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핀테크'의 유래?
이것이 바로 '핀테크'의 유래?
2016.09.08 16:22 by 정원우

“치킨이요!”

누군가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난 곧장 이렇게 대답할 거다. 그만큼 열광하는 음식이다. 누구나 본인에게 소중한 것 하나쯤은 있겠지. 하지만 억만금의 돈을 주며, 소중한 그것을 포기하라고 묻는다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당연히 돈이다. 다른 산해진미를 맘껏 먹을 수 있는 돈이 있는데, 닭다리 따위… 그래, 내가 소중하다고 여기는 대상의 가치는 딱 그 정도인가보다.

(사진:Ersler Dmitry/shutterstock.com)

당신은 어떠한가? 억만금을 줘도 바꾸지 않을 소중한 무언가가 있는가? 순진한 소리 말라고? 1840년 영국의 한 젊은이가 실제로 그랬다.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위해 막대한 돈을 포기한 것이다.

선택에 대해 고민하자마라. 어치피 우리네 현실에선 그런 일 따윈 일어나지 않는다…(사진:pathdoc/shutterstock.com)

1840년 12월, 영국의 헌트라는 청년은 사랑에 빠져 있었다. 헤스타라는 아가씨를 사랑해 결혼까지 생각했다. 그런데 걸림돌이 있었다. 여자의 아버지였다. 가난한 헌트가 못마땅했던 것. 자신의 딸이 가난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기 싫은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헌트는 예비 장인 설득에 나섰다. 어필 포인트는 자신의 총명함. 자신은 머리가 좋기 때문에 앞으로 잘 살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 하지만 아무것도 손에 쥔 것 없는 젊은이의 호기에 귀 기울여 줄 어른은 없다.

헤스타의 아버지는 헌트를 떼어내기 위해 “열흘 안에 1,000달러를 벌어오면 허락해준다”는 제안을 한다. 당시의 1,000달러는 지금으로 치면 약 2만 7천 달러.(한화 3000만 원 정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제안. 하지만 헌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큰 행사 때 사용되던 리본. 당시에는 행사 복장에 리본을 꼽기 위해 핀을 사용했는데, 이로 인해 자주 찔리는 데다가 단단히 고정하지도 못했다. 몹시 불편했던 거다. 누가 말했던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몇 날 밤을 지새우던 헌트의 열정은 희대의 발명품으로 결실을 보았다. 핀의 한쪽에 걸쇠를 만들고, 다른 쪽은 스프링처럼 구부려 걸쇠에 걸고 뺄 수 있게 만든 것, 지금의 안전핀(옷핀)이다. 바로 특허를 출원하고, 특허를 판매하기 위해 리본 가게를 뒤졌다. 다행히 약속된 열흘이 끝나기 전에, 옷핀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이 나타나 헌트는 미션을 성공할 수 있었다.

(사진:KP Photograph/shutterstock.com)

결국, 헌트는 헤스타와 결혼했다. 그렇다면 그때 옷핀의 특허를 사 간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가 예상하듯 소위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헌트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급처분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떵떵거리며 여생을 살 수 있었을 거다. 헌트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다. 억만금의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을 갖고 싶었을 뿐.

(사진:Olena Yakobchuk/shutterstock.com)

갑자기 내가 한없이 초라해진다. 치킨, 치킨이라니… 헌트가 옷핀을 발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렬히 원하는 '무언가에 대한 열정'때문이었을 거다. 내게도 억만금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이 생길 수 있을까? 일단은 그때까지 치킨을 더 열렬히 원해야겠다.

(사진:Brilliantist Studi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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