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득한 치즈
찐득한 치즈
2016.08.03 17:45 by 이지응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이 입맛'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지만, 적어도 우리집에 한해서 치즈는 아이들의 것 보다는 아버지의 것이었다. 그 당시에 아버지께서는 대학로 근처의 직장에 다니셨는데, 직장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셔도 한참은 젊은 친구들이 들르는 식당에가서 치즈볶음밥을 시켜 드시고는 했다고 하셨다. 병에 담긴 크림치즈를 처음으로 마트에서 집어오신 것도 아버지셨고, 그 치즈를 김치 볶음밥에 한 숟갈 크게 끼얹어 먹은 것도 아버지가 처음이셨다. 가끔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식에도 크림치즈를 끼얹어 괴식을 만드실 만큼 아버지께서는 치즈를 좋아하셨다. 아버지께서는 45년 생으로, 해방도 이전에 태어나신 분이셨으니 이런 아버지의 식성은 어디에서 이야기해도 약간은 신기한 취급을 받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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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터 치즈를 폭탄처럼 부어넣는 음식들이 유행이다. 나는 그런 음식들을 볼 때면 아버지 생각을 한다. 아버지 께서는 식성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남들보다 몇 년 빠르다는 소리를 듣는 분이셨다. 5살 짜리 나를 앉혀놓고 피씨통신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셨고, 16mb짜리 메모리를 꽂아서 듣는 엠피쓰리 플레이어 같은 것들이 집에 있었다. 중학생 때 핸드폰을 사달라고 졸랐을 때는 핸드폰 보다는 피디에이나 핸드피씨를 사는 것이 낫다고 말씀 하셨던 기억이 난다. 이제야 갖은 음식에 치즈를 얹지 않는 데가 없고, 모두가 손에 컴퓨터만치 좋은 기계를 들고 다니는데 아버지께서는 폴더폰을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바꾸지 못하시고 눈을 감으셨다. 하나 정도는 남들보다 빠르지 않으셨어도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스치고, 치즈가 들이부어진 밥은 질척질척하다.

 

| 혼자 먹기 : 치즈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치즈는 체다, 파마산, 모짜렐라이다.
TIP 슬라이스 치즈는 대부분 체다치즈라고 생각하면 된다.
TIP파마산의 경우 실제로 파마산 치즈를 갈아서 낸 것과 전분에 맛을 섞어낸 것이 있다. 가격차가 있긴 하지만 전자가 압도적으로 맛이 좋으므로 웬만하면 진짜를 사자.
TIP모짜렐라 치즈의 경우 샐러드로 사용하려면 생 모짜렐라를 쓰는 편이 좋다. 덩어리로 가공된 치즈는 수분이 많이 빠져있기 때문에 샐러드로는 적합하지 않다.

치즈의 경우 기름지기 때문에 팬에 직접 닿아도 잘 늘어붙지 않는다. 오히려 지져서 누룽지를 만들듯 하면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더한다.

애지간한 팬에는 잘 늘러붙지 않는다. 다른 음식을 하지 않고 치즈만을 녹여 지져 먹어도 맛이 좋다.

 

| 치즈 레시피 : 치즈 라면 볶음

재료

라면 1 봉지

양파 1 개

소시지 한 줄

모짜렐라 치즈 100g

레시피

1. 양파와 소시지는 얇게 채쳐놓는다.

2. 냄비에 물을 끓이고, 끓는 물에 면과 후레이크만 넣어 1분 30초 정도 삶은 뒤 체에 건진다.
TIP볶을 것이므로 면은 넣기 전에 4 등분 하는 것이 좋다.
TIP 볶는 과정에서 면이 더 익으므로 면은 조금만 익히도록 한다.

3. 면과 물을 비워낸 냄비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양파와 소시지를 볶는다.

4. 양파가 반투명해지면 면과 수프의 절반을 넣고 볶는다.
TIP 이 때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더 넣어도 좋다.

5. 팬 안의 재료들이 얼추 섞이면 피자 치즈를 뿌린 후 뚜껑을 덮고 녹을 때 까지 기다린다.

 
 
/사진: 이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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