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의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는 인지행동(Cognitive-behavioral)치료ㆍ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ㆍ약물치료 등의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술치료 분야에서는 미술ㆍ연극ㆍ무용동작ㆍ글쓰기 등의 매체 활용을 통해 PTSD를 다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 9.11 테러, 카트리나 참사, 이라크 전쟁, 보스톤 마라톤 테러 등의 재난 사태 이후 피해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예술치료를 연계했다.
예술치료에서 진행되는 방법론은 다양하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우선 PTSD 환자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꼭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환자들이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끼도록 치료실을 준비하고, 다양한 예술 매체를 도구로 활용해 기억을 순화하여 재경험 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 준다.
|PTSD 아동들의 예술치료 과정- 불안, 분노, 증오 등으로 표현하던 감정이 안정감, 사랑 등의 감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
방법과 대상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예술치료는 PTSD의 증상을 완화하고, 우울감을 감소시켜 삶의 질을 개선한다. 브루클린 HRI트라우마센터의 임상 책임자이자 보스턴 의과대학의 정신의학교수로 재직했던 van der Kolk 박사는 환자가 끔찍한 기억과 같은 '트라우마의 블랙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발산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중 미술치료로 PTSD를 접근했던 사례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악몽에 시달렸던 참전 군인들이 8주간의 미술치료를 통해 불안감과 우울감이 낮아졌고, 각성 반응의 빈도가 낮아지면서 불면의 고통이 줄어 들었다. 트라우마를 겪은 아동ㆍ청소년에게 집단치료를 진행한 연구에서는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크게 감소한 수치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제 임상에서는 미술치료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미국미술치료협회(AATA)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내 놓았다.
1) 기억의 재통합 -트라우마 기억을 언어로만 일관되게 서술하는 과정을 어려워 할 수 있는데, 미술 활동은 비언어적인 소통의 도구가 된다. 트라우마 기억을 재통합하고 올바르게 재구성해 힐링과 회복의 과정을 촉발할 수 있다.
2) 진행적 노출 -미술이라는 상징물로 표현하기 때문에 트라우마 기억에 덜 위협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3) 객관화 -이미지나 물건의 형태로 개인의 문제를 형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과 문제를 분리한다. 객관화 작업은 트라우마 기억을 현재 시점에서 과거에 있었던 일로 이동케 하고, 앞으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작용한다.
4) 각성 반응 감소 -미술활동을 하는 과정은 경직되거나 과민한 상태의 심신을 이완해 준다.
5) 긍정적 감정 재활성화 -미술치료의 근본적 역할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창의적인 표현을 통해 기쁨이나 만족과 같은 긍정적 감정을 얻을 수 있고 재활성화 된 긍정적 감정은 동기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6) 자기효능감 향상 -미술작업 안에 느낌 또는 감정을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환자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기도 한다. 특히 집단치료의 세팅에서는 그룹원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과 집단의 신뢰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크게 도움이 된다.
7) 자존감 향상 -트라우마 경험에 대해 그룹원과 솔직하게 나누면서 비판 없이 서로를 지지해 주고 어려움을 공감하는 경험은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트라우마 경험을 언어로 서술하기 어려운 아이들, 표현에 서툴거나 증상 및 기억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예술치료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발산하여 외상 기억을 안전하게 표현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PTSD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간이 트라우마를 기억하고 뇌에 각인하는 방법은 복잡하다. 특히 아동청소년들은 스트레스 요인도 다르고, 행동적 특성도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서 살필 필요가 있다. 세심한 관찰이 없이는 간과하기 쉬우나, 방치할 경우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PTSD는 무엇보다 실제로 일어난 사실에 주목해 사건 관련 피해자들에게 조심스럽게 접근, 대상 및 환경에 따라 최적화되고 체계화된 전문적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참고문헌
-American Art Therapy Assocoation. (2005). Call For Art Therapy Research On Treatment of PTSD. Mundelein, IL: Author. -American Art Therapy Association . (2006). Art Therapy Of Combat-Related PTSD: Recommendations For Research And Practice: Journal of American Art Therapy Association, 157-164. -van der Kolk, B.A. (1997).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nd Memory: Psychiatric Times. -Smyth, Joshua. (2012). Creative, Artistic, and Expressive Therapies for PTSD. The Foundation for Art and Healing
글 :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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