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전문성, 끊임없이 공부하는 데 있죠”
“사회복지사의 전문성, 끊임없이 공부하는 데 있죠”
2016.10.24 11:57 by 최현빈

‘함성! 성북 강점관점 해결중심 실천모임’ 

 

 

“업무의 한 부분이고, 또 사실 시간도 얼마나 부족해요. 그래서 체크리스트부터 확인하면서 내담자를 대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강점관점이란 내담자를 정말로 존중하고, 그 분이 상담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고, 또 어떻게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마음,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해결중심실천가협회 소속 강사인 유성은 교수(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일선 사회복지관의 상담 사례를 두고 벌써 30분 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날 사례의 주인공은 정릉종합사회복지관(서울 성북구)의 석지선 사회복지사. 얼마 전 무료 급식 서비스에 지원하기 위해 복지관을 찾았던 어르신과의 상담 내용을 가지고 사례관리자(담당 사회복지사), 수퍼바이저(교수), 그리고 동료 사회복지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는데요. 사회복지 사례관리자들의 스터디 그룹, ‘함성! 성북 강점관점 해결중심 실천(이하 함성성북)’팀의 모임 현장에서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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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7일,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수퍼바이저 유성은 교수와 팀원 11명이 모인 가운데 함성성북 팀의 스터디 모임이 열렸습니다. 서울 성북구 소재 사회복지관의 사례관리 실무자들로 구성된 함성성북 팀은 ‘강점관점 해결중심 사례관리’를 통해 서비스 대상자를 더욱 성공적으로 돕고자 지난해부터 매월 스터디 모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5년 2개 기관(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월곡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로 출발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복지사들도 함께하는 한편, 중부재단의 사회복지실무자 지식공유네트워크 ‘이:룸’의 지원도 더해져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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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실패해도 괜찮아”
1번의 긍정적 경험에 집중하는 강점관점 문제해결

 

 

 

 

 

 

“내담자를 처음 대할 때 선생님은 어떤 방식으로 맞이하세요?”

 

 

 

 

“먼저 인사를 하고, 무슨 일로 오셨는지 여쭈어 봐요. 그리고 사생활을 이야기해야 하니 상담실로 모시고 가는데, 그때는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무리 수혜자라고 해도 제가 상대방의 입장이라면 기분이 불편할 것 같았어요.”

 

 

 

 

 

함성성북 팀에 수퍼바이저로 함께하고 있는 유성은 교수(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유성은 교수의 물음에 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의 최미희 사회복지사가 대답을 이어갑니다. 함성성북 팀의 스터디 모임은 회차 별로 세 명의 사회복지사가 자신이 담당했던 실제 내담자와의 사례를 바탕으로 축어록을 작성, 이를 발표하고 수퍼바이저 및 동료 사회복지사와 의견을 나누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이날도 이렇게 질문과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강점관점 해결중심 사례관리에 대한 서로의 고민과 나름의 해답을 공유해나가는 모습입니다.

 

 

 

 

‘강점관점’, 용어가 쉽진 않은데요. 이것은 사회복지 실무에 있어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 강점을 활용해서 그들을 돕겠다는 관점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최미희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습니다.

 

 

 

 

 

최미희 사회복지사(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가 모임에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최 사회복지사는 지난해 함성성북 팀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만약에 일곱 번을 가출한 아이가 있어요. 보통 문제 중심이라 하면, ‘너 왜 일곱 번 가출했어?’에 집중하는데요. 강점관점 해결중심에서는 ‘넌 일곱 번 가출했는데 어떻게 8번째 나에게 올수 있었어?’ 라는 관점으로 보며 돌아올 수 있었던 힘, 회복력을 당사자 청소년이 알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업무에 대한 두려움,
“끊임없는 공부로 극복하는 중이죠”

 

 

 

 

 

 

올해로 12년차인 최미희 사회복지사는 지난해 함성성북 팀을 결성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시설에서는 마을사례관리팀의 팀장을 맡을 정도로 경력이 쌓인 그이지만, 클라이언트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한때는 ‘행여나 말을 잘못 해서 클라이언트를 언짢게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내담자를 만나는 시간이 무섭게 느껴졌을 정도였다는데요. ‘조금 더 다르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다보니 자연스레 강점관점의 가치에 빠져들었고, 이렇게 스터디 모임을 주도하기까지 이르렀지요.

 

 

 

 

실무와 병행하면서 외부 수퍼바이저를 초빙하고, 타 기관의 복지사들과 모임을 결성해 운영하는 일이 물론 쉽지만은 않습니다. 중부재단의 이:룸 사업 지원을 받기 전에는 예산상의 어려움도 있었지요. 하지만 최 사회복지사는 “이젠 사회복지 하는 게 두렵지 않다”면서 함성성북 팀이 지속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저희도 속해 있는 분야에선 전문가여야 하니까요. 의사는 기술이 있어요. 의술이 있죠. 저는 우리(사회복지사)가 보여줄 수 있는 전문성은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기술, 즉 경청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내가 무식하면 그들을 무식한 방법으로 밖에 도울 수 없어요. 우리가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죠.”

 

 

 

 

 

석지선 사회복지사(왼쪽, 정릉종합사회복지관)와 김하나 사회복지사(오른쪽, 월곡종합사회복지관)

 

 

이들의 모임은 특히 사례관리 업무를 이제 막 시작한 새내기 사회복지사들에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이날 사례발표를 한 석지선 사회복지사는 소속 기관의 사례관리팀에서 일한지 만 1년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클라이언트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임을 깨닫게 된 시각의 전환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면서, “한 달에 한 번 갖는 스터디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학습하면서 실무에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월곡종합사회복지관에 입사한 김하나 사회복지사는 함성성북 팀의 모임에 이번이 두 번째 참여라고 합니다. 그는 “사회복지사로 첫 발을 떼면서부터 스터디에 함께할 수 있게 돼 굉장히 행운”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학교에서도 강점관점 해결중심 사례관리를 배워요. 그게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기선 실제 사례에 접목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확실히 학문적으로 대할 때와는 다른 것 같아요. 대상자분들이 자신의 강점으로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고, 실제로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하나 사회복지사(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김경연 사회복지사(정릉종합사회복지관), 신미혜‧김혜지 사회복지사(월곡종합사회복지관)

 

 

 

 

“지역을 대표하는 사례관리자 네트워크로 성장할래요”

 

 

 

 

 

 

함성성북 팀원들은 사회복지관의 사례관리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례관리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만나는 이들로, 병원에 비유하면 응급실 의사와도 같은 역할인데요. 알콜‧약물 중독 등 질환을 가진 사람들부터 한부모 가정, 유가족 등 마음의 상처가 깊은 이들과 함께하다보니 사회복지사로서의 소진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기도 하지요. 스터디 모임에서 얻는 조언과 동료의식,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자신감은 소진을 예방하고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당사자를 세우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바닥에 깔려버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 모임 안에서 힘을 얻어가곤 해요. 저 역시 우리 모두 소진되지 않고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김정숙 사회복지사)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의 김정숙 사회복지사

 

 

더 나은 사회복지사가 되고자 뭉친 11명의 사회복지사. 품고 있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업무 안팎으로 큰 힘이 되어주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들은, 그리고 함성성북 팀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강점관점 해결이란 게, 당사자가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잖아요. 저는 이 모임을 통해 대상자들과 함께하면서 그 과정을 잘 지켜봐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유하나 사회복지사)

 

 

"내년에도, 내후년 에도 계속해서 함성성북이 이어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속되려면 지원이 절실한데, 이:룸 지원이 종료된다면 기관 차원의 지원도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그러려면 스터디의 효과성도 증명하고 더 널리 알려야 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함께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학술지에도 게재하고 싶어요. 이렇게 모임이 지속되고 발전하면서 앞으로 구내 모든 복지관의 사례관리자들이 함께하는, 지역단위의 대표적인 사회복지사 네트워크 모임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최미희 사회복지사)

 

 

 

 

 

함성성북 팀에 참여하고 있는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미혜‧김혜지 사회복지사(월곡종합사회복지관), 석지선 사회복지사(정릉종합사회복지관), 유하나‧고우리 사회복지사(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박현주 사회복지사(정릉종합사회복지관), 김경연‧김정숙 사회복지사(정릉종합사회복지관), 최미희 사회복지사(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수퍼바이저 유성은 교수, 김하나 사회복지사(월곡종합사회복지관), 최은규 사회복지사(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

필자소개
최현빈

파란 하늘과 양지바른 골목을 좋아하는 더퍼스트 ‘에디터 ROB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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