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르르’ 마음Check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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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사르르’ 마음Check 전시회
‘마음이 사르르’ 마음Check 전시회
2016.12.15 17:54 by 김석준

올해는 유난히 ‘컬러링북’이 유행이었다. 서점들은 컬러링북을 모아놓은 코너를 마련하고, 힐링이라는 이름을 붙여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그런 현상을 보며 혹자는 “어른이 애들처럼 색칠놀이나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지만, 그 이유는 직접 해보면 알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를 따라하는 게 아니라, 우린 여전히 동심을 가진 어른이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복합문화공간 언더스탠드에비뉴(서울 성동구) 아트스탠드에서 <마음Check, 그림책 전시>(이하 마음Check 전시)가 열린다. 언더스탠드에비뉴의 문화예술공간 아트스탠드는 예술의 문턱을 낮춰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이다. 전시회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사진전,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마음Check 전시>는 노란상상, 봄봄, 사계절, 여유당 등 4개 출판사가 참여하는 그림책 전시회로 200여권의 그림책을 읽어볼 수 있고, 이 중 9권은 전시된 일러스트로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을 감상 중인 커플.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오는 성인들도 많다.

상처 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감동이다.”, “아이들만 보는 건 줄 알았는데… 빠져든다.”, “큰 울림을 준다.”

그림책 전시회를 경험한 어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마음Check 전시’는 지난 11월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됐는데, ‘그림책은 아이의 전유물’이란 편견을 깨며 큰 호응을 얻었다.

흔히 그림책이라고 하면 어린이용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전시장을 찾았던 관객들 중에는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온 어른들도 많았다. 글자가 아닌 그림만이 줄 수 있는 ‘마음의 위로’ 덕분이다.

분수 아래에서 고래가 튀어나오는 이야기를 담은 「파란 분수」, 날지 못하는 노란 새가 전 세계를 여행하는 「노란 새」 등의 이야기는 먹고살기 위해 계산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잊었던 동심을 돌려준다. 심기현(22·수원 권선구)씨는 “사회에 나와서 부딪히는 것이 많은데, 그런 내용이 담겨있어서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겐 물론 인기 만점이다. 덕분에 가족 단위로 전시회를 찾은 방문객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온 아버지, 유모차를 끌고 온 어머니, 서울숲에 산책나왔다가 들렸다는 가족 방문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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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온 관객들을 위해 전시 공간 중심에는 안락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곳을 마련해놓았다. 노란색의 따뜻한 조명 아래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쉼을 주고 싶었다”는 주최 측의 설명처럼, 전시장 내부는 쉼에 충실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주말에는 좀 더 특별할 거예요

책 전시회하면 ‘너무 지루하거나,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닐까?’하는 우려가 든다. 하지만 <마음Check 전시>는 방문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기를 더한다. 오는 21일 열리는 두 번째 전시회도 마찬가지. 단순히 전시만 보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의 마음을 체크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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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은 크게 아이 대상과 어른 대상으로 나뉘어져있다. 먼저, 24일에는 「감기 걸린 물고기」 박정섭 작가가 ‘향기 나는 나만의 물고기 만들기’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림책에 등장하는 귀여운 물고기 모양의 석고 방향제를 꾸며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 25일에는 「파란분수」 최경식 작가가 ‘따로 또 그림 그리기’를 통해 다음 장면을 상상하고 이야기를 완성하며 색칠하는 시간을 갖는다.

23일과 29일에는 올 한해를 버틴 어른을 위로하는 콘서트가 마련되어있다. 음악과 토크가 함께 하는 <마음Check 콘서트>다. 먼저,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에는 가수 하림과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무대를 꾸민다. 평소 폭넓은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해온 뮤지션 하림과 지난해 동요를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앨범 ‘NUNAYA(누나야)’를 발표하며 동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 준 피아니스트 박종화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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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마음Check 콘서트>는 청춘들에게 바치는 콘서트다. 문학평론가 허희, 작가 조승연,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이 참여한다. 방송과 팟캐스트를 넘나들며 책에 대한 깊은 접근을 보여주는 문학평론가 허희와 해박한 지식으로 많은 청춘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작가 조승연은 이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여기에 '지망생' '꿈의 가로수길' 등 진심이 담긴 노래로 소통하는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음악이 더해져 겨울밤의 운치를 더할 예정이다.

/사진: 김석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