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소수민족 탄압 연구소가 있다?
중국엔 소수민족 탄압 연구소가 있다?
중국엔 소수민족 탄압 연구소가 있다?
2017.07.17 10:30 by 제인린(Jane lin)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 중국에 참 잘 어울립니다. 한족을 포함해 56개의 소수민족이 얽혀 사는 중국 대륙에선 심심찮게 폭동이니 소요 사태 소식을 접할 수 있죠.

다양한 민족이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자는 취지로 ‘민족대가정(民族大家庭)’이란 구호까지 내걸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른가 봅니다.

(사진:Moloko88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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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는 티베트 자치구와 중국인민공화국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 (사진:웨이보)

너무도 당연하게, 현재 티베트가 보유하고 있는 군대와 군인의 수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무력으로 티베트를 점령한 1949년 당시는 말할 것도 없고요. 당시 맨손으로 중국 공산당의 무력 침략에 항전했던 80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첫 번째 항전에서 사망했다는 기록을 보면 그 나라의 분위기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티베트 스스로 중국의 무력 지배를 용이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 티베트 청년들 가운데 일부는, 티베트 불교가 가르치는 ‘평화적인 방식으로 자유를 갈구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주장은 티베트를 떠나 인도 각 지역에서 출생하는 아이들이 늘어가는 것과 비례합니다. 실제로 인도 북부와 남부, 멀리는 부탄과 네팔에 이르기까지 티베트인들을 위한 자치구에는 매년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망명하는 티베트인들의 수가 2천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무력 통치와 지배를 피해, 진짜 자신들의 역사와 언어, 문자를 배우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험난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습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망명 정부가 자리한 인도 일부 지역에 닿기 이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50여 명의 한 무리가 티베트에서 출발해 히말라야 산맥을 넘기 시작한다면, 평균 6~7명만 겨우 살아서 인도에 소재한 티베트 자치구에 도착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죠.

이렇게 모인,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된 망명 정부는 최근 들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적인 사항을 운영해왔으나 최근엔 “달라이 라마는 단순히 종교적인 지도자의 역할만 담당해야 하며,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는 망명 정부 내부에 존재하는 분화된 권력이 각각 지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죠.

사실 티베트에선 달라이 라마가 국가의 모든 사항을 아우르는 통치를 담당해왔습니다. 현세의 달라이 라마가 사망할 경우에는 새로 환생한 달라이 라마를 찾는 순환이 반복됐죠.

하지만, 현재 14대 달라이 라마는 민주주의 방식의 정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시대의 목소리에 따라, 지난 2010년 일명 티베트 국민 대표 회의를 창설하고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등의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당시 국민 대표 회의 창설에 대해 “티베트인들이 원치 않는다면 나 역시 흔쾌히 지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라며 “망명 정부가 아닌 진짜 정부를 세우고, 우리의 땅으로 돌아가 모든 티베트인에게 자유가 주어지는 날이 도래한다면 정치 지도자가 아닌, 한 명의 종교적 수행자로 살아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60여 년 동안 망명 정부의 처지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티베트의 독립 의지 역시 중국의 막강한 무력과 대규모 자금 동원 앞에 가로막혀 있죠. “우리도 무력을 사용해 독립 의지를 관철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티베트인은 여전히 달라이 라마가 주장하는 평화적인 방식을 통한 독립을 지지합니다. 전 세계 많은 국가와 시민들 역시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평화주의에 손을 들어주고 있고요.

현재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티베트를 포함한 수백 여 곳에 달하는 소수 민족 연구기관의 존재를 통해, 과거 문화 통치와 무력 통치를 번갈아가며 조선의 완전한 지배를 노렸던 일제강점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중국 내 힘없는 소수민족들의 목소리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건 그 때문이겠지요.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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