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불과 육즙의 신화
2017. 07. 12 by 이지응

요리나 조리에 관해서 가장 유명한 격언이 있다면 아마도 "고기를 센 불에 지져서 육즙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가두어야 맛있다."는 말일 것이다. 생전 가스 불 앞에 서보지 않은 사람도 고기 구울 일이 꼭 생기는 게 우리나라 문화이다. 그만큼 모두에겐 상식처럼 여겨지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육즙의 신화가 1850년대에 주장되었다가 이미 1930년대에 철저하게 반박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심지어 외식업 전문가라는 사람조차 TV프로그램에서 당당하게 고기는 육즙을 가둬야 맛있다고 떵떵거리는 중이니 더 말할 것이 있을까. 물론 고기의 겉면을 센 불에 지지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에 의해서 고기의 감칠맛이 증대되니 센 불에 조리하는 것은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육즙이 가두어져서 고기가 맛있어진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옛날 사람들은 태양을 보고 절대자와 그의 은총을, 번개를 보고는 뇌신과 그의 권능을 떠올렸다. 하늘의 무수한 별들은 왜 저기에 있을까를 궁리하다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수히 많은 별 하나하나에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화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 얼마 전에 고깃집에서 "고기를 센 불에 익히는 것은 1차대전 때에 상처를 불로 지져서 지혈을 하던 원리를 사용한 것"이라며 고기에 맛을 내는 비법을 자랑처럼 걸어놓은 것을 봤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신화의 세상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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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Special

비스테카 알라 피짜이올라

 (토마토와 오레가노 소스 스테이크)

재료(2인분)

소고기 부채살 400 g

방울 토마토 15알,

마늘 5 알

페퍼론치노 5 알

올리브 15알

케이퍼 1 작은 술

오레가노 1/2 큰 술

피시소스 1/2 작은 술

올리브 오일 두 큰 술

 

레시피

1. 마늘은 편 썰고, 토마토와 올리브는 반으로 잘라 준비한다.

2.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넣고 약불에서 볶아준다.

    TIP   마늘이 지글거리기 시작하면 페퍼론치노를 부수어서 넣어준다.

3. 마늘이 살짝 갈색을 띠면 올리브와 케이퍼, 피시소스를 넣고 중약불에서 볶아준다.

    TIP   원래대로라면 이탈리아의 염장식품인 앤초비를 한 마리 넣는 것이 맞지만, 맛이 유사하고 액상이기 때문에 더 간편하며 깔끔한 피시소스를 사용한 것이다. 피시소스가 없으면 멸치액젓으로 대체 가능하다.

4. 피시소스 특유의 비린내가 날아가면 토마토와 오레가노를 넣고 볶으며 익혀준다. 나무 주걱등으로 토마토를 눌러 으깨어가며 5분 정도 익혀준다. 토마토의 형태가 어느 정도 없어지고, 소스의 맛이 나면 불에서 내려둔다.

5. 고기에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기름을 두르고 센 불에 올려 연기가 나기 직전까지 달구어진 팬에 고기를 올린다.

    TIP   원래 스테이크를 구울 때는 고기의 표면에 소복하게 소금간을 하는 것이 좋지만 이 경우에는 소스에 간이 꽤 되어있는 편이므로 평소보다 간을 약하게 보는 것이 좋다.

    TIP   고기는 최소 1.5cm 정도는 두꺼워야하며, 2cm에서 2.5cm 정도를 권장한다.

6. 센 불에서 30초에 한 번 정도 뒤집어가며 고기를 익힌다. 표면에 보기 좋은 짙은 갈색의 지져진 면이 눈에 띌 정도로 생기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소스를 얹어서 같이 익혀준다.

7. 소스가 약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1-2분 정도 더 익히고 접시에 덜어낸다. 접시에 덜어낸 후, 바로 먹지 말고 5분-7분 정도 후에 고기를 썰어서 먹어야 촉촉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사진: 이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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