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자란다
우리들은 자란다
2016.07.26 10:28 by 신성현

첫째 총명이가 까치발을 들고 화장실 불을 켠다. 지난 주까진 분명히 스위치에 손이 닿지 않았는데…  요람 속 세상에 만족하던 둘째 통통이는 이제 자기 마음대로 기어서 (아주 느리지만)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 침대 안에 가둬놓으면 ‘얼른 자기를 밖에 꺼내 놓으라’는 듯 성을 내기도 한다.

그렇다. 두 명의 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통통이가 태어났을 때 시샘하던 총명이도 이제 동생의 존재를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형아’가 되는 성장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샘이다.

쑥쑥 자라는 건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엄마 아빠도 ‘쑥쑥’까지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누군가 그러더라. 신이 자식을 준 이유는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엄마 아빠는 쉽게 말해 ‘도 닦는 기분’으로 내면을 성장시키며 살고 있다. 바로 어제만해도 엄마, 아빠 말을 안 듣고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하는 총명이를 훈육하면서, 성인의 통상적인 생각 체계가 적용되지 않는 아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지 깨닫는 시간이 있었다.

육아란 ‘인내’의 길이 아닐까.(사진: Gustavo Frazao/shutterstock.com)

참을 인자를 세 번씩 써가는 내면의 성장 이외에도, 육아를 통해 실질적인 지식을 얻는 경우도 참 많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아이와 공원 산책을 나가면 다양한 꽃, 열매에 대해 많이 말해주고 싶은데, 엄마 아빠가 둘 다 무지한 지라 대충 얼버무리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모들은 대개 그렇지 않나. 총명이 엄마는 자연에 대해 부족한 지식을 채우고자 몇 주 전부터 지역 환경교실에서 진행하는 ‘생태 놀이 교사 양성과정’을 듣고 있다. 다 수료하고 나면 총명이와 통통이, 그리고 아이의 친구들에게 자연의 속 깊은 모습을 보여주고, 일러 줄 수 있으리라.

공원에서 나무에 있는 곤충을 관찰하는 母子. “총명아 엄마가 아직 공부를 다 못 끝냈... ”

아빠인 필자도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 저것 잡다한 스킬을 많이 익힌다. 아들 머리를 잘라주기 위해 미용가위 세트를 구입하여 유튜브로 남자 머리 깎는 법을 배웠고, 보다 나은, 보다 저렴한 육아용품 구입을 위해 해외직구를 시작했다. 예전에는 관심 없었던 육아 블로그도 종종 찾아서 보고, 병원에서 육아 잡지라도 발견하면 열심히 읽어본다. 글쟁이랑은 거리가 멀지만, 꾸준히 ‘직딩아빠 리얼육아’를 쓰고 있는 것 역시 아빠로서 성장하게 된 부분 중 하나다. 덕분에 몇몇 지인들이 ‘육아 전문가’ 라는 엄청난 칭호를 수여하기도 했으나, 실상은 여전히 헤매고, 아직도 더 많이 성장해야 하는 초보 육아 아빠일 뿐이다. 진짜 육아 전문가는 갓난아기를 성인으로 잘 키워내서 결혼까지 시키신 우리들의 부모님일테고.

아… 유튜브에서 본 아이는 얌전히 있던데(사진:9Gawin/shutterstock.com)

옛말에 ‘결혼을 해야 어른이다’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론 결혼은 어른이 되는 것의 ‘아주’ 미미한 시작일 뿐인 것 같다. ‘어른 되기’의 본 게임은 출산부터다. 주변에 미혼인 동생, 후배들이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삶에 큰 영향을 주냐고 물어본다. 처녀, 총각 시절에서 결혼하고 배우자가 생기는 것이 기존 인생에 있어 100 중에 10 정도의 영향을 준다면, 출산과 육아는 100 중에 100 전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자신이 지금껏 가지고 있었던 세상을 보는 관점, 인생 계획을 전부 수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속단하지 마라. 내 주변에도 아이에게 보다 나은 육아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안정적인 전문직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살거나, 수 십 년간 살아왔던 서울을 떠나 시골로 주거지를 바꾼 사례가 여럿 있다. 오로지 아이에게 좋다는 이유로. 그들 모두 삶의 궤적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정을 쉽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가, 내 자식은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런 고민들이 무수히 쌓이고 쌓여 부모를 성장시키고, 부모의 성장을 양분 삼아 아이가 자라난다. 그 만큼 육아는 부모의 삶을 바꿔놓고, 한 단계 성숙한 어른으로 ‘재탄생’시키는 성장의 시기가 된다.

 

| 직딩아빠의 육아 미립자팁 #17

'길에 핀 들꽃 이름을 알려주는 앱'

총명이 엄마는 들꽃 이름을 알려주고자 환경교실에서 강의를 듣고 있지만,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길가에 핀 수많은 꽃의 이름을 다 알 수는 없겠죠. 모두가 강의를 듣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아이는 늘 궁금해하고, 늘 물어봅니다. 아이가 궁금해 하는 건 꼭 알려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죠?

빅데이터, AI의 시대 답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꽃 이름을 알려주는 앱이 있습니다.

① 다음 꽃검색  

다음앱에 새로 업데이트 되면서 추가된 기능입니다. 꽃 검색으로 이름을 알고자 하는 꽃을 크게 찍으면 인공지능이 꽃 이미지를 검색하여 나온 결과와 사진이 몇 % 일치하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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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모야모 

앱을 켜고 사진을 찍어 올리면 사람이 직접 꽃의 이름을 알려줍니다. 인공지능의 검색이 아니라 식물 분야에 정통한 마니아들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것이니 꽃뿐만 아니라 나무, 풀 등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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