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과 경기도 양평을 연결하는 커다란 도로. 오래된 컨테이너 한 채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한가운데 홍선권(가명·67) 할아버지가 물통을 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컨테이너가 바로 홍 할아버지와 이영녀(가명·56) 할머니가 사는 집입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 처음으로 헤어진 부부,
지난해엔 폭죽 사고로 청력까지 잃었습니다.
두 부부가 함께 사는 오래된 컨테이너.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할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건강이 좋지 못해 대전 남동생 집에 내려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엔 난로도, 보일러도 없습니다. 겨울에 의지할 건 전기장판 하나였지요. 할머니는 척추협착증으로 허리에 통증을 갖고 있습니다. 몸이 좋지 않은 할머니를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게 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할아버지는 “내가 여자라면 제 발로 나갔을 것”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표정은 더없이 쓸쓸해 보였습니다.
부부에겐 세 딸이 있지만 이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첫 딸은 지난해 다단계 사기로 파산신청을, 둘째 딸은 대장암 판정을 받아 얼마 전 수술을 받았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도움을 청하기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부모로서 아픈 딸을 도울 수 없는 상황이 너무나도 비참했다”고 했습니다. 막내딸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요. 할아버지는 지난해 폭죽을 맞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때의 사고로 왼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오른쪽도 절반 정도만 제 기능을 합니다. 사고를 낸 당사자에겐 아직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사용할 수 없는 집,
배우자와 함께할 새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홍 할아버지는 “이 집에는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앞서 말한 난방은 물론이고, 물도 전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이 없다는 건, 세탁기와 화장실도 없다는 뜻입니다. 화장실은 직접 만든 임시 화장실을, 빨래는 인근 하천에 내려가 해결했습니다. 올해는 가뭄으로 하천이 말라 그나마 하던 빨래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
할아버지는 이번 여름도 걱정입니다. 집 곳곳엔 곰팡이가 피어있는데요. 제대로 된 건물이 아닌 탓에 비가 내리면 천장과 벽 곳곳에 물이 그대로 새기 때문입니다. 비가 내리면 물이 새고, 더워지면 뜨겁게 달아오르는 집. 할아버지가 의지할 건 빗물을 받을 양동이와 오래된 선풍기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
기프트하우스 시즌3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5년부터 ‘기프트하우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프트하우스는 홍 할아버지 부부와 같은 저소득층 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지원하는 모듈러주택입니다. 2015년엔 충북 음성군의 4가구, 2016년엔 경북 청송, 전북 진안, 경기 포천, 전남 장흥의 6가구에 새 집을 선물해 드렸지요.
지자체로부터 지원할 후보군을 받은 뒤, 실사를 통한 공정한 심사로 수혜자를 선정합니다. 올해는 강원도 홍천군의 재난위기가정 6가구가 새 집을 선물 받을 예정인데요. 모두 할아버지 부부처럼 어려운 주거환경 속에서 지내고 있지만, 자력으로 여건을 개선할 수 없는 이웃들이지요.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된 집은 8평형의 공간에 주방과 화장실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이중으로 설계된 창과 지붕은 견고함과 단열성능을 고루 갖추고 있지요. 할아버지는 할머니도 돌아오고, 이웃도 생긴다는 기대에 “이사만 하면 아내와 이웃들에게 뭐든 맞추며 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사람이 그립단 뜻이겠지요.
8평의 행복, 재난위기가정을 위한 기프트하우스 시즌3는 9월 중 완공될 예정입니다. 좋은 일만 생겼으면 하는 홍 할아버지. 새로운 공간이 어떤 삶을 선물해줄까요. 감동적인 입주식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