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안전은 우리가 지켜요!
아이들의 안전은 우리가 지켜요!
아이들의 안전은 우리가 지켜요!
2016.04.22 16:57 by 최현빈

 

“어린이 여러분! 이제 지금까지 배운 것을 바탕으로 OX퀴즈를 해 볼 거예요. 자, ‘불이 났을 때 소화기로 불을 끈다’, O일까요, X일까요?”

 

선생님의 질문에 모두들 머리위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맞아요!”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틀렸다”는 대답이 돌아왔는데요. “어린이 여러분은 무리해서 불을 끄려 하지 말고, 계단을 통해 재빠르게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한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강단에 선 이는 조명희(55)씨. 건설회사에 다녔던 그는 “안전은 수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는데요. 사실은 청중들 역시 어린이가 아닌, 대부분 조씨와 같은 연령대의 시민들이었습니다. 모두들 ‘안전선생님’ 이 되기 위해 한 달여간 머리를 맞대고 학구열을 불태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안전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안전선생님 양성 교육’ 은 희망브리지가 전개하는 어린이 재난안전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인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난 3월 7일부터 5주 동안, 서울시 마포구의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총 40시간의 교육이 펼쳐졌는데요. 전직 교사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37명의 예비 안전선생님들이 모였습니다.   

 

 

교육은 민간과 정부의 안전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의 재난 사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실태, 외국의 우수 교육사례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었습니다. 지난 4월 7일은 이들의 마지막 수업 시간이었는데요. 이날은 그 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조별로 직접 만든 교안을 다른 교육생들 앞에서 시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자신의 조원들을 찾아 삼삼오오 모여 앉는 모습, 다과를 먹으며 발표의 긴장을 풀고 있는 모습이 마치 대학교 조별과제 수업을 연상시키는데요. 수업이 시작되자, 서로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며 열렬히 호응하는 교육생들입니다. 

  

  

 

“여러분 폭염이 무엇일까요? 폭염은 가마솥 같은 더위가 이틀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답니다.”

“선생님! 요즘 아이들은 가마솥이 뭔지 잘 모른다고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인 만큼, 발표를 듣는 교육생들도 시종 아이들의 입장에서 호응했는데요. 하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용어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지적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조별로 직접 연구해 선보인 교안에는 다양한 재난재해 상황에 따른 정보와 안전요령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일러스트와 사진 자료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자 이렇게 더운 날에는 웬만하면 집에서 푹 쉬는 것이 제일 좋답니다. 꼭 나가야 하는 날에는 이렇게 선생님처럼 챙이 넓은 모자를 반드시 쓰고 나가도록 하세요!”

 

어디선가 밀짚모자를 구해 와 쓰고 나온 예비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가방 속에서는 연이어 선글라스며 부채가 쏟아져 나왔는데요. 교안의 내용은 전문가 수준의 어려운 대응보다는, 이렇게 어린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고 또 가장 필요한 안전 요령들로 구성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또 재미있는 안전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모두의 발표 속에 녹아있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피곤하니 잠시 기지개를 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선생님! 저는 뱃살이 보여서 못해요!”

 

한 교육생의 말에 교실 전체에서 폭소가 터집니다. 각 조마다 30분씩 이어진 발표는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요. 발표자들은 아이들의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저마다 하나씩 비장의 무기를 준비해 왔습니다. 직접 영상을 만들어 가져온 발표자가 있는가 하면 작은 마술 쇼까지 준비한 이도 있습니다.  

 

 

 

나이‧지역 상관없이
‘안전선생님’으로 하나 됐던 시간

 

모든 조가 발표를 마치고 교안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상호 평가방식으로 진행돼, 각 교육생들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조를 투표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시상식과 수료식. 선생님들끼리 서로서로 교육 수료증과 작은 선물을 건네며 축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삼척 같은 경우에는 안전 교육에 있어서 서울에 비해 소외된 지역이잖아요. 제가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들이 올바른 것인가, 그런 물음에 대한 답을 확인하고 싶어 신청했습니다.”

 

조한숙(46)씨는 저 멀리 강원도 삼척시에서 매주 교육장을 찾았습니다. 한 번도 수업에 늦거나 빠진 적이 없는 열정도 보였는데요. 삼척시자원봉사센터 소속으로 현지 어린이들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조씨는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을 삼척에서 함께 활동하는 다른 선생님들과도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 주의 이틀을 서울에서 지낸 조한숙씨. 삼척에 있을 식구들을 생각하면 걱정이지만, 더 나은 안전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교육에 열정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교육생들 중에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까지 역임했던 베테랑 선생님도 있었는데요. 바로 허병기(85)씨입니다.

 

“사실 아들의 권유에 등 떠밀리다시피 참가했어요. 그런데 막상 교육이 끝나니까 한 달이란 시간이 너무 아쉽네요. 앞으로도 함께 공부한 선생님들과 모여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시간들이 지속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번 교육을 통해 새로운 꿈도 꾸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안전선생님으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은 후에는, 또 다른 안전 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도 직접 찾아가 안전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최고령 수강생 허병기씨. 20대 후반의 최연소 교육생과는 무려 60세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났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안전선생님’을 목표로 함께했습니다.

 

이번 교육의 수료생들은 오는 5월 중순부터 서울‧경기지역의 초등학교와 기관들을 돌며 본격적인 안전선생님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게 됩니다. 또한 ‘재난안전 인형극’ 과 같은 희망브리지의 다른 안전 교육 프로그램과도 연계해, 더욱 풍성하고 충실한 안전 교육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육을 총괄한 이은애 희망브리지 대외협력팀 차장의 말을 전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재난재해에 대한 관심이 다른 안전 분야에 비해 많이 적어요. 선생님들도 잘 모르거나, 오래된 매뉴얼을 가지고 가르치는 경우도 많고요. 오늘 발표된 교안들을 수정‧보완해 지금 실정에 맞는 안전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조사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동반될 계획입니다. 아이들이 ‘세이프 존(Safe Zone)’에서 맘껏 뛰놀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필자소개
최현빈

파란 하늘과 양지바른 골목을 좋아하는 더퍼스트 ‘에디터 ROB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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