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대세는 ‘개인 맞춤’이야.”_ 왓챠 박태훈 대표
“바보야, 대세는 ‘개인 맞춤’이야.”_ 왓챠 박태훈 대표
2017.05.30 12:00 by 김다영

그야말로 콘텐츠 범람의 시대다. 그중에서도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 ‘영화는 넘쳐나는데,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 하다. 내게 꼭 맞는 영화를 추천받고 싶지만 나와는 취향이 다른 주변 사람들도, 홍보로 얼룩진 블로그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걸 일찍이 파악한 사람이 바로 오늘 만나볼 박태훈 ‘왓챠’ 대표다.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맞춤형 서비스를 매 순간 이용하고 있죠. 창업 당시, 개인화가 맞이할 밝은 미래에 확신이 있었습니다.”

박태훈 대표((주)프로그램스)의 말이다. 지난 1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가 주최하고, 더퍼스트미디어가 주관한 ‘스타트업CEO를 만나다’의 4번째 주자로 나선 박 대표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개인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50여 명의 예비 창업가들

박 대표가 사용자 맞춤형 영화 추천 어플리케이션 ‘왓챠’를 론칭한 건 지난 2012년. 왓챠는 사용자가 영화 별점을 주면 잠재 선호도를 예측해 작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평가 패턴을 분석해 사용자가 최소시간,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시스템 정확도는 유저들의 콘텐츠 평가가 많아질수록 높아진다. 이때 신뢰도가 떨어지는 저품질 데이터를 걸러내는 게 관건인데, 그 부분에서 왓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별점을 매기는 것도 간편하고 중독성 있게 설계했다. 누적 평가 건수가 벌써 3억 건을 넘어선 이유다.

네이버, CJ E&M 등 거대 기업들도 왓챠의 시스템을 따라 유사 서비스를 출시했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이는 머신러닝에 특화된 왓챠 R&D팀이 쌓은 기술적 진입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검색 엔진이 되는 것이었죠. 우리는 개인을 가장 잘 아는, 세계 최고의 ‘개인화’ 엔진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박태훈 대표)

왓챠 박태훈 대표

기술적 측면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만큼, 전문성 있는 R&D 엔지니어와 개발자를 영입하는 게 최우선 과제. 박 대표는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목적과 이유를 이해하는 인재를 발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 그는 이어 “개발자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기획자보다 기획을 잘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업계 특성상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도 있었다. 새로운 버전인 ‘왓챠 3.0’을 오랜 준비 끝에 시장에 내놓았지만, 기대와 달리 사용자 반응이 냉담했던 것.

“안 좋을 때가 진짜 시험대죠. 팀원들은 내부에서 문제를 찾으려 서로의 탓을 하게 됩니다. 민감한 시기에 팀워크가 깨지지 않도록 다독이는 것이 중요해요. 20세기에 자본과 규모의 경제가 중요했다면, 현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거든요.”(박태훈 대표)

박 대표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는 참석자들

더 철저한 분석과 섬세한 기술 보완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낸 왓챠는 지난해부터 월정액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왓챠 플레이’도 선보였다. 그동안 어렵사리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잘 구축된 추천 엔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는 도서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며 일본 및 동남아 시장 진출 준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향후 음악이나 공연 등 문화 전반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도 있다.

이날 강연을 경청했던 신원택(25)씨는 “콘텐츠 자체보다는 개인화라는 기술적 측면에 중점을 두는 왓챠의 전략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며 “한 시간이라는 강연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창업 스토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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