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식품회사 제품의 이물질, 대장균 오염이 이슈입니다. 특별히 이번 제품들은 아이들이 많이 먹는 과자, 씨리얼류라서 가장 좋은것을 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그 제품 고유의 기능을 충실히 해야 하며, 제품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특히나 식품회사의 제품은 직접 먹는 제품인 만큼 더더욱 생산, 유통에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품질 관리가 그리 허술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이름을 듣고 알만한 기업은 제품 생산, 유통에 있어 안전성을 담보하는 HACCP과 같은 인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피치 못하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위생 사고가 발생합니다. 수준 높은 품질 관리와 안정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생산라인의 실수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한 사고 발생은 비단 식품업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대기업의 생산 제품들에서도 유사하리라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대비를 충분히 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기업, 경영자가 평소 어떤 태도로 기업 운영을 했느냐에 따라 사고의 처리 방식이 달라집니다. 충분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사고에 대해 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피해 처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그것이 오히려 기업의 신뢰를 쌓아 줄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특히나 소비자에게 비난을 받는 것은, 위생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회사 매출과 이익을 포기하지 못해서 고의로 사건을 은폐시키려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제품 만드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일텐데요.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CSR 사례 중 하나인 존슨앤존슨사의 타이레놀 사례가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을 잘 보여줍니다.
|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타이레놀은 가장 유명한 두통약 중 하나입니다. 1982년 누군가 의도적으로 타이레놀에 독성물질을 넣어 그 타이레놀을 먹은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수사 결과 누군가가 소매 단계에서 고의로 약품을 오염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져지고, 독극물 주입이 시카고에서 이루어졌다는 것 또한 드러났습니다.
존슨앤존슨은 생산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발견되었다는 누명을 벗었음에도 타이레놀 전 제품을 모두 회수하는 강력한 안전조치를 취합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소모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슨앤존슨은 안전성을 위해 과감히 유명브랜드를 몇 년간 접은것입니다. 몇 년 후 다시 타이레놀은 보강된 안전성과 함께 출시되었고,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다시 옛 명성을 회복한 강력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 평소 기업 철학의 중요성
다시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돌아와보면, 사건이 커지게 된 원인이 여러가지 있었겠지만, 평소 기업 운영 철학이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매출 향상이 너무 큰 목표로 내세워졌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생산, 매출 실적의 압박을 받다보면,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과감히 생산 목표량 달성을 포기하거나, 판매량을 포기하기 위한 결정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눈 앞에 보이는 실적만 쫓다가 어느순간 사건이 크게 터지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 문화는 실무진이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최고경영자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우리 제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회사 닫을 생각을 하라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계속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실제로 내부에서 제품 이상을 발견하고 보고했을 때, 징계 보다는 안전성 확보 강화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임직원에게 경영자의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런 사례가 누적되어 임직원들이 매출 상승보다 제품 안전성을 더욱 중시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게 될 때, 소비자도 그 노력을 알아줄 것입니다.
|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해, 사회적 책임은 기본이다
21세기의 기업들은 어떻게하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이를 이루는 것은 지속적인 제품 고도화,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중요하겠지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당장의 매출 향상 보다는 사회를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우리 제품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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