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에 울려 퍼진 언더스탠드에비뉴 찬가
옥스퍼드에 울려 퍼진 언더스탠드에비뉴 찬가
옥스퍼드에 울려 퍼진 언더스탠드에비뉴 찬가
2016.05.26 16:32 by 최태욱

“We do have the mayor of Seongdong-gu that flew all the way from Seoul, sitting on the back row, Mr. Chung Won O!” (서울 성동구에서 비행기를 타고 먼길을 오신, 저 뒷줄에 앉아 계신 정원오 구청장님을 소개합니다!)

이윤석 인하대학교 겸임교수(지속가능경영대학원)의 소개에, 모든 객석의 시선이 뒤쪽으로 향했다. 널찍한 대강당 끄트머리에 앉아있던 정원오 구청장이 벌떡 일어나 인사하자,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지역 리더와 동북아에서 펼치지는 새로운 시도를 향한 환호다.

이윤석 인하대 겸임교수가 옥스퍼드 대학 ‘넬슨만델라 강당’(Nelson Mandela Lecture Theatre)에서 언더스탠드에비뉴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행복한 기업 활동을 위해

지난 13일,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SAID)에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옥스퍼드 대학과 미국의 초콜릿 제조업체 마스(Mars)가 공동주최하는 ‘The Responsible Business Forum’(5월 13~14일, 이하 포럼)이다.

포럼의 목표는 기업‧사회‧환경‧사람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 ‘상호보완적 경제(the Economics of Mutuality)’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는 것. 지난 2007년 첫 논의가 이뤄졌고, 2014년 6월 옥스퍼드 대학과 ‘Mars Catalyst’(Mars그룹의 경제연구소)가 합작연구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가속화됐다.

이날 행사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가 한 자리에 모인 자리다. 옥스퍼드 교수진 외에도, 전 세계의 기업가, 정책 입안자, 투자 관계자, NGO 관계자 등 400여명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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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sponsible Business Forum’ 등록 데스크 풍경

이번 포럼의 주제인 ‘상호보완적 경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예일(yale)대 교수, 세계경제포럼(다보스) 집행위원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주도했던 테드멜록(Roosevelt Ted Malloch) 옥스퍼드 경영대학원 교수(현 루즈벨트 그룹 CEO)가 강조한 건 ‘균형’이었다.

“기업은 이윤과 책임을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합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할 때 누군가 피해를 본다면 그 기업은 오래 갈 수 없죠. 봉사활동 열심히 하고 기부금만 잘 내면 됐던 과거와는 달라요.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꿔야 하죠. 우리 포럼에선 모두를 만족시키는 ‘윈‧윈‧윈’ 비즈니스 모델의 실제적인 글로벌 사례들을 다루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만들어가려 합니다.”(테드멜록 교수)

이를 위해 옥스퍼드 대학에선 지난해 6월부터 사례 발굴에 나섰다. 상호보완적 경제란 주제에 부합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 그 대상이었다. 약 10개월 여의 연구‧조사 결과, 3개의 세션(첫째 날)과 4개의 패널 토의(둘째 날)에 참석할 발표자들을 확정했다. 다국적 식품‧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Unilever)’, 프랑스의 식품그룹 ‘다논(Danone)’, 인도의 자동차 기업 ‘마힌드라(Mahindra Group)’, 덴마크 의약품 전문업체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의 고민과 성과, 가치 등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기조연설을 맡았던 브루노 로체(Bruno Roche) Mars 회장을 비롯해, 유니레버의 캐런 해밀턴(Karan Hamilton) 글로벌 지속가능성 부사장, 다논의 엠마뉴엘 파비에 대표이사 등이 직접 연단에 올랐다.

언더스탠드에비뉴, ‘주목’할 만한 사례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첫 날 마지막 세션에서 향후 ‘주목할 만한 사례’로 소개되며, 세계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장내는 진지하고 흥미롭게 동북아의 도전을 응시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은 감탄사를 뱉어 내는 참관객도 눈에 띄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윤석 겸임교수는 “언더스탠드에비뉴는 롯데면세점(기업), 서울 성동구청(지자체),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민간) 등 삼자가 서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이제 갓 오픈한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수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18일 출범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국내 최초로 진행된 창조적 공익 공간 프로젝트로 롯데면세점‧성동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 참여한 민관협력 사회공헌사업(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이다. 서울숲 인근 유휴공간에 116개의 중고 컨테이너 박스를 재활용해 빚어낸 공간에서 청소년, 예술가, 사회적기업가, 지역 소상공인 등이 한데 어우러져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 자립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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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에비뉴 전경. 허인정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이사장은 “상호보완적 경제 생태계가 기존 기업과 자본주의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개념이었다면, 언더스탠드에비뉴는 한발 더 나아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과 공공, 민간이 힘을 합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한발 앞선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진: 언더스탠드에비뉴)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테드멜록 교수는 “최근 연구한 케이스 중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공공과 기업, 비영리단체가 힘을 합쳐 취약계층의 자립 문제를 문화적으로 풀어낸 발상과, 타 국가 및 지역으로 확산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대부분 이런 프로그램들은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기 마련인데,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에서 펼쳐지는 활동이란 것도 의미 있고요.”

정원오 구청장(왼쪽), 테드멜록 교수(가운데), 이윤석 겸임교수가 포럼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행사장에 마련된 언더스탠드에비뉴 홍보영상 앞에 선 남궁희 롯데면세점 동반성장팀 매니저(완쪽)와 테드멜록 교수

세계 석학들의 관심은 언더스탠드에비뉴의 새로운 동력이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세계 경제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옥스퍼드가 언더스탠드에비뉴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성공적인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 앞으로 더욱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했던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많은 참가자들이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새로운 시도가 21세기 경제의 중요한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올바른 방향이란 걸 인정받은 것일 뿐, 아직 성공이라 말하긴 이르다”며 “구체적인 데이터와 지속가능한 성과로 입증시켜, 향후 수출까지 할 수 있는 모델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발표 후 한데 모인 언더스탠드에비뉴의 주역들. 왼쪽부터 안지훈 성동구 구정기획단장, 테드멜록 옥스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정원오 성동구청장, 허인정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이사장, 남궁희 롯데면세점 동반성장팀 매니저, 김민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사무총장, 이윤석 인하대 지속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옥스퍼드): 최태욱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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