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한 문장 : 7월 다섯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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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와 낭만 사이"
더퍼스트미디어 X 원센텐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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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사랑>
여름 끝자락에 내린 소낙비는
너도
나도 젖게 만들었다
너는 옷이 젖고
나는 마음이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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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소낙비>
언젠가 여름 밤, 멀고 가까운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를, 마치 수많은 비단조개 껍데기를 한꺼번에 맞부빌 때 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나는 그 개구리 울음소리들이 나의 감각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바뀌어져 있는 것을 느끼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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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무진기행>
여름은 밤. 달이 뜨면 더할나위없이 좋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여기저기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은 보기 좋다. 반딧불이가 달랑 한 마리나 두 마리 희미하게 빛을 내며 지나가는 것도 운치 있다. 비 오는 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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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소설가의 일>
알래스카의 혹한도, 열대 지방의 무더위도 살다 보면 적응해 살아갈 수 있다. 삶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이란 없다. 다만 견딜 수 없는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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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아내가 결혼했다>
이주의 한 문장 ‘이주의 한 문장’은 당신의 스마트한 독서라이프 파트너 원센텐스에서 한 주간 가장 반응이 좋았던 문장을 엄선해 여러분께 소개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