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취미는, 월간클럽
너의 취미는, 월간클럽
2017.02.02 16:12 by ComeUp 컴업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우선 그걸 경험해보고 펼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하는데, 전공자가 아니거나 지금까지 해왔다는 기록이 없으면 아무도 안 써주잖아요. 월간클럽은 ‘해보지 않았어도, 실패해도 괜찮으니까 당신의 적성인지 아닌지부터 체험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그런 콘셉트로 생각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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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일, 나의 진짜 적성은 뭘까?'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인 동시에 어쩌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진짜 나를 찾기 위한 삶보다 살아가기 위한 삶, 살아내야만 하는 삶에 익숙해진 오늘, 이런 질문을 던지는 누군가가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월간C.L.U.B(이하 월간클럽)은 질문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내 적성을,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DJ, VJ, 바텐더, 파티기획 등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한 다양한 도전들이 모여 만드는 소셜파티크루 월간클럽! 월간클럽의 기획자 김박영을 만났다.

Q. 반갑습니다. 월간클럽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월간클럽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김박영입니다. 월간클럽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적성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그것을 파티로 풀어내고 있는 소셜파티크루예요.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연다기보다는 ‘나의 진짜 적성을 찾기 위한 것’에서 시작했어요. 각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해보고, 그 결과물들을 엮어서 파티로 만드는 거죠.

Q. ‘적성을 찾기 위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준다면요?

저는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어요. 원래는 지금의 직장에 들어가는 게 꿈이었는데 이게 현실이 되고 나니까 목표를 잃어버린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는 꿈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 꿈을 좇으며 살았던 사람인데, 다음 목표가 사라지니까 꿈 자체가 사라진 것 같았어요. 그 시점에 문득 그때까지 저에게는 뚜렷하게 좋아하는 뭔가가 없었다는 걸 알았어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내가 좋아하는 취미 하나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후로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안 하던 짓들을 많이 해봤죠. 그중에 DJ가 있었고요. 취미로 시작하긴 했지만, 저는 진짜 되게 진지했거든요. (웃음) 그런데 저를 DJ로 써주는 데가 없잖아요. 써주더라도 ‘디제잉할 수 있게 해줬더니 직장인 취미 생활하면서 돈까지 받으려는 거냐’는 말을 하기도 하고요. 더 진지하게 나아가보려 해도 아예 불가능한 거죠. 생계유지도 물론 될 수 없고요. 그때 저 같은 사람들이 적성을 찾고, 찾은 적성을 실제로 경험해보고, 그 경험을 기록해나갈 수 있는 판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DJ, VJ, 바텐더 등 다양한 분야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하고 싶었던 일도 하고, 현업에서 부딪히는 어려움도 느껴보고, 협업해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판이요. 월간클럽은 2014년 말쯤 구상해서 2015년 3월에 본격 시작했어요. 기수제로 돌아가고 있는데 현재 6기까지 운영됐네요.

 

저는 꿈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 꿈을 좇으며 살았던 사람인데, 다음 목표가 사라지니까 꿈 자체가 사라진 것 같더라고요. 문득, 저에게는 뚜렷하게 좋아하는 '뭔가'가 없었다는 걸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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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티 자체보다는 파티라는 매개체를 통한 진짜 적성 찾기가 포인트네요?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우선 그걸 경험해보고 펼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하는데 전공자가 아니고 지금까지 해왔다는 기록이 없으면 아무도 안 써주잖아요. 월간클럽은 ‘해보지 않았어도, 실패해도 괜찮으니까 당신의 적성이니 아닌지부터 체험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그런 콘셉트로 생각한 거예요.

Q.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협업해서 만드는 파티인 만큼 사람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나중에야 규모가 커지면서 네트워크도 생기고 입소문도 났겠지만, 1기 멤버는 어떻게 만났나요?

월간클럽이 시작된 공간이 오픈컬리지(각자 하고 싶은 일을 교육 과정으로 만들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인프라를 제공해주는 플랫폼)라는 곳이에요. 언젠가 한 번 갔다가 회사 다니는 동안 잊고 지냈는데, 회사에서 꽉 막힌 느낌이 들었을 때 생각나서 다시 찾아갔어요. 거긴 새로운 걸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오거든요. 그리고 누구나 교육도 열 수 있어요. 저도 그곳에서 ‘파티 플래닝을 통한 나의 적성 찾기!’라는 소제목의 월간클럽 1기 클래스를 열었어요. 파티라는 걸 해본 적 없는 사람도 많으니까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처음에는 취지 전달이 잘 안됐어요. 적성을 찾기 위한 도전이 포인트였는데, 클럽이라는 단어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보니 파티만 생각하고 오신 분들이 많은 거예요. 놀고 싶고 재미있자고 왔는데 해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 그래서 1기 때는 제가 좀 힘들었어요. (웃음)

 

월간클럽은 ‘해보지 않았어도, 실패해도 괜찮으니까 당신의 적성이니 아닌지부터 체험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그런 콘셉트로 생각한 거예요.

실습 중인 4기 DJ팀
실습 중인 5기 VJ팀

Q. 현재는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나요?

기존 멤버가 주변 친구를 데려오는 경우도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계속 오픈컬리지를 활용하고 있어요. 회의를 하고 행사를 준비하려면 공간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잖아요. 하지만 외부에서는 마땅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어요. 오픈컬리지에는 플랫폼도, 인프라도 있으니까요.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지원 방법에 대한 문의가 오기도 하는데, 문제는 오픈컬리지가 유료 회원제라는 거예요. 물론 인프라로 사용하기에 굉장히 저렴한 값이지만, 그분들에게 가입하라고 하기가 좀 애매하죠.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려면 바깥으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계속 새로운 인프라를 찾고 있어요. 외부로 나가서 인지도도 더 쌓고 운영 체계도 더 잡으려 해요.

Q. 팀도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던데 모두 원래 직업이랑 무관한 분들인가요?

원래 직업과 상관없는 멤버가 대다수에요. 보통 각 팀마다 본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이상, 나머지는 그것을 처음 해보고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Q. 파티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그동안 진행한 파티 몇 가지 소개해주세요.

처음 시작할 때는 기획 목표가 분명했어요. 이름은 ‘월간’이지만, 사실 매달 하기엔 무리가 있잖아요. 2달의 준비기간을 두고 3달 간격으로 하면 1년에 4번의 파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015년에는 4번의 파티가 각각 시즌별 테마를 가지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어쿠스틱 공연이 함께하는 파티였어요. 처음부터 클럽을 좋아하는 사람만 오는 게 아니니까요. 클럽에 대한 부담을 없애기 위해 어쿠스틱 미니 콘서트도 넣고 개그맨 mc도 섭외해 콘텐츠가 있는 클럽 파티로 만든 거죠. 2기 때는 ‘이번에는 본격 클러빙 파티를 해보자!’해서 완전 클럽 파티를 했고, (웃음) 3기는 할로윈 파티, 4기는 연말 카운트다운 파티였어요.

2기 파티 칵테일팀 & 기획팀

2016년에는 다른 브랜드와 협업한 경우가 많아요. 주류 브랜드 아그와와 함께 야광 콘셉트의 클럽 파티를 진행했고, 아웃도어 전문 사이트 아웃도어크루와는 ‘Festival in festival’이라는 콘셉트로 레인보우 아일랜드 뮤직&캠핑 페스티벌에서 아웃도어 파티를 열었어요. 또, 시흥시 유기견 보호 센터의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매개로 한 루프탑 네트워킹 파티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주어진 환경에서 멤버들이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최대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해요. 그래서 조금 부족하고 아마추어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점차 퀄리티를 높여 나가야죠.

Q. 월간클럽 파티만의 특별한 점, 자랑거리는 뭘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거! 음악, 영상뿐 아니라 공간 세팅까지 저희가 다 해요. 심지어 두 달 동안 칵테일 수업을 듣고 칵테일까지 직접 만들거든요. 리큐어 수량 산정해서 단가표도 만들고, 인원에 맞춰 칵테일 제조 준비도 하고 테이블도 준비하죠. DJ 같은 경우는 처음 도전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음악이나 일렉트로닉 문화를 잘 아시는 분들 위주로 공연을 해요. 대신 전문 장비가 아니라 트랙터라는 가정용 장비를 써요. 가정용 장비는 조금 배우면 쉽게 할 순 있는데 퀄리티가 좋지는 못하죠. 하지만 두 달 정도 배우고 준비해서 공연을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아요. 전문 VJ한테 영상도 배워서 VJ도 하고요. 신촌 MAAD라는 베뉴에서 파티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는 원래 VJ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거든요. 그래서 천장에 큰 영상을 쏠 수 있도록 큰 천과 프로젝트 빔을 장착해서 저희가 직접 만들었어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다해요.

Q. 파티 진행 과정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이 파티 수익금을 기부하는 거였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월간클럽의 약자가 C-Challenge 도전, L-Love 사랑, U-United 단결된, B-Brotherhood 인류애에요. 여기서 기부는 마지막 B, 인류애에 관한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이게 보람과 연결되어야 하잖아요. 내가 하는 일이 다른 곳,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그런 것이 계속 순환될 수 있는 거요. 그런데 사실 저희 파티는 맨날 손해가 나요. 저희 수익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아서. (웃음) 기본적으로는 수익이 나면 멤버들이 먼저 나눠요. 모두가 동일한 돈을 투자해서 함께 열심히 일하고 얻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에 1순위는 투자한 돈을 멤버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거죠. 그 다음 남은 수익을 반씩 나누어 n분의 1씩 멤버들이 가지고 반은 기부! 단순히 돈을 떠나서 열심히 한 것에 대한 결과물을 받아야 계속해서 더 나아갈 마음이 생기는 거니까요. 그래서 기부하는 금액도 적긴 한데 계속하고는 있어요. 기부 대상도 어려운 환경에서 무언가에 도전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요.

 

사람들이 흔히 '파티'하면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가는 특수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누구에게나 열려있잖아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캐쥬얼한 문화가 되었으면 해요.

3기 할로윈 파티

Q. 기부했던 곳도 몇 군데 소개해준다면요?

‘같이 걸을까’라는 사회적 기업이 있어요. 지적 장애인분들이 미술활동을 하면 그 결과물을 리디자인(redesign)해서 제품으로 만드는 곳이에요. 판매 수익이 지적 장애인분들에게 돌아가서, 이분들이 디자이너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죠. ‘같이 걸을까’와 네 번을 함께 했어요. 또, ‘피플액트랩(Pepople Act Lab)’이라는 단체에서 네팔 지진 피해자 아동을 위해 미술 심리 치료를 하는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거기에 미술 용품도 지원했어요.

Q. 적성 찾기부터 재미, 기부까지! 파티를 매개로 정말 다양한 결과물을 얻는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파티라는 단어를 어색하게, 멀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인데요, 월간클럽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해요.

그렇죠. 사람들이 흔히 파티,하면 강남 클럽을 떠올리거나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가는 특수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고 또, 누구에게나 열려있잖아요. 파티라는 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캐쥬얼한 문화가 되었으면 해요. 저희가 진행했던 것 중에는 저희 어머님이 오신 파티도 있었어요. 사람들은 ‘대체 저 여사님은 누구지’ 했겠죠. (웃음) 음악이 강렬해서인지 아니면 새벽녘이라는 시간 때문이지 파티라는 단어가 약간 질척거리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 것 같은데, 최대한 그런 느낌을 빼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이벤트를 만드는 사람들  축제, 파티, 공연… 우리의 일상에 활력을 더해주는 즐거운 이벤트들. 이런 이벤트는 누가 만드는지, 왜 만드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담고자 하는지, 궁금했던 적 없었나요? 파티팀, 공연기획사, DJ, 뮤지션, 문화공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벤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컴업 파트너들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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