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봄바람, 대학생 봉사현장을 가다
불어라 봄바람, 대학생 봉사현장을 가다
불어라 봄바람, 대학생 봉사현장을 가다
2017.04.03 14:26 by 최현빈

“저희가 만드는 것들이 쓰일 일이 없으면 제일 좋겠어요.”

봉사자 최재용(25‧강원대)씨의 말입니다. 어느 토요일 아침, 대학생들이 모여 무언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말부터 작업에 열중인 학생들. 무엇을 만들고 있기에 재용씨는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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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재해구호물류센터에는 56명의 대학생 봉사자들이 모였습니다. 모두 ‘재해구호물품세트’의 해체와 포장 작업을 위해 찾아온 학생들입니다. 재해구호물품세트는 폭우, 태풍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에게 긴급하게 지급하는 물품입니다.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이재민들이 잠시나마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모포, 매트, 칫솔 등 생활에 필수적인 물건들이 들어있습니다. 희망브리지는 재해구호법상의 구호단체로서, 이러한 구호물품을 제작‧비축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지요.

작업에 들어가기 전 재해구호물품세트에 대한 안내를 받는 봉사자들.

“우선 오래된 물건 먼저 해체하고, 그다음 포장 들어갑시다!”

수많은 상자들이 봉사자 앞에 놓입니다. 이들의 첫 과제는 오래된 세트 해체. 2017년 기준에 따라, 품목에서 빠지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물품들은 빼는 작업입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에게 꼭 필요하고 더 좋은 물건을 주기 위함이지요. 물품들은 각 지자체의 수요를 파악해 희망브리지에서 구매한 ‘새’ 물건들입니다.

전체적인 삶의 수준이 높아지고, 현장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구호물품의 구성은 계속해 바뀌었습니다. 2003년, 전국의 지역자치단체는 재해구호법 시행규칙에 따라 구호물품세트를 보관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물품은 체육복과 속옷 한 벌, 이불과 모포, 칫솔, 화장지 등의 물건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소박한 느낌이지요.

지난해에도 구성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에 포함되던 손전등, 메모지, 볼펜 대신 매트, 슬리퍼, 수면안대, 귀마개가 새롭게 추가되고 속옷과 양말의 수가 늘었습니다. ‘응급’ 물자인 만큼 불필요한 물건들은 빠지고, 생활에 더욱 필요한 물건들로 바뀐 것입니다.

2003년(좌)과 2016년(우)에 제작된 재해구호물품세트.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날은 조금 특별한 봉사자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희망브리지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김지원 아나운서. 김 아나운서는 작업 시간 내내,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봉사자들과 함께 컨베이어벨트의 한 자리를 지켰습니다.

잠깐의 휴식 시간, 김지원 아나운서의 이야기

희망브리지 홍보대사, 김지원 아나운서의 모습

작업에 정말 열중이어서 말도 걸지 못했어요.

김지원 아나운서(이하 김): 그저 버티고 있을 뿐인데요?(웃음) 대학생 봉사자들의 체력이 워낙 좋아서 따라가기 바빠요.

원래 이렇게 봉사에도 직접 참여하나요

김: 처음에 홍보대사를 맡은 것도, 희망브리지에서 하는 활동에 공감했기 때문이었어요. 봉사도 직접 몸으로 참여할 생각이었죠.

작업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줄래요?

김: 오래된 구호품은 해체하고, 새 구호품은 포장하는 작업이에요. 해체하는 물품들을 보니 사용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앞섰어요.

구호물품에 대해선 완전히 꿰었겠네요.

김: 사람의 기본적인 생활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죠. 속옷, 양말, 모포… 정말 단순한 물건들이더라고요. 직접 본 건 처음이었어요.

오늘의 소감을 간단하게 말해줄래요?

김: 매년 태풍 등의 재해 피해자가 발생하는데, 그 사람들을 위해 돕는 현장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직접 이렇게 참여하고, 또 지켜보니 정말 안심이 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휴식 시간이 어느덧 끝났네요.

김: 예상 작업 종료시각이 6시래요. 5시 55분까지는 버틸 수 있겠죠?

봉사자들의 작업으로 이날 하루 동안 약 7천 개의 구호물품이 새롭게 포장되었습니다. 희망브리지는 올봄 유통기한이 지난 총 2만 개의 물품들을 해체하고, 새롭게 대체할 예정입니다. 반복적인 작업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봉사자들은 언제나 즐거운 모습이었는데요. 틈틈이 서로 장난을 치고, 오후엔 노래를 부르며 지친 몸을 일으켜세웠습니다.

고된 작업에도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포장이 완료된 물품들은 희망브리지의 재해구호물류센터(파주·함양 2개소)와 국민안전처에서 산정한 비축 기준에 따라 전국의 지자체 보관창고로 옮겨지게 됩니다. 재해에 대비해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준비한 재해구호물품세트. 불의의 재난재해로 상심에 빠진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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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oseph

필자소개
최현빈

파란 하늘과 양지바른 골목을 좋아하는 더퍼스트 ‘에디터 ROB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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