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와 '썸 타는' 일꾼들: NGO인 듯 NGO아닌 NGO 같은 미국의 기관들 (1) 미디어
NGO와 '썸 타는' 일꾼들: NGO인 듯 NGO아닌 NGO 같은 미국의 기관들 (1) 미디어
NGO와 '썸 타는' 일꾼들: NGO인 듯 NGO아닌 NGO 같은 미국의 기관들 (1) 미디어
2014.08.30 09:45 by 황명화
지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은 아마도 비영리·NGO·NPO·제3섹터(정치학을 전공한 필자는 아직도 이 개념을 면밀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에서 일하거나 혹은 이 업계에 관심이 많은 분이거나 편집자·창간자·기자의 지인쯤 되겠다.

특히 ‘미디어더퍼스트'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매체 아닌가. 비영리계 종사자로서  미디어더퍼스트의 창간은 매우 반가웠다. 이 업계에 있다 보면 ‘한 다리 걸치면 다 아는 사람들인데 - 간혹 페이스북 친구 리스트를 보곤 깜짝 놀란다. 내가 은행에서 일했어도 내 친구 리스트는 다 은행 종사자였을까? 라는 의문들- 왜 우리 업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제대로 된 통계 데이터 하나 없이 구전으로 전해지는  경향이 큰 지 아쉬움이 컸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는 공익 전문 매체를 우리나라에서 만나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반면 미국에는 비영리 섹터 종사자를 타깃으로 한 수 많은 미디어들이 있다. 무엇보다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비영리 종사자들의 규모 자체가 매우 큰데, 비영리섹터는 유통· 제조업 다음으로 미국 내 세 번째로 종사자가 많은 업태다.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 근로자의 10%를, GDP의 5%를 차지한다(참고).

비영리 단체의 종류에 따라 특화된 매체들, 지역에 특화된 매체들, 특정 종사자만을 타깃으로 한 매체들도 있다. 특히 비영리 대상 매체들은 1980년대부터 많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미국 비영리 기관들이 살아남기 위해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던 시기와 맞물려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미국은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이 '작은 정부'를 기조로 내세우면서 교육, 사회복지업, 의료보건 영역에서 정부의 예산이 삭감되고 민간에 넘어가는 시기를 겪었다. 이 때, 병원 같은 비영리 시설들이 영리 기업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동시에 기업, 개인의 기부금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영리단체 또한 많이 생겨나기도 했다. 오늘날 미국 비영리 업태군 중 가장 규모가 큰 부분은 교육과 보건 부분이다.) 이러한 미디어들은 미디어 업태로 시작한 경우도 있지만 특정 비영리기관이 설립했거나 대학 및 연구 기관이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초기 미디어들은 오프라인 신문으로 내용을 전달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체 미디어 시장이 그러했듯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온라인으로의 이동은 기회와 고민을 동시에 가져왔다. 신규 미디어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는 기회를 가져다줬지만 기존 미디어들에게는 치열한 경쟁, 줄어드는 수익이라는 깊은 고민이 생긴 것이다. 주로 콘텐츠 판매와 광고를 통해 운영하던 전통적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에서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을 찾는 방향으로 자연스레 옮겨 가게 됐다. 특히 구인구직 연계, 온라인 강연 (Webinar)판매, 출판물 판매, 컨퍼런스 주최 등은 콘텐츠 제공과 함께 비영리 종사자 대상 미디어의 주요 역할로 자리 잡았다.

일부 미디어는 이러한 고민을 콘텐츠 생산 비용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식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비영리 섹터만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로 분류하기는 힘들지만 주요 사회 이슈와 사회 변화에 대한 시도 사례들을 담아 비영리 종사자들도 즐겨 읽는 'GOOD' 매거진은 2012년 편집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자를 해임해서 물매를 맞았다. 이는 GOOD이 향후 시민참여형 콘텐츠 생산(Community-based publishing system)을 표방했기 때문인데 허핑턴포스트 이후 매체들의 이러한 콘텐츠 생산 방식의 변화는 결국 콘텐츠를 공짜로 생산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참고). 또한 수준급의 블로거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점과 허핑턴포스트와 같은 시민참여형 미디어의 비영리 별도 섹션의 등장은 또 다른 위협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비영리 이슈만을 다루는 매체들은 나름의 전문성과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몇 군데를 소개한다.

  1. The Nonprofit Times 1987년에 창립됐으며 3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갖고 있다. 2주에 한번씩 타블로이드판을 발행한다. 이외에도 매주 혹은 격주 NPO·NGO의 CEO, CFO, 펀드레이저들에게 관련 정보를 뉴스레터로 제공한다. 매년 11월에는 수입 기준으로 100대 NPO 리스트 'NPT 100'를, 매년 8월에는 영향력 있는 인물 50명 'NPT Power & Influence Top 50' 등을 발표하는 언론사로 유명하다. 기본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 Webinar(온라인 강연), 리포트 등을 판매하는 형태 등으로 수입을 얻는다. NPO가 일하면서 필요한 파트너사 연락처북 'Buyer's Guide', '2014년 일하기 좋은 비영리업체 Top 50' 등 흥미로운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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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thenonprofittimes.com)

  2. The Nonprofit Quarterly The Nonprofit Quarterly는 1999년 설립됐다. 당시 비영리 조직 운영, 거버넌스 등에 관련한 연구내용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계간지로 발행하며 신속성을 내세운 뉴스보다 비영리 업계를 둘러싼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주로 하는 것이 강점이다. 어떤 면에서는 학술 저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2006년 온라인 퍼블리싱을 추가해 온라인상으로도 매일매일 뉴스를 업데이트한다. 계간 매거진은 정기적 독자를 구축함으로써 수익을 마련한다. 후원도 받는다. 구글 행아웃을 통한 웨비나(Webinar)를 누구나 볼 수 있는 것도 이 매체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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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onprofitquarterly.org )

  3. The Chronicle of Philanthropy 1988년에 설립됐으며 '기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매사로는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이 있다. 최신 뉴스부터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트렌드 분석, 모금전략, 채용정보, Grant 공고, 유료 Webinar까지 제공하고 있다. 연간 18번 발간하며, 웹사이트는 매일 업데이트한다. 다만 상당수의 콘텐츠가 구독자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아쉽다. 미국의 기부자 리스트 'America's top donors' 를 발표하는 매체로도 유명하다. 'Marketplace' 라는 코너는 상황별, 목적별 접촉 가능한 업체 리스트(가이드)를 제공하는데 일종의 광고로 업체는 소정의 비용을 내고 광고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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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philanthropy.com)

  4.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SSIR) 언론사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수많은 대학들이 발간하는 저널 역시 비영리 섹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 Stanford Center on Philanthropy and Civil Society at Stanford University 가 발간하는 이 저널은 비영리섹터의 하버드비지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라고 불린다. 비영리 관련 전략·도구·아이디어부터 재단·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비영리 관련 업계까지 폭 넓게 다룬다. 계간지로 묶어서 발행하는 동시에 주요 기사는 웹으로도 누구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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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sireview.org) 

  5. Philanthropy News Digest 미국 모든 재단들의 정보를 다 모아 놓은 그야말로 정보의 총 집합체인 Foundation Center 가 제공하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다. 단신 중심의 최신 뉴스를 그야말로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미국의 비영리 계의 소식들을 요약 정리해서 원 글의 링크와 함께 게시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매일 후원이 필요한 곳에 대한 소식도 게시하는데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그 주의 후원 제안 목록을 정리해 제공한다. 또한 미국 내 재단과 모금 활동을 하는 기관, 비영리 기관들이 정규직 채용 공고를 낸 소식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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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philanthropynewsdigest.org/)

  6. GOOD Magazine GOOD 매거진은 2006년에 설립됐다. GOOD을 발행하는 GOOD Media는 GOOD Corps(비영리 업체, 영리 업체를 가리지 않고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컨설팅 하는 업체)과 GOOD Community(각종 블로그 내용을 호스트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와 함께 GOOD 그룹에 속해있다. GOOD은 발간 당시부터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26세 젊은 나이의 창립자 벤 골디쉬(Ben Goldhirsh)는 미국 유명 잡지 'Inc.' 와 'Sail'을 발행하는 백만 달러 잡지사 부호의 아들이었다. 또한 그는 미국 전 부통령 앨고어의 아들을 포함한 자신의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잡지 전문 종사자라 할 수 없는)과 함께 이 매거진을 창간했다. 이에 "어린 부호들이 허영심에 만든 매체"라는 비판부터(참고) 기존 매체에서 볼 수 없었던 세련된 디자인과 섹터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다루는 것으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구독료가 사회단체에 기부되는 비지니스 모델은 당시 매우 파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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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magazine.good.is/)

  7. Contributions Magazine 이 매거진은 온라인으로만 발행되며, 비영리단체의 운영과 모금에 관해서만 초점을 두는 매체다. 격월로 발행하며 매우 실용적인 팁과 조언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사회 설립, 고액 기부 모금, 기부자 관련 연구내용, DM(Direct Mail) 모금, 봉사자 관리, 마케팅, 온라인 모금 등 모금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다룬다. 미국 내 비영리단체 종사자면 무료로 구독신청이 가능하다. 구독신청 시 기입한 이메일로 온라인 잡지가 배달된다. 온라인 잡지는 대개 출판물 소개로 연결되는데, 출판물 판매를 통한 수입이 이 매체의 주 수입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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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ontributionsmagazine.com) 

  8. Huffington Post 허핑턴포스트는 비영리만을 위한 매체는 아니지만 비영리를 위한 섹션을 만들어 큐레이션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비영리 영역에서 일하는 것에 관한 콘텐츠나 자선에 관한 콘텐츠, 세상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들에 관한 콘텐츠로 채워진 섹션을 보여주는 형태로 비영리 관련 뉴스를 제공한다. 몇개의 섹션은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꾸려지고 있어 이런 형태의 섹션 운영이 수익을 만드는 한 형태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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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huffingtonpost.com)

 

비영리를 위한 미디어, 비영리인 미디어, 비영리를 품은 미디어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가 미국에 존재하는 것은 비영리 종사자로서 일면 부러운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영리섹터 종사자들을 위한 다양한 미디어들이 생기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물론 미디어더퍼스트의 무궁한 발전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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