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의사소통과 외향의 결여는 아이에게 질병일 수도 있다. 쉽게 간과하는 내향적인 성격의 아이들이 때로는 위축아동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위축아동은 어떤 힘에 눌려 졸아 들고 기를 펴지 못하는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을 일컫는다. 빠른 성장을 재촉 받고 또래 간 경쟁이 강조되는 사회일수록 위축 아동들은 증가하고 그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Coie, Dodge & Kupersmidt, 1990)
ㅣ위축아동의 증상은 어떠한가?
우리 아이가 또래의 말과 놀이에 무관심하고 혼자 하는 놀이(컴퓨터 게임, 홀로 책보기)를 선호한다면, 위축아동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본다면 부모들이 위축아동의 판별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축아동의 행동적 특성
1) 무관심
- 상대방의 말과 놀이에 무관심 - 혼자 하는 놀이 선호 - 운동장/길에서 혼자다님 - 친구들과 말하지 않고 지냄 -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음.
2) 놀이 기능 미숙
- 놀이의 수준 낮음 - 생각하고 말하는 수준 낮음 - 놀이에 흥미 가지지 못함 - 친구들의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고 구경만 함 - 또래와의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음 - 친구들로부터 선택되는 예가 드묾
3) 의존적
-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기만 함 - 타인이 하는 걸 따라함 - 조그만 일에도 혼날까봐 겁을 냄 - 유난히 수줍음을 탐 - 자기보다 약한 아이에게도 대항하지 못함 - 남의 비판에 매우 민감하고 곧 실망하곤 함 - 조금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주변에 부탁함
4) 의사표현 미숙
- 상황에 맞지 않는 언행 - 자기생각만으로 행동함 - 느낌을 나타내지 않으려 함 - 자신의 권리 표현 안함 - 풀이 죽은 목소리거나 낮은 목소리 또는 부정확한 발음 사용 - 상대방 눈 회피 - 남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름 - 낯선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 못함
5) 쉽게 불안해하고 두려움 느낌
-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히 반응 - 또래와의 상호작용이나 큰 소리 - 어둠에 불안 느낌
때로는 위축의 지속이 아동의 병리적 성향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많다. 위와 같이 단순히 아동의 수줍음을 내향적이거나 겁이 많은 성격으로 치부한다면 사회성이 결여된 성인으로 성장하는 여지를 남기게 된다. 즉,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에 대한 공포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신경증이나 병리적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김영주, 2003)
말의 흐름을 잡지 못하고 분위기를 흐리는 친구나 공동체에 녹아들지 못하는 개인적인 성향이 짙은 성인은 유년시절의 위축적인 환경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내향적인 성격이 병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거나, 병적이지 않다면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으니 여러 가지 방면에서 고려하고 신중히 관찰해야 한다. 판단이 어려울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경우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사색하는 활동이 사회적 통념으로는 자칫 내성적이라 여겨질 수 있다. 사실 내부에서는 외부로 폭발시키지 않는 활발한 인지와 창작 활동이 있는데도 말이다. 비슷한 경우가 아이들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만을 긍정적이라 생각해 자칫 내성적인 아이들을 나무라거나 성향을 바꾸라고만 강요해서는 안 될 일이다. 때문에 위축 아동을 판단하는 데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ㅣ이제 관찰한 아이가 위축 아동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아이의 위축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 당장의 여러 가지 조치와 세심한 배려들이 뜻하지 않게 지난한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아이를 양육하는 어른도 아이와 함께 변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는 양육자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쉬운 일이기도 하다.
위축행동의 원인과 그에 따른 지도방법
1) 엄격한 가정환경
-배경 : 부모가 지나칠 정도로 아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사사건건 간섭한다면 아동의 도전의식과 의욕이 저하된다. 실수를 했을 때, 다시 도전하지 않고 포기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도 적어진다. 그 결과, 과감한 시도를 하거나 놀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창의적 사고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도방법 : 부모는 수동적인 자세의 아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간섭하고 통제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아동이 직접 물건이나 메뉴를 고르게 하거나 행선지를 결정하는 등 아동에게 선택권을 주고 스스로 도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허용적 분위기를 만들고, 동기유발 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동이 위축에서 벗어나고 도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2) 과보호 하는 부모
- 배경 : 아이가 원하는 부탁을 무엇이든 들어주는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소극적인 행동을 보인다. 부모 품에서 아동을 떼어놓지 못하는 과잉보호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아동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시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포기한다. 또한 적극성이 뛰어난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지도방법 : 과보호하는 부모의 양육태도를 버린다. 문제 상황이 발생할 때, 초기에는 조금씩만 도움을 주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홀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신발정리, 수저 놓기 등 혼자 할 수 과제를 주고 해결 시에는 독려하거나 칭찬을 해준다.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과제를 아이에게 점진적으로 주는 단계적 방법이 효율적이다.
3) 환경 변화의 예민함
-배경 : 낯선 장소에 노출되거나 새로운 친구들과의 생활에서 위축 행동을 보일 수 있다. 특히 환경변화에 민감한 기질을 지닌 아동은 인적, 물리적 환경에서 적응할 때까지 다른 아동들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 불안정한 가족관계도 정서적으로 심각한 불안과 긴장을 야기한다. 이러한 경우 또래와의 상호작용과 학교생활에 영향을 끼쳐 위축, 고립 아동으로 성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지도방법 : 낯선 환경에 대한 아이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행복한 순간과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심상훈련과 함께 체계적 둔감법을 사용해 아이가 점차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낯선 환경을 서서히 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거나 아동이 잘하는 것을 찾아 또래들 앞에서 인정해 주고 자랑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외모에서 오는 열등감
-배경 : 얼굴 생김새, 키, 머리모양, 피부 등 그 정도에 따라 또는 이를 받아들이는 아동의 성격에 따라 위축된 행동의 원인이 된다. 특히 질병 및 신체적 장애, 가정형편으로 인한 외적 옷차림 및 물건 등으로 인해 사회적 편견을 느끼면 자신감을 잃게 된다.
-지도방법: 부모는 자녀를 억지로 떠밀거나 급하게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우선은 친구 1~2명과 사귀면서 사회적인 연습을 하도록 하고 소그룹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후에 익숙해지면 조금씩 그룹 인원수를 늘리거나 소그룹의 리더를 맡아보도록 한다.
5) 부당한 차별
-배경: 형제 간 성에 의한 차별을 받은 아동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위축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충분한 설명이나 납득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또는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꾸지람이나 채벌이 행해지는 경우에도 아이는 위축 행동을 보이게 된다. 왜 자신이 혼나는 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뭘 해도 혼 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고, 반대의 경우 어떤 노력을 해도 칭찬을 받기는 어렵다는 절망감으로 점차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을 감추고 행동도 소극적으로 변한다.
-지도방법: 부모 및 교사가 일관적인 모습으로 아동의 형제 및 친구들을 대하여야 한다. 또한, 계속해서 지지해 주고 칭찬해 주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녀를 거부할 때도 아동은 애정 결핍으로 인해 욕구 좌절을 일으키고 자기 무가치감과 열등감을 갖게 되어 고립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나 안정되고 편안한 분위기 조성은 자녀가 위축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네발 자전거의 보조바퀴는 어린 자녀가 두발 자전거를 타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부모는 두발 자전거를 왜 타지 못하냐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네발 자전거의 보조 바퀴가 되어 아이가 스스로 적응하고 일어설 수 있게끔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처음부터 두발 자전거를 능숙하게 다루는 아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보조바퀴가 되어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부모의 느긋함과 여유는 우리 자녀를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게끔 도움을 줄 것이다.
※참고문헌
-윤갑수(2002). 집단치료가 수줍음 많은 아동들의 고립감 감소와 자기표현력 증진에 미치는 효과.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김미숙(2002). 자기표현력 신장과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 미술활동의 효과에 대한 연구. 인천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강위영 외 5인 공저(2002). 정서행동발달과 문제예방. 대구대학교 출판부. -한국초등상담교육학회(2006). 초등학교 생활지도와 상담. 도서출판 학지사 -남기엽. 자기표현 훈련 프로그램이 위축아동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미치는 효과. -이은미(2010). 위축행동을 보이는 아동의 미술치료 단일사례 연구.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글 / 김정원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차장 어찬규 전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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