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의 기다림, 나이키 ‘Goodbye someday’
108년의 기다림, 나이키 ‘Goodbye someday’
2017.01.16 17:09 by 쉬운 남자

2016년, 전 세계 스포츠팬의 가장 큰 이슈는 메이저리그 야구팀 시카고 컵스의 우승이었습니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심지어 야구팬이 아닐지라도 말이죠.

108년간 뜸 들였던 세레모니 (사진:ppkpk.tistory.com/107)

‘매년 나오는 우승팀일텐데 뭐가 그리 대수냐’ 싶겠지만, 올해 시카고 컵스의 우승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죠. 바로 108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시카고 컵스가 오랜 염원을 풀어낸 우승이었기 때문입니다. 108년 전에 대한민국이 순종 2년(1908년)이였던걸 감안하면 엄청난 시간이자 기다림이었음을 알 수 있죠.

 

 

‘goodbye someday’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는 108년의 기다림을 뛰어넘은 시카고 컵스의 우승에 헌정하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영상에서는 시카고 컵스의 유니폼을 입은 한 아이가 빈 경기장에서 홀로 야구를 하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홀로 셀프 중계까지 해가며 몰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야로 크게 공을 쳐 내고 홈런 세러머니를 하는 아이의 귀여운 모습과 함께 ‘Goodbye someday’라는 메시지를 전하죠.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팬들에게 말입니다.

(사진:EZRA SHAW/GETTY IMAGES)

간단히 상황 설명을 했으니, 극적인 요소를 살짝 더해볼까요?

2016년 시카고 컵스는 ‘설마 올해도, 올해도’라는 불안감으로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도 71년 만이었죠. 하지만 결승전 역시 시카고 컵스에게는 가시밭길이었습니다. 4승을 먼저 거둬야 우승을 하는 결승전에서 세 번을 먼저 지며(1승 3패), 벼랑 끝까지 몰립니다. 하지만 벼랑 끝에서 극적으로 2연승, 마지막 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되죠.

그리고 펼쳐진 대망의 마지막 게임. 8회에 3점 차로 시카고 컵스가 앞선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시속 170km)을 던지는 남자 아롤디스 채프먼이 올라오며 해피엔딩으로 마침표를 찍나 했죠… 하지만 믿었던 채프먼이 동점 홈런을 맞으며 또다시 시카고 컵스 팬들의 가슴을 무너지게 만듭니다. 이 역시 대단히 드라마틱한 상황이죠.

결국 이 피를 말리는 승부는 연장 10회까지 간 끝에 끝이 납니다. 한 세기 넘는 시간을 기다렸던 시카고 컵스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거죠.

(사진:Jamie Squire/GettyImages)

미국 전역에서, 특히 환호와 함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 나이키가 준비한 큰 그림이 펼쳐집니다.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 시카고 컵스의 팬들의 등 뒤로 야구 중계가 끝난 TV를 통해 올드팝 하나가 들려옵니다.

‘it's been a long long time….’(꽤 오래되었잖아…)

음악이 나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영상을 보면 고함 소리도 네온사인도 없는 한 경기장에 꼬마 아이가 홀로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열광에 휩싸인 도시와 상반되는 분위기의 영상을 보고 있는 팬들에게 아이의 한 대사가 들립니다.

‘we get this, we get this.’(우린 할 수 있어, 우린 할 수 있어.)

그리고 배트에 공이 맞는 소리와 함께 시카고 컵스의 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목소리가 나옵니다. 시카고 컵스의 전설적인 캐스터 해리 캐리의 목소리죠. 그 목소리는 화면을 넘어 팬들에게 울려 퍼집니다.

해리 캐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추억에 잠긴 컵스의 팬들에게 나이키는 팬들을 대신하여 수십 년 간 시카고 컵스 팬들이 자조 섞인 목소리로 서로에게 말했던 ‘someday’에 작별 인사를 보냅니다. 기다림에 깊게 젖은 시카고 팬들, 특히 100여 년의 시간 동안 할아버지, 아버지와 같이 우승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퍼지게 만듭니다.

공감은 광고에서나, 우리 삶에서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너무 중요한 부분이라서일까요. 우리가 원한다고 쉽게 해내기도 어렵죠. 그러한 공감에 있어 나이키는 중요한 교훈을 하나를 던져줍니다.

‘공감의 다른 말은 추억이다’

‘someday’는 시카고 컵스 팬들에겐 애환의 언어였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감정을 담고 있었죠. 나이키는 열광에 빠진 도시에게, 시카고 팬들조차 순간 잊었던 이 추억의 단어를 들려주며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최고의 광고는 어떤 광고일까요? 정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나이키처럼 카피조차 소비자와의 추억으로 만들 수 있는 광고라면 답안지에 써볼 만한 멋진 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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