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주간을 가다① ‘사회적기업 우수상품전’
사회적경제 주간을 가다① ‘사회적기업 우수상품전’
사회적경제 주간을 가다① ‘사회적기업 우수상품전’
2014.07.11 22:45 by 더퍼스트미디어
지난 1일, 63빌딩의 컨벤션센터에 구수한 된장 냄새가 퍼졌다. 홀 안에선 총 30여개의 사회적기업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 된장으로 찌개를 끓이는 부스부터 마네킹 목에 천연 염색으로 만든 스카프를 이리 매고, 저리 매보는 부스까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한 사회적기업주간행사의 첫 날. 판매 실적이 좋은 우수 상품들을 전시하고 체험해볼 수 있게 한 ‘사회적기업 우수상품전’이 열렸다.

 

사회적기업우수1


 

2주 전부터 신청을 받은 일일체험단은 120여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였다.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함기호(27), 김우재(25), 진솔빈(25·이하 남서울대4) 씨 등은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우수상품전 일일체험단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한다. 대학교 4학년인 학생들은 현재 학교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내는 ‘창직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따라 전시장을 함께 돌아 봤다.

전시장 통로 양쪽에는 사회적기업 부스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신규 사회적기업은 초록색 부스, 홈쇼핑 판매 실적이 좋은 기업은 주홍색 부스, 사회적기업 상품 복합 매장인 '스토어 36.5'의 효자 상품들은 분홍색 부스에 위치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이엠에코’였다.

세 명의 학생들은 4개의 티켓을 이어붙인 일일체험단 쿠폰의 한 장을 떼어 건네고 치약 2개와 비누 4개씩 받았다.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의 약자에요. 유용한 미생물이란 뜻이죠. 이 세제는 쌀뜨물을 발효시켜서 만든 건데 80종류의 미생물이 들어 있어요.” 이엠에코의 이용호 대표는 학생들에게 이엠에코의 상품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학생들이 이엠에코의 사회적 기능을 묻자 이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르신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수익금으로 다문화가정이나 취약계층, 환경단체를 지원한다”고 답한다.

 

사회적기업우수2


 

세 사람은 부스를 돌며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쏟아냈다. 사회적기업 상품의 가격부터 판매와 홍보방식, 기업의 이념과 사회적 기능 같은 것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봉사 활동을 많이 해 왔다는 함기호 씨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기업에서 창작 활동의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며 내용 하나하나 메모를 해 나가기도 했다.

커피 냄새가 향긋한 베어베터 부스에서는 특히 오래 머물렀다. 발달장애인 고용을 목표로 설립된 베어베터는 친근한 빨간 곰돌이 캐릭터가 그려진 쿠키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진희 베어베터 대표는 학생들에게 “처음에 판로 개척이 어려워 주위 인맥을 총동원하면서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고 실질적인 조언을 해줬다. “젊은 학생들이 좋은 일 한다는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팜플렛과 명함을 건네는 이 대표. 학생들은 “전 직원의 80%가 발달장애인이라는 점이 인상 깊다”며 “저희가 생각하는 사업 방향과도 잘 맞는 것 같아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4 사회적기업 우수상품전을 돌아보고 있는 김우재(가운데), 함기호(오른쪽)씨


 

기존 사회적기업가들에게도 이런 행사는 교류의 장 역할을 한다. 익산에서 2시간 반 걸려 서울까지 왔다는 한 사회적기업가는 “이런 데 오면 같은 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열정이 느껴진다”며 “오늘은 특히 일반인 관람객을 많이 접하다보니,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던 도중에도 쿠키를 파는 기업의 직원들이 A4 용지 위에 조그맣게 부신 쿠키를 잔뜩 올려놓고 부스 곳곳을 돌며 쿠키를 나눠주고 있었다. 다른 기업 부스에서 서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포농식품가공영농조합의 신상천 마케팅 팀장은 “저희 부스 바로 앞에 재생토너 기업이 있는데, 만약 저희 회사에서 토너가 필요하면 이 자리에서 요청할 수도 있다”면서 “사회적기업을 이어주는 자리가 많지 않은데, 이런 행사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백수진 청년기자

백수진청년기자
'청년, 세상을 담다' 1기생입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는 현대해상, 더나은미래,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 공익 분야의 저널리스트 및 언론인을 양성하는 아카데미입니다. 청세담 청년기자들은 아동, 청소년, 장애, 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는 물론 기업 사회공헌, CSR, NPO, 사회적경제 등 영리와 비영리를 넘나드는 이슈를 배우고 취재하고 기사화 합니다. 백수진 청년기자는 소외된 사람들이 이야기,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부조리한 사회의 이야기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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