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날들이 있다. 바람이 쌀쌀해지면 그렇고, 추워진 날씨를 버텨보겠다고 술을 한 잔 기울이고나면 더더욱이 그렇다. 목이 말라서 잠이 깨기도 하고, 냉장고를 열어 물을 통째로 들이키기도 해보지만 마른 목이 축여지진 않는다. 온 몸이 바짝 말라가지고는 보푸라기가 되어 해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되면 나와 비슷한 처지로 바짝 말라 있는 북어를 찾는다. 북어를 쪽쪽 찢어 물에 불리면 금새 스펀지처럼 물을 먹고, 그 북어를 볶아다가 국을 끓이면 그제사 갈증이 풀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즈음 되면 간만에 만나 같이 술을 축였던 친척형과 처음으로 나누었던 말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면서 건조한 자판 아래로 괜히 무엇이든 촉촉한 것이 흐르는 느낌이 든다. 분명히 어려서는 서로의 집을 오가면서 그렇게 친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찾지를 못하게 된지도 한참이 되었더랬다. 역시, 언제나 무엇이 되었든 한 번 쯤은 바짝 말라야 다시 젖어들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 혼자 먹기 : 북어
북어는 그냥 건조한 것이고, 황태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건조시킨 것으로 식감에 약간 차이가 있다.북어는 생선을 통으로 말린 것이므로 뼈가 들어있다. 손질이 필요하다.
잘 마른 북어나 황태는 살이 보푸라기처럼 떨어진다. 보푸라기를 내어 양념하여 먹어도 좋다.
| 북어 레시피 : 북엇국
재료
북어 한 마리
마늘 4알
대파 반 줄기
참기름 한 큰술 반
국간장 한 큰술
레시피
1. 북어는 한 입 크기로 손질하여 물에 5분 불린다.
2. 불린 북어를 꼭 짠 뒤, 다진 마늘과 함께 참기름에 볶는다.
3. 적당히 볶아지면 물을 500ml 넣고 끓인다.
4. 국이 끓어오르면 뼈와 머리를 넣고 10분 정도 끓여준다.
5. 국간장을 한 큰 술 넣어주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TIP 간장만으로 간을 보면 달아지거나 간장의 풍미가 과할 수 있다.
6. 머리와 뼈를 건지고 다진 대파를 넣고, 달걀을 풀어 넣는다.
/사진: 이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