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접시 30cm 높이에서 뿌려야 하며, 설탕을 들이붓는 것은 미덕이 된 요즘. 현실 속 나는 라면 요리왕이지만 게임 속에서는 천하 일미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다. 게임에서도 요리하는 남자는 섹시하다! 게임 속 '요섹남' 그리고 전설의 레시피를 찾아 게골녀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자.
나는야 마스터 셰프! 마비노기
참으로 많은 RPG 게임 속 요리가 있다. 하지만 그 게임들 속 요리는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기능으로 체력을 올려주거나, 일부 능력치를 특정 시간 동안 향상시키는 보조적인 역할뿐이었다. 하지만 여기 궁서체로, 잉여력 넘치는 나의 일상을 심지어 온라인 세계로 확장 시킨 게임이 있으니 그 이름 '마비노기' 되시겠다. 대부분 RPG의 가장 큰 목적이 사냥을 통한 캐릭터의 성장이지만, 마비노기는 잉여력을 통한 캐릭터의 성장이 가장 큰 목표 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염색 공장의 장인이 될 것만 같은 염색 팔레트는 물론이고 내가 게임에서까지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은 사냥 이외의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요리의 개수 역시 2016년 5월 현재 기준 301개로 고속버스 터미널 앞의 분식점 뺨치는 메뉴 구성을 자랑한다. 심지어 마비노기에서는 요리를 먹으면 살이 찐다…! 살찌는 것은 현실 속의 나 하나로 충분한데 아니 의사 양반 이게 무슨 말이오, 내가 비만이라니…. 어찌 되었든 마비노기 속 요리는 어마어마한 노가다와 준비재료와 패널티를 감내해 가면서 즐겨야 하는 콘텐츠였고, 수많은 유저들의 잉여력을 불타오르게 했던 온라인 RPG 요리의 최고봉이 아니었을까. 내 모니터 앞에는 라면 냄비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지만 뭐 어떤가. 게임 속 나라도 즐겁게 먹으면 그것이 우리의 행복인 것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와우!
이미 메뉴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판다렌의 볼을 닮은 오동통 떡이라니. 사스가* 덕통사고를 부르는 이름이다. 사진은 지난 2012년, 와우(WOW, World of Warcraft)의 네 번째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 출시 기자간담회 때 제공된 식사 메뉴판. 이미 핵심 콘텐츠인 신규 종족 ‘판다렌’의 이름이 머리속에 쏙쏙 들어온 것은 물론이요, 게임 속에나 있을 법 한 마치 만화고기와 같은 음식이 현실화되어 있었을 듯. 블라자드가 이렇게 음식에 공을 들인다! 기자간담회 식사 메뉴에 이렇게나 덕력을 끼얹는데, 게임 콘텐츠는 또 얼마나 세밀하게 구현하였겠는가! 과연 믿고 까는 블리자드다.
와우에서 음식을 먹으면 내 캐릭터는 자동으로 앉게 된다! 앉아서 밥 먹으라는 엄마의 잔소리가 필요 없는 대목이다. 여러분 와우가 이렇게 식습관 교육에 좋은 게임입니다.
게임은 가상의 세계이다. 우리 모두 그것을 알고 속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얼마나 리얼하게 사기를 잘 치느냐의 문제! 와우와 블리자드는 너무나 훌륭하게 그것을 구현해 냈기에 그저 닥. 찬 (닥치고 찬양) 하는 거다.
라고 훈훈하게 끝냈으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
콘텐츠 재생산에 종특*이 찍힌 우리 한국 와우 유저들은 실생활에서 와갤(와우 갤러리, 디씨 인싸이드의 와우 커뮤니티) 요리를 연성*하기에 이른다. 이른바 '와갤 요리'라 불리는 이 음식인지 뭔지 부르기 애매한 것은 게임에서 존재할 법한 최악의 요리가 현실화된 것처럼 보인다.
아름답고 행복한 게골녀의 세계에 와갤 요리 사진을 차마 그냥 가져올 수 없었다.
나머지는 아래의 링크로 대신한다.
☆클릭주의(당신의 눈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보다 보면 꽤 신기한 것도 있어요…)☆
엄마손맛 쿠킹마마
와갤 요리로 면역력이 생겼는가? 내 캐릭터가 배불리 먹었다면 이제는 현실의 나도 먹을 차례다. 실전 요리 연습 쿠킹마마로 오늘부터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이 드립을 아시는 당신은 늙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닌텐도 DS로 처음 만난 이 획기적인 요리 레시피 강습 게임은 요.알.못(요리 알지도 못하면서)들에게 7성급 호텔 쉪을 꿈꾸게 했다. “DS 없다! 어쩌냔 말이냐” 분노하는 당신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고이 들고 구글 & 사과 마켓으로 가자. 1인 가구 시대를 맞이하여 위대하신 개발사께서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해 주었다. (뻥)
역시 엄마는 친절하다. 터치만 제대로 해주면 재료가 한결같이 잘 섞이고 불 조절도 쉽다.
“이게 무슨 요리 연습이냐!!” 하고 분노하지 마라!!! 재료와 각각의 행동의 연관성만 알아도 이미 절반의 성공인 것! 집밥 백선생이 말하지 않았나? 하프를 먹을 거면 뭐 하러 마요네즈를 먹냐고.(의미불명)
레시피라도 제대로 아는 게 어디겠는가. 언제까지 게임하다 라면 먹고 팅팅 부은 얼굴로 일어날 수 없다. 지금 당장 설치해 버스, 지하철 안에서 틈틈이 요리와 친해져보자.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고 알게 되면 좋아한다. 쿠킹마마로 생존 요리를 마스터하여 건강한 게이머로 랭크업! 해보는 건 어떨까?
친절한 게골녀가 떠먹여 주는 쿠킹마마 다운로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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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설명
*사스가
사스가 = ‘과연’이라는 일본어로 게임과 트위터에서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활용 예) 사스가 게골녀는 신컨(신의 컨트롤)이시네요
*덕통사고
덕통사고 = 덕질+교통사고 의 합성어로 ‘심쿵(심장 쿵)’ 할 만한 사진, 영상, 사건을 겪어 덕질이 시작되었을 때 쓰는 말이다
활용 예) 게골녀 칼럼을 보고 와우에 덕통사고 당해버렸다!
*종특
종족 특성의 줄임말. RPG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는데 이들 각자의 특수한 능력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종특은 신컨, 브라질은 축구, 영국인의 종특은 맛없는 요리…
*연성
없던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작 한다는 의미로 일본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 에서 활용도가 높아졌다
활용 예) 지옥의 요리를 연성 하였다 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