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국정감사에서 사회공헌에 대한 주제가 등장했습니다.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 다국적 제약사가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요구 한 것인데요. 김기선 의원의 우리나라에서 매출대비 몇 퍼센트 정도로 사회공헌에 투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이상석 상근부회장이 금감원 기준 다국적 제약사 평균 사회공헌 비율은 매출대비 0.37% 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김기선 의원이 다국적 제약사의 사회공헌을 통상 매출의 1%까지 확대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이상석 상근부회장은 회원사와 의견을 나눠보겠다고 답했습니다.
| 매출대비 사회공헌, 얼마나 하길래?
매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는 기업, 기업재단의 사회공헌 활동과 규모에 대한 조사를 하고, 이를 기업사회공헌 백서로 출판합니다. 거의 유사한 질문을 매년 반복하고 있고, 계속해서 자료가 누적되어 오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사회공헌에 관한 데이터로는 가장 의미 있는 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조사된 국내 기업 평균 2013년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비율은 0.22% 입니다. 다국적 제약사가 매출대비 0.37%라고 하니, 국내 평균보다 많은 비용을 집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말한 매출 대비 1%를 달성하고 있는 기업이 많이 있을까요?
CEO Score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주요 기업 중 2013년 기준 매출액의 1% 이상을 사회공헌 비용(기부금)으로 집행하는 곳은 ‘네이버’ 가 5.02%로 유일합니다. 2012년 역시 네이버만이 1.06%로 유일하게 매출 대비 사회공헌 비용 1%를 초과한 기업입니다. 사회공헌에 관한 인식 조사에서 주로 등장하는 대기업들은 1%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회계적 비용의 크기보다 사회 변화의 크기가 중요
기업사회공헌 비용의 크기는 주로 손익계산서상의 기부금 이라는 계정과목으로 표시되지만, 그렇지 않고 영업외비용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기업 예산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실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보게 되는 자료가 외부 공시와 간극이 있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곤 하지요. 요지는 회계상의 수치만을 보고 그 기업이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고 있는지, 열심히 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쉽지는 않겠지만, 그 기업이 진행한 사회공헌 사업이 얼마나 이 사회에 실질적인 공헌을 했는지, 즉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얼마나 기여 했는 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몇몇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혹은 전문 컨설팅사의 도움을 받아 자사 사회공헌 사업으로 인한 사회 변화의 크기를 측정하고, 사회공헌의 투입 대비 효과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반 기업 경영에서 활용되는 개념인 ROI(Return on Investment)를 활용하여 사회적 활동을 측정하는 S-ROI 나, 일정한 평가지표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 보려는 시도가 진행 되고 있습니다.
이제 외부에서 다른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박수를 보낼 때, 그저 비용의 크기만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조금 더 세밀한 관찰을 통해 진짜 도움이 되는 활동을 했느냐를 바라보고 그에 따른 평가를 하는 형태로 발전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각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내부에서 사업에 대해 평가하고 보고할 때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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