 올리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